윤관명 편집국장

 

빅테이터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기업의 마케팅과 국가 공공정책에 빅테이터가 활용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에 있어 아마존 만큼 적극적이고 성공적인 기업이 없다는 평가다. 

국제적 전자 상업 기업인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고객들의 경험을 활용해 고객의 취향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빅테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분석시스템을 활용해 ‘25세에서 35세 여성 가운데, 전문직종에 근무하면서 3,000달러 이상의 수입을 가진, 임대주택에 사는 고객’이 어떤 상품을 필요로 하는지 예측가능하다고 한다. 심지어 주문하지 않아도 고객의 사용주기를 파악해 필요할 만한 시기에 제품을 문 앞에 가져다 놓는다. 

2002년 개봉된 영화‘마이너리티 리포터’에서는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 범죄자를 예측해 사전에 범죄를 예방한다. 그리고 광고판은 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바로 인식해 그 사람의 이름을 얘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공상이 아닌 현실로 눈 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CCTV는 사람의 표정과 행동을 분석해 이후 행동을 예측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대량의 자료’를 뜻한다. 그러나 데이터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 저장, 처리, 분석관리의 과정을 통해 유의미한 정보를 생산해 내는 것이다. 이것이 빅데이터 플렛폼이다. 아무리 많은 정보를 가졌다 하더라도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이유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말과 행동 그리고 심지어 본인도 인지하지 못하는 의식까지도 분석한다. 인간은 하나의 데이터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후속작 『호모 데우스(Homo Deus)』는 ‘신 같은 인간’이라는 의미다. 스스로 신이 되어버린 호모 데우스의 종교는 바로 무한의 데이터가 무한의 믿음을 가져다 주는 ‘데이터교(Dataism)’라고 불린다. 

세상은 점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내놓는 수많은 정보들에 의존하게 만든다. 친구와 가족의 말보다 스마트폰 검색을 신뢰하는 시대인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이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진리를 향한 믿음을 최고의 가치로 믿는 종교가 빅데이터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것은 종교가 존재하는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종교는 여기에 대답해야 하는할 지점에  왔다. 종교 역시 존폐 위기에 직면해 있으나, 종교는 인간의 존엄을 지켜낼 마지막 대안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있다. 

[2020년 12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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