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류현진 기자] 코로나19 이후 대면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교화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이에 본사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교화방법으로 활발히 뛰고 있는 교무들과 함께 미래 교화방향에 대한 신년특별좌담을 마련했다. 이번 좌담에는 김보명 남양주교당 교무(이하 김), 김신관 중앙교구 교무(이하 신), 우정화 서울교구 교무(이하 우), 최은기 전북교구 교무(이하 최)가 함께했다. 좌담은 서면질의와 줌(Zoom) 미팅을 통해 진행했다.
 

김보명 교무
김보명 교무

비제도권 영성시대,
온라인 매체가 상시훈련
문화 정착에 역할 할 수 있어

코로나19 이후 종교의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는가
김= 제도종교에 대한 이탈이 많아지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더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청소년층 유입이 현격한 감소를 겪고 있고 성직자 지원자도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비제도권 영성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일반인도 전문가 수준에 근접할 기술력과 정보가 무한하게 제공되는 시대이다. 종교영역도 그렇다. 종교전문가들이 직접 나서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일반인 중에서도 수준 높은 진리를 설하고 팬덤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시공간의 제약이 완전히 사라진 시대인데 기존의 사고와 교화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겨울에 반바지를 입고 있는 것과 같다. 지속적인 혁신이 필수인 시대이다.

신= 밖에서 종교를 바라볼 때 종교가 교단의 성장과 발전을 목표로 하는지, 인류의 구원과 대중의 공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내부적으로 교당을 운영해야 하는 현실적인 과제들과 대외적 사회 현상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상황들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됐다.

최= 종교를 통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속출했다. 계속되는 종교행사 강행으로 종교는 세상의 고통보다 자신의 안락을 우선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심어준 것 같다. 내부적으로 코로나19는 기존 대면의 교화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교화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교화방법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앞으로 중요한 점으로 생각된다.

우= 종교는 집단적이고, 공동체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두 큰 축이 해체되고 온라인, 언택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비대면 교화를 부차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어쩔 수 없이 일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직접 만남과 비대면 교화를 계속 병행해 가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변화된 상황 속에서 어떤 방법으로 교화하고 있는가
김=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원불교 마음공부를 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교도들이 교화하고 싶은 대상에게 공유하며, 간접교화의 매개체로 사용하고 있다. 또, 줌을 통해 매일 일기대조 및 문답감정해오방을 진행하고 있다. 매일 상시훈련을 함께 챙기고, 공부하는 것을 나누고,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장을 열고 있다. 이 장을 통해서 우리 교당에 상시훈련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매일 법문편지를 만들어서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 등으로 공유하고 있다. 상시훈련이 문화로 정착돼 이를 통한 삶의 변화가 나와야 진정한 의미의 교화가 있게 된다. 유튜브나 화상프로그램, SNS 같은 매체들이 상시훈련 문화를 정착하는 데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이러한 매체들의 활용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업데이트하고자 한다.

신= 중앙교구는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2부 법회를 보거나 소법당, 식당 등에 영상을 공유하며 법회를 여러 장소에서 분산해서 보는 방법 등을 시도하고 있다. 비대면 활동으로는 영상설교를 직접 제작해 공유하는 교당도 있고,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원음방송 영상법회를 활용하고 있다. 교구차원에서는 교구 인터넷방송국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온라인교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교도들이 직접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재미가 붙으니까 신문 읽어주기, 교무님 인터뷰하기 등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돼 현재 천 개가 넘는 콘텐츠가 올라가 있다. 또 교당에서는 가정방문이나 전화순교 등 다양한 순교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우= 설교영상 배포를 시작으로 지난 5월에 코로나19로 인한 교화환경변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재가출가 교도들에게 실시했다. 유튜브 채널의 필요성을 느껴 서울교구TV를 개설하고 설교 및 기도, 법회, 청소년교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법인절을 맞이해 서울교구 전 교도가 손으로 쓰는 기도 ‘법문사경’을 30일간 함께하며 공부도 되고 언택트 시대에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 것 같다. 호응이 좋아 새해에도 이어갈 계획이다. 청소년의 경우 처음엔 뭐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3월에 7일간의 어린이교리퀴즈대회 영상을 만들어 배포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호응이 좋았다. 막연하게 시작했지만 그 경험으로 어린이·학생·청년 언택트 여름 정기훈련 그리고 하반기에는 어린이 언택트법회를 10주간 운영할 수 있었다. 

최= 전북교구 청교협에서는 소통과 협력, 콘텐츠 개발을 키워드로 줌, 유튜브, 카카오톡 라이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교화를 이어가고 있다. 청년회 지도교무와 청년들이 법당이 아닌 카카오톡 단톡방에 모여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데, 하나의 공부 주제로 약 3주간 공부를 하며 공부내용을 단톡방에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구에서는 교무들을 응원하고 청소년교화 꺼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했다. 교무 대상으로는 청소년교화 인증샷, 보물 이벤트, 법회 재개 이벤트, 여름훈련 계획서 제출 이벤트를, 청소년 대상으로는 코로나19와 마음공부 그림 공모전, 인터넷 법문사경, 교리퀴즈 이벤트, 덕분에 챌린지, 교무님께 편지쓰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했다. 또 법회가 쉬는 동안 청소년들이 집에서도 마음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마음공부 워크북을 제작 배포했다. 
 

김신관 교무
김신관 교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화에 대한 접근 필요해. 
교단에 싱크탱크 있어야

새로운 교화방법을 시도하면서 어려웠던 점과 성과는
신= 제일 어려운 건 지금 하는 것이 잘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무엇이라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만들고 때워가는 수준인데 그러다 보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할 수 있다. 온라인교화 자체가 하나의 영역이고, 대상이 있고 목적이 있다. 개념이 서 있지 않으면 힘들다.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콘텐츠 제공 이후에 거기에 들어온 사람들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것까지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하나씩 맞춰 준비해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성과로는 교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행사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보니 교구 상임위원, 기획위원 및 교화협의회 등을 통해 재가교도들과 운영방향에 대해 더 자주 의견교환을 하게 됐다. 아마 교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거라 생각되고, 이렇게 재가교도들의 의견이 교당 운영에 반영되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된다.

우= 영상 콘텐츠를 찍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 관련 5주간의 소모임 공부를 운영했는데 참가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기초를 다지는 기회가 됐고, 온라인교화, 대중교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적 사고를 할 수 있었다. 또 처음에는 영상촬영에 소극적이던 교무들도 ‘우리 교무님을 영상에서 보고 싶다’는 교도들의 요청으로 시간이 갈수록 영상촬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주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개설을 위해 먼저 원불교 내 다른 채널들, 이웃 종교 채널까지 학습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연구했다. 영상 콘텐츠를 만들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원불교다움이었다. 우리만이 줄 수 있는 진정성과 정체성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최= 어떠한 시스템도, 장비도 갖춰지지 않아 처음 시도해보는 것들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전북교구 청교협 교무들과 지혜를 모아 나름대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 먼저 교구에서 워크시트를 제작해 배포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 법회 시에도 활용할 수 있었고, 법회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에게 순교용으로 간식과 함께 보낼 수도 있었다. 네이버 폼을 활용한 교리퀴즈 이벤트도 청소년들에게 교리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며 각 교당 청소년 단톡방이 활발해지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또 청년회 공부모임을 통해 청년들은 생활 속에서 속 깊은 마음공부를 하며, 교무와의 문답감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됐다. 청교협에서는 카드설교 개발, 성적지 순례 프로그램 개발 등 공부모임을 진행하며 교무들의 역량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 결실로 새로운 교화 방안을 모색해 보는 청소년교화 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비대면으로의 전환이 꼭 교당에서만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공부를 할 수 있는 무시선 무처선이 실현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김= 처음에 자기를 노출한다는 게 쉽지 않다. 깨질 각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그러니까 더 공부하게 되고 역량이 커지는 선순환이 있다. 실패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 넘어져서 아플까 봐 시작을 안 하는데 넘어지고 아파 봐야 큰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돼 도전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우정화 교무
우정화 교무

 

온라인 법회 식순, 내용 등
비대면 시대에 맞는

교화방법 연구 시급해

급변하는 시대 속에 교단의 교화정책에 대한 의견이나 요청이 있다면 
김= 코로나19 이후 원불교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교도수를 어떻게 늘릴 것인가라는 접근은 우리 본연의 정신이 아니다. 제생의세하자고 했다. 세상이 어떤 괴로움을 겪는지를 살피고, 그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생산자 중심, 총부 중심의 교화가 아니라 현장 중심, 소비자 중심으로 교화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교화, 교육, 자선 등 다양한 기관들이 있고 수많은 교무와 교도, 그리고 그 가족들이 있다. 이런 인적 자원을 활용해서 다양한 설문과 조사를 하는 등 각종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데이터를 가지고 지금 시대에 대한 진단, 세상의 어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파악을 지속적으로 하고, 그 정보를 공유해주면 좋겠다. 그런 데이터 정보를 통해서 얻은 진단으로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교단에서 해야 할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신= 싱크탱크가 만들어져야 한다. 교단에 10년 정도를 두고 장기적으로 수행한 질적연구 자체가 아직은 없다. 독립적인 연구기관이 있어 교단의 교화정책, 운영방향 등에 대해 장기적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꾸준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 비대면시대에 맞는 교화방법 연구는 시급하다. 특히 영상법회를 보면서 법회 식순, 내용 등의 연구가 절실히 필요함을 느꼈다. 법회의 포맷을 새롭게 해야한다. 문화의 옷을 입어야한다. 교회에서는 미디어 교회를 만들어서 미디어 교인을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교단에서도 언택트 교당에 대한 논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교도라고 하면 사종의무를 지켜야 하고, 훈련과 교화단을 해야 하는 등 처음부터 너무 무겁게 접근하기보다 가볍게 우리도 미디어 교도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또 영상콘텐츠를 한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유튜브 원불교 채널이 있는데 문화사회부, 청소년국, 국제부 등 다양하게 나누어져 있다. 물론 그것들이 서로의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원불교 콘텐츠의 모든 것이 한눈에 보이는 채널이 있으면 좋겠다. 원불교 채널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 청소년교화는 절대로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주임교무와 청소년담당교무뿐만 아니라 재가 교도 등 교단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서로 독려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반법회 보조나 교당일정에 의해 우선순위가 밀려 청소년법회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나 청소년교화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은 청소년교화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부직자들이 청소년 교화에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면 좋겠다.
 

최은기 교무
최은기 교무

 

교당, 지구, 교구가 
너와 나의 울을 넘고 
서로 지혜를 모아 협력해야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교화 방향과 방법이 있다면
김= 온라인 공부방을 열려고 연구하고 있다.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설 수 있다. 남양주에서 공부방을 열지만 부산이나 미국에 있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내용과 방법이 정해지면 추진하려고 한다. 코로나19가 지나가면 대면 집중수행의 장을 열려고 한다. 온라인교화가 활성화되어 그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연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 중앙교구는 원기106년을 청소년교화 집중과 기후행동 실천의 해로 정하고 노력하고자 한다. 교구는 교화활동의 플랫폼이 되어 마음공부대학, 교화학교, 환경학교, 청소년교화학교 등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교당은 플랫폼에 참여해 지도자를 양성하고 프로그램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 또 교당에서도 법회를 교화단별로 진행하는 등 소규모 활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우= 서울교구는 새해 재가출가 소모임공부를 개설할 예정이다. 청장년층을 위한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 상시훈련, 교화단 관리 등의 과목을 개설하고 직접 운영해 지속 가능한 교화에 대한 연구와 실행을 할 계획이다. 지자본위의 공부 풍토를 조성하고, 교화 멘토와 함께 교화에 대한 다양한 문답감정을 진행해 현장에서 실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 온택트 교화는 임시방편이 아니다. 앞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당, 지구, 교구 등이 너와 나의 울을 넘고 서로의 지혜를 모아 더욱더 협력해 나가야 한다. 전북교구 청교협에서는 교법의 시대화·생활화·대중화를 위해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온택트 교화 시스템이 구축되면 청소년교화를 위한 다양한 영상자료를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전북교구 교화정책의 핵심 가치인 생명·상생·평화를 잘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청소년교화를 이끌어 나가며, 생활 속에서 교법을 실천하고 역량을 갖추기 위해 교무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부모임, 세미나 등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사회= 윤관명 seesun@wonnews.co.kr

[2021년 1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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