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 교도 / 전주교당
정지원 교도 / 전주교당

[원불교신문=정지원 교도] 원기105년 전주교당에서 교무님과 교우들과 함께 야심차게 청년 법회와 정전 공부방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실행은 예상과 많이 달랐다. 

사회가 어지러워지고 그 속에서 마음도 혼란스럽다. 다행히 정법의 스승인 대종사님을 알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올해 힘든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런 세상 속에서 마음의 중심을 잡으라는 가르침인지 교당에서 올해 공부주제가 ‘인과’였다. 인과보응의 원리를 중점적으로 교무님과 도반들과 함께 공부했다. 

막연히 착한 일을 하면 복 받는다는 말 속에서 은혜를 찾고, 인과의 원리가 신앙으로나 실천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음을 배웠다. 특히 우리가 사회에서 죄를 짓고도 잘 사는 사람들, 착한 일을 하고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서 “왜 그럴까” 의문을 가진다. 그 의문에 대해 교무님은 “아직 죄와 복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했다. 그러니 우리가 알고도 짓고, 모르고도 짓는 죄업을 줄이려면 삶에서 행동 하나하나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다. 

운이 좋다는 말보다 복을 많이 지었다는 말이 마음에 깊게 남는다. 주변 상황과 달리 개인적으로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복 지을 기회가 많았다. 자만하지 않고, 해야 할 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사소한 행동도 멈춰 생각하며 은혜를 발견하고 보은을 실천하려 한다. 

‘믿는대로 선택’한다는 말이 마음에 깊이 남는다. 원불교를 선택했고, 믿으면서 좋은 경험을 하게됐다. 내가 왜 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가에 대한 고민이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든다. 인과의 이치를 알고 나서는 주변에 끼칠 선한 영향력을 전할 기회가 생긴다. 인간이기에 고민과 갈등을 하게 된다. 지금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인과의 도를 아는 사람은 복을 짓는 행동으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정산종사 말씀처럼 하늘은 짓지 않는 복을 내리지 않고, 사람은 짓지 않는 죄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감사생활을 하면 감사할게 더 많이 늘어나고, 원망생활을 하면 원망할 것이 더욱 늘어나는 것처럼, 인과를 통해 복을 쌓으면서 더 많은 복을 쌓고, 죄업은 줄어갈 것이다. 인과의 원리는 신앙의 근본이 되며 또한 내 생활의 지침이 된다. 

올여름 은혜롭지 못한 비로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다. 수재민들을 도우러 간 수해복구지에는 폭염 속에서 묵묵히 흙을 나르고, 오염된 물건들을 닦는 봉사자들이 있었다. 우리는 왜 그 곳에 있었을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편하게 쉴 수도 있는데 말이다. 수해복구에 참여하겠냐는 교무님의 권유에 당연히 함께하겠다는 도반들은 어느새 복 짓는 일에 익숙해졌다. 하루 온종일 고생한 것을 다음날 보상 받을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교무님의 말씀처럼 지금 지은 복과 죄는 당장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스스로 힘든 일을 택한 도반들은 교당에서 마음공부을 통해 점차 성숙했다. 

교육학에서 학습은 연습이나 경험의 결과로 인한 행동의 지속적인 변화라 정의한다. 우리 스스로 복 짓는 일에 익숙해지고, 스스로 행동이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껏 경험하지 못한 환경에 직면해 있다. 대면 법회가 어려워지고, 함께 모이는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올해에도 힘든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복을 짓고 죄를 멀리하려 한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으로 세상에 은혜가 가득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실천이 코로나19로 덮인 어둠을 걷어낼 힘이 있음을 믿는다. 

/전주교당

[2021년 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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