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윤관명] 원기106년 1월13일, 세계교화에 역사적 장이 열리는 날이다. 이 날의 주인공인 죽산 황도국 초대 미국종법사를 중앙총부 영은재에서 만났다. 

12일 임시수위단회에서 미국종법사 임명 동의를 받고, 13일 임명식과 봉고식으로 마침내 초대 미국종법사가 되셨다
세계교화는 소태산 대종사로부터 역대 종법사들의 간절한 염원이다. 특히 대산종사때부터 이러한 절차를 준비해 왔으며, 현재 전산중앙종법사가 스승님들의 경륜을 받들어 미국종법사 제도를 적극 도입하게 됐다. 저의 역량은 부족하지만 미국현지 재가출가 교도들의 염원을 하나로 모아 스승님들의 경륜을 이뤄가는데 일조 하도록 하겠다. 
 

대산종사 선요가 지금도 많은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산종사를 모시면서 선요가 지도를 받았고 사람들이 원해서 녹음한 것이 벌써 30년이 지났다. 선요가는 대산종사가 평생 해오시던 것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여러 선요가 가운데 서서하는 요가로 이만한 것이 없다. 많이 분들이 활용해 심신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이때 모두들 선요가를 하면 좋을듯 싶다.  
 

개인적인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요 
70세가 넘다보니  소식, 오래걷기, 요가 등 가벼운 운동들로 관리하고 있다. 
 

미국종법사의 의미는
소태산 대종사는 “앞으로 코큰 사람들이 이 법을 구하러 비행기를 타고 수 없이 올 것이다”라는 말씀을 했다. 그리고 대산종사는 “앞으로 각국의 종법사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지금 미국에 종법사를 파견하고 자치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대종사의 큰 경륜이라 생각한다. 또 한 가지는 시대적 요청이다. 지금 미국 내 불교신자가 1천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 한다. 이 의미는 물질이 개벽되는 사회에서 선을 하지 않고, 마음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정신적 고통과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명상이 성행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본다. 또 한 가지 원불교가 미국에 들어간지 48여년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식 원불교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 종법사를 파견하는 것은 현지에 맞는 교법을 전하기 위해이며, 거기에 맞는 제도와 편제을 갖추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즉 역대 스승님의 경륜을 실현하는 일이며, 시대의 흐름을 읽고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할 자립을 갖춰 교법을 전파하라는 의미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미국에 교무를 보낸 본래 목적은 법을 전하기 위함이다. 먼저 교역자가 교법정신을 갖춰야 한다. 영어를 잘 한다고 해도 법을 전하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자치교헌을 마련하는 의미가 여기있다. 어떻게 법의 중심을 잡고 법을 적절히 짤 것인가. 체제를 갖추고 구조를 만들고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교화체제를 어떻게 잡을것인가. 핵심은 교화단을 중심으로하는 자치교헌에 있다. 대종사가 내놓은 교화단은 교화만 하기위한 조직이 아니라 공부와 교화를 함께 하는 병용조직이다. 미국에서 중요한 것은 “교화단을 어떻게 공부와 교화를 확산하는 조직으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냐”가 최대의 화두다. 그 답은 결국 인재양성이다. 
 

미국교령의 2년동안 미국불교에 대해 느끼신 점은
미국에 동양의 선사상이 밀려오고 있다. 1900년도 초에 인도와 중국불교가 들어가기 시작해 일본, 동남아 소승불교, 티벳불교 등이 들어왔다. 그러나  소태산의 교법정신만큼 뛰어난 경륜과 포부를 가진 이를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우리 개인은 부족함이 있다 할지라도 소태산의 교법정신을 가지고 미국에 온것은 한판 바꾸기 위함이다. 앞으로 미국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명상을 지도하고 마음의 행복을 느끼게 하는데 촛점을 맞출 것이냐, 아니면 미국 내 윤리와 도덕의 큰 흐름을 바꾸고, 삶의 틀을 변화시킬 것이냐 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원불교는 미국에서 희망적이며, 해야할 역할이 분명하다. 
 

미국의 교화상황을 볼때 미국종법사가 시기상조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조직이든 첫번째 시작이 중요하다. 미국에서 한국식 교화를 하고, 교역자도 한국에서 수급한다면 그것은 적절치 않다. 미국교화 48년이지만 한국에 의지하고 있다. 많이 늦었다. 미국에 교화자가 적지만 현지에 맞게 함께 협의하고 논의하면서 공심으로 운영한다면 더딜지라도 해낼 수 있다. 현지에서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미국총부가 교화단 중심으로 운영된다는데 한국의 교정원과 어떻게 다른가
중앙총부 교정원과 비교하면 행정중심이 된다. 교화단관리본부 체제로 하는 것은 행정을 줄이고 공부와 교화를 확장하는데 중심을 두자는 것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교화단을 중심에 두고 꼭 필요한 것만 갖출 것이다. 그렇다면 교화단을 어떻게 확대 시킬것인가가 화두다. 현재 교화단은 친목단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교화단이 살아나려면 교화단 최상위 개념인 수위단이 살아나야 한다. 교단의 수위단이 있다면 교구의 수위단, 교당의 수위단이 있어야 한다. 현재는 행정체제가 있고 그 뒤에 교화단이 있다. 회장,부회장,분과장 그다음에 교화단이 있다. 미국 자치교헌을 만든 것은 전산종법사의 교화단체제를 확장하고 공부하라는 뜻이 담겼다. 자치교헌에는 큰방향과 틀만 잡아두고, 하부규정은 현지에 맞게 조정해 갈 것이다. 
 

현재 미국의 교구체제는 어떻게 되는가
현재 한국 교헌의 1장,2장,3장은 바꿀 수 없다. 여기에 교구와 교당 개념이 들어 있다. 그래서 당장 바꿀수는 없지만 체제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교화단 중심체제로 움직여갈 것이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수직적 체제에서 수평적 구조로 확산해 갈 것이다. 
 

미국에 들어가시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원기109년 후반까지 수위단을 구성하지 않고, 수위단 기능을 하는 종법사 보좌회의를 구성해 집단지도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것이 바로 공화제도다. 보좌회의 하위에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논의해서 의견을 올려주는 구조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하게 될 것은 보좌회의를 구성하는 것이 될 것이다. 
 

출가단회 의견제안이 활성화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나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다. 원달마센터에서 줌으로 미주동서부 재가출가를 초대해 합동법회를 볼 수 있다. 의견제안은 온라인에서 다 같이 만나 논의 하고, 교화단 활동은 교법적 성숙을 위한 공부하는 틀을 갖출 것이다. 

 

해외 교화의 목적인 전법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미국교화자 개인의 삶이 안정되어야 교화도 잘 될텐데

미주준비위원회 10여명이 모여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이 교역자 생활문제다. 교헌의 모법은 정전이다. 소태산의 교법정신에 따라 교당을 운영하고 교역자가 살아가는 방식을 정할 것이다. 물질문명이 최고조인 미국에 맞는 교역자 양성 틀을 잡아 갈 것이다. 앞으로 출가도 직업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승속의 차별은 없어질 것이다. 그래서 재가교무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불교단체의 재가 지도자는 티쳐라고 부른다. 그러면 티쳐와 교무는 어떻게 다른가. 모두 가르치는 사람이다. 즉 재가 중에도 그런 인물들이 나와야 한다. 꼭 출가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은 교단에서 기본용금은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논의된 것이 전무출신 후생공단을 만들어 기본용금을 마련하고, 인재양성을 할 수 있는 틀을 갖추자는 것이다. 
 

교화단 중심체제를 갖추기 위해서 교화단 관리본부장의 역할이 중요할텐데 
교화단관리본부장은 보좌회의(수위단)에서 논의되고 결의된 내용을 전달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미국종법사로서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덕목이 있다면
종법사의 ‘종법’이 무슨 의미인가. 마루‘종’에 법‘법’자다. 즉 종법사는 법의 주체를 세우는 자리다.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과 경륜을 바로 세우는 것이 종법사의 역할이다. 현지 교역자들이 현지에 적응하는 가운데 교법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미국종법사로서 줌으로나 현장을 직접 찾아 혼신을 다해 법을 밝히려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 현지에 적합한 자치교헌을 만들기 위해 재가출가 교도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논의할 것이다. 미국의 교도 개념이 달라질 것이다. 기독교인, 유대교인, 이슬람교인이라도 명상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종교의 개념이 달라지는 것이다. 대종사는 “모든 종교의 교지를 활용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자”고 하셨다. 더 이상 내 종교, 네 종교가 중요하지 않다. 어떤 종교가 정신적으로 사람들을 지도하는데 우위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대종사님 교법이 가장 최상위의 자리에 있다고 자신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새로운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우리 각자가 대종사와 같이 대각해 새 역사를 창조하려는 각성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 시대에 우리 교법이 가진 장점이라면
전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직면했다. 이것은 천지에 큰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종사는 바로 시대 흐름의 토대 위에 교법을 짜신 것이다. 그 핵심은 삼학팔조 사은사요다. 물질문명이 개벽될수록 원불교를 더 필요로 할 것이다. 세상은 탈종교화 되고 있다. 그것은 기성종교 신앙에 대한 거부감이다. 반면 명상이나 힐링에 대한 관심은 확대되고 있다. 소태산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미리 보시고, 열린 세상을 위한 틀을 말씀하셨다. 선천은 상극의 시대다. 이제 후천시대가 온다. 대종사는 상생의 도수로 법을 짜셨다. 그것이 사은사상이다. 우리는 미국에서 사은사상의 대윤리를 밝혀야 한다. 천지와 공존해야 한다. 응당 윤리의 중심축을 세우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하는 동포의 윤리, 법률의 윤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미국의 개인주의 속에는 공익과 공리주의가 부족하다. 마스크를 쓰라고 해도 쓰지 않는 개인 편의주의가 난무하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대종사가 법률의 신앙 강령 속에 담으신 것에 다시 놀랐다. 교법의 최고 방향에 공익정신을 넣어놨다. 미국에서 상극의 시대를 상생의 시대로 변화시켜야 한다. 미국이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차별이 엄청 많다. 평등사회로 가야한다.  종교간 편견, 인종간 편견, 국가간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 그러니까 코로나19는 그냥 감염병이 아니라 천지가 한판 바뀌는 현상이다. 지금이 바로 대종사가 말한 열린정신, 상생정신, 평등정신으로 크게 바뀌는 시기다. 그것을 하나로 말하면 개벽정신인 것이다. 큰 틀에 있어서 그 정신으로 미국에 간다면 이만한 단체가 다시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대종사님의 교법정신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자신한다. 

[2021년 1월 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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