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기 교수
백현기 교수

[원불교신문=백현기 교수]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가족 간의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부부간의 접촉이 많아지면서  갈등이 증가해 이혼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온라인 개학으로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녀를 돌보아야 하는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와 피로감도 상당히 증가해 가족 간의 갈등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단기간에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코로나 19로 인한 가족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2020년 미국 작가 Harvey와 Omarzu의 『Minding the Close Relationship : a theory of relationship enhancement(1977)』를 번역해 『친밀한 관계의 마음쓰기: 관계증진 이론』이란 제목으로 번역서를 출간했다. 책에서 제시하는 마음쓰기 활동을 가족 간의 갈등 해소를 위한 ‘코로나 블루’ 대응방안으로 제시한다.
 

관계증진을 위한 마음쓰기 활동
관계증진을 위한 마음쓰기 활동은 “친밀한 관계를 어떻게 오랫동안 좋은 관계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두고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하는 활동”을 말한다. 마음쓰기 활동은 관계의 단절로 숨 막히는 가족에서 이제 관계의 숨 틔움을 위한 것이다. 그러한 마음쓰기 활동 요소로는 ‘알아가기’, ‘귀인 활동’, ‘수용과 존중’, ‘상호성’, ‘지속성’이 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마음쓰기 활동이 어떠한 방식으로 단절된 관계의 숨통을 틔우고 서로를 소통시킬 수 있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떻게 하면 ‘코로나 블루’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가족관계 증진을 위해 다섯가지 마음쓰기 활동을 제시한다. 
 

알아가기, 가족의 행동을 알아가기 위한 마음쓰기 활동
알아가기는 가족의 생각, 감정, 과거 경험에 대한 질문과 자신에 관한 적절한 정보 제공을 말한다. 가족 간의 친밀감이 증가되고 관계 만족도가 높아지는 알아가기는 가족 간의 호감과 애정의 전조이자 서로의 애정을 향상시킨다.

이러한 가족의 행동을 알아가기 위한 마음쓰기 활동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상대방이 나에 대한 정보를 나누거나 알고 싶어 할 때 자기를 드러낸다.
· 가족의 사고, 감정 및 과거 경험에 대해 알기 위한 노력을 한다. 
· 나에 대한 정보를 가족에게 알려준다.


귀인 활동, 가족 간에 일어나는 사건을 설명하는 마음쓰기 활동
귀인은 ‘자신의 삶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설명과 해석’을 뜻한다. 마음쓰기 활동에서의 귀인은 ‘가족의 특징과 동기, 행동에 대한 해석적 추론을 내리는 것’을 뜻한다.
가족 생활이 행복한 가족과 그렇지 못한 가족은 귀인 방식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행복한 가정은 긍정적 행동으로 최선의 이유를 가정한다. 이와 반대로 불행한 가족은 분노를 접하게 되면 “나를 향하는 이 행동은 반감 때문일까?”라고 최악의 이유를 가정한다.
행복한 가족의 귀인 활동을 위한 마음쓰기 활동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가족들의 나쁜 행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 가족들의 나쁜 행동에 대해 사려 깊은 귀인을 한다.


수용과 존중, 가족의 문제를 이해하려는 적극적인 마음쓰기 활동 
행복의 만족도가 낮은 가족은 서로에 대한 낮은 수준의 존중, 언어 공격, 상대 생각에 대한 비난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장기간 행복한 가족생활을 유지하는 가족들은 부정적인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에 대해 일반적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의 핵심에는 존중을 바탕으로 한 협상이 있다. 그들은 서로를 벌하는 경우보다는 보상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수용과 존중의 마음쓰기 활동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가족 구성원에게 자기 자신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 행동 및 긍정적 표현을 한다.
· 가족 구성원 개인의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북돋아 주기 위해 노력한다.
· 가족의 부정적 행동에 대해 수용하고 서로의 차이점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 가족 구성원의 신뢰감을 형성하기  위한 언어적 표현을 사용한다.
 

상호성, 가족 간에 조화를 이루기 위한 마음쓰기 활동 
상호성이 이루어진 가족은 가족들의 행동 패턴을 알고, 반대로 상대가 인정하고 선호하는 유사한 패턴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가족은 한쪽이 일정한 치료사 역할을 하고, 다른 한쪽은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 그들은 상대방에게 경청과 관심을 기울이는 가치와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상호성을 위한 마음쓰기 활동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가족 간에 함께 마음쓰기 활동을 함으로써 ‘시너지(Synergy)’를 경험한다.
· 상대방이 알아가기를 유도하고 자연스럽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행동한다.
· 혼자일 때보다 함께할 때 더 강한 우리가 됨을 느끼게 한다.
·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차이를 수용하도록 노력한다.
 

지속성, 가족 간의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마음쓰기 활동
가족의 관계는 시간에 따라 변한다. 가족의 현재 상태를 알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족 간에 마음쓰기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알아가기, 귀인 활동, 수용과 존중, 상호성 균형 유지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지속성을 위한 마음쓰기 활동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상대방이 지내온 시간들에 대한 수용과 존경이 이루어지는 마음쓰기 활동을 지속한다.
· 지속적으로 상대방의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하려는 노력과 관심을 지속한다.
· 서로에 대한 소속감과 완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마음쓰기 활동을 지속한다.
· 가족 간에 만족감과 친밀함을 이루기 위해 마음쓰기 활동을 지속한다.

마음쓰기 활동의 다섯 가지 요소인 알아가기, 귀인 활동, 수용과 존중, 상호성, 지속성은 개별적으로 설명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모든 요소가 상호작용해 매 순간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 다섯가지 요소는 각각을 따로 떼어서 설명할 수 있는 상호 배타적인 속성이라기보다는 서로 서로가 맞물려서 돌아가는 상호의존적인 속성이다. 

환경이 변화하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당연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너무 갑작스럽게 생활환경이 변화해 어떻게 그 상황에 적응해야 할지,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것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때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말 것이요, 해치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이요, 시기 질투를 하지 말라고 대산종사는 당부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건강하고 편안함을 주는 관계로 변화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갈등 해결의 첫걸음이다.

 

백현기 교수

ㆍ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ㆍ전북대학교 교육학박사(교육공학)
ㆍ국방정신전력원 편집위원

[2021년 1월 29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