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군종제도는 1951년 시작돼 현재에 이르렀다. 군종의 임무는 종교활동을 비롯해 전시활동, 교육활동, 선도활동 등 군내 장병들의 무형정신전력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현재 국가는 원불교, 개신교, 불교, 천주교를 군종장교 편입대상 종교로 인정하고 있고 다른 이웃종교도 군종 편입을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왜 종교는 군종에 편입되어 군종장교를 파송하려 하는가? 이는 군종 편입대상 종교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보편종교로 인식하고 있음이다. ‘병역법 시행령 18조 2항 선정기준’에 ‘사회 통념상 종교로서 인정되는 교리와 조직을 갖추고’란 법령도 이를 뒷받침한다. 즉, 군종 편입만으로도 대한민국의 보편종교임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 상황에서 종교가 청년들과 활발하게 만날 수 있는 장이 자연스레 형성되는 특별함도 존재한다.

2006년 3월 원불교는 30년의 노력 끝에 군종승인이라는 역사를 썼고 올해 15주년을 맞이했다. 군종은 교단의 대대적 지원과 재가출가 교도들의 꾸준한 활동으로 외형뿐만 아니라 마음공부를 통한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 힘쓰며 괄목상대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러한 성장배경에는 원불교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 3대 종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군종장교의 수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성직자(민간교무)가 함께한다는 점이다. 사실 3명의 군종장교가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민간교무들이 이를 뒷받침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군종은 존재하겠는가. 특히 군 교화 전담교무가 아니면서도 지역 현장에서 일반교화와 군 교화를 병행한 교무들의 역할이 없었다면 더더욱 불가능했다.

3대 종교처럼 최소 사단급 부대에 교당을 계속 지을 수도 없고, 교무를 계속 증원하여 군에 배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의 차선책이었지만 지금 우리에게 특별한 강점이 됐다. 현 군 교화 상황은 코로나19, 병역혁신 등으로 잠시 정체됐다. 우리의 강점을 통해 다시금 지혜를 발휘할 때다. 군 교화와 각 지역 교당과 연계해 ‘우리들의 리그’가 되어 위기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리고 한 단계 나아가 군 교화가 특수교화영역으로 머물 것이 아니라 교당 교화대상인 어린이, 학생, 대학생, 청년, 일반과 같이 군도 보편교화의 한 영역이 되도록 인식을 전환해 더 많은 교당에서 군 교화에 동참한다면 다각도에서 교화성장이 진행될 것이다. 

군종승인 후 좌산상사는 ‘양계의 인증’이라 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해냈고 후진들에게 교화영역 확대의 자산을 물려준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역할도 확대해 보자. 지역 내 군과 연계해 장병(청년)들을 만나고 인성 함양에 도움을 주며 교류의 물꼬를 터 가자. 어려운 시기지만 서로의 지혜를 모으면 위기 극복의 문이 활짝 열릴 것이다. 다양한 참여로 군 교화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길 바란다.

[2021년 2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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