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장

[원불교신문=윤관명] 세계는 포스트코로나와 4차산업이라는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종교의 설자리가 어디인가 질문을 던진다. 교단 3대를 마감하고 4대를 준비하는 역사적 문턱의 중심에 서있는 교단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의 김도훈 위원장을 만났다.   

김도훈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장
김도훈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장

교단 4대 1회 설계특별위원장직을 재가교도 단독으로 맡았다
어깨가 무겁다. 위로 상사님과 종법사님 그리고 교단 재가출가 구성원들의 비원을 실현해 내는 일에 재가위원장을 단독으로 내는 것은 대단히 파격적인 결정이다. 교단의 미래를 열어가는 노력들을 출가중심으로 해왔지만 이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교단 어른들의 바람이 있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부족하지만 교단이 변화를 꾀하는 시기에 누군가는 해야한다면 내가 해보자고 결심하고 감히 맡게 됐다. 


교단이 개혁의 시기에 직면했다 보는가
그렇다. 동물의 왕국을 보면 어느 시기가 되면 동물들이 탈각을 해야 한다. 지금껏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에 나간다. 우리 교단도 탈각의 시기를 맞이했다.  전무출신들의 공심,혈심으로 지금의 교단을 이뤘다. 그러나 공심과 희생만으로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헤쳐나갈 수 없다는 교단적 판단과 변화를 위한 바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이후의 변화가 원불교에 위기인가 기회인가
위기이면서 기회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자 원불교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가 위기를 맞았다. 한편 대종사가 세상을 향해 던진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구호를 내세운 것은 100년 전 이지만 지금 시대에 적확한 메시지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기회’이기도 하다. 물질위주의 삶과 인간의 욕심이 환경을 파괴하고, 코로나19라는 역병을 탄생시켰다. 결국 물질중심의 시대흐름을 깰 수 있는 것은 소태산의 정신개벽이며, 그 정신을 잘 활용한다면 원불교는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교단이 탈각해야할 껍질은 무엇인가
우리가 공심으로 뭉쳐 교단을 잘 이끌기 위해 교단을 형성했으나, 언젠가부터 교단권위주의에 빠져버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교단의 권위를 지나치게 높여 개인의 자유로운 정신을 속박하는 권위주의를 탈각하는 것이 교단의 숙제다. 교단권위주가 탈각되지 않으면 닫힌 공동체화 된다. 유연한 껍질을 갖고 시작했으나, 풍파 속에 점점 굳어져버린 껍질을 벗어야 우리의 몸과 마음이 더 성숙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갈 수 있다. 또 하나 탈각해야 할 것은 ‘교화’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세계로 구원하는 것이 대종사의 뜻이며 전교도들의 사명이다. 우리는 이 사회와 인류를 위한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교단의 어른들은 4대가 결복의 문을 여는 시기라고 한다. 결복의 문을 열려면 관습대로 해서는 열리지 않는다. 교단권위주의와 교도만을 위한 교화에서 탈각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탈각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4대 1회 설계의 다른 점이 있다면 
부족한 저에게 중책을 맡겨 부담이 크지만, 이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주었다. 3대 3회 설계도 1년의 시간이 바쁘게 진행돼 아쉬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교정원 책임자와 공심있고 능력있는 분들만이 치열하게 논의한 결과물로는 대중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위에서 내려오는 비전, 위에서 결정해주는 정책은 좋은 정책은 될지 모르지만 내 것은 아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내가 저기에 물 한방울이라도 던졌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4대의 비전과 전망을 준비하겠다. 그리고 4대 1회를 위한 소박한 정책을 제시하려 한다. 교단 전체를 움직일 온갖 정책을 다 쏟아내지 않고, 실현가능하고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만을 최소한으로 제시하려 한다. 
 

앞으로 재가들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 
교단을 걱정하는 재가교도들로부터 “재가들을 활용하는데 있어 지자본위로 했는가”라는 뼈아픈 질문을 받았다. 지금까지 작은 교단이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전무출신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웠다. 이제는 재가교도들이 능력이 발휘할 수 있는 복지, 교육, 산업분야에 믿고 맡겨줬으면 한다. 공심이 검증돼야 하지만 책임을 줘봐야 공심을 판단할 수 있다. 결국은 교단내 지자본위가 실현돼야 한다. 공심도 증명이 되고 그리고 사업능력도 증명이 되는 재가교도들이 분명히 있다. 재가들에 대한 교단의 신뢰가 아쉽다. 

김도훈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장
김도훈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장

교단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고 느끼는데  
정말로 뼈아픈 질문이다. 정부정책도 비슷한 현상이 있다. 공공의 책임이라는 게 무겁다. 정부나 교단의 자원으로 하는 사업들은 개인이 날개를 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교단의 사업들에 지나친 성과를 요구하기 어렵다. 대신 교화에 관해서는 대성공을 목적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교화에 대해서 유지관리만 해도 성공이라는 인식이 있다. 교화 10% 성장만 해도 최고의 성과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교화 즉 법장사는 우리 전공이다. 자기 소신대로 교화하다 실패하는 사람도 있지만 성공을 할 수도 있게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교화가 너무 틀에 묶여있다. 개성적인 교화를 펼치려면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4대 1회 설계가 교정원 정책과 조화를 이루려면 
교정원이 이미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정책을 다시 내놓는 것은 지양할 것이다. 교단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비전과 목표를 먼저 세운 뒤에 그에 필요한 개선안과 지금껏 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 교정원 정책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4대 1회 설계는 한걸음을 내딛는 소박하고 실현가능한 계획을 세우려 한다. 그리고 설계에 그치지 않고 평가 척도개발과 검증을 함께 해나갈 계획이다.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

재가단독 특별위원장 파격 결정
재가출가 구성원 소통 우선


4대 1회 설계특별위원회 출범
교단은 4대1회(원기109년)를 3년 앞둔 시점에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를 일찍 출범했다. 4대 준비의 움직임은 지난해 3월 의장단협의회 보고를 통해 4대1회 종합발전계획의 필요성과 수립방향에 대한 논의로 시작됐다. 그리고 같은해 11월 제244회 정기수위단에서 ‘제4대 제1회 설계특별위원회’ 출범과 함께 김도훈 교도를 재가단독 위원장으로 선택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급변하는 시대를 읽어내는 사회안목과 출가 위주로 흐르는 교단정책결정에 재가의 목소리를 담아내겠다는 의지를 읽을수 있다. 설계특별위원회 구성은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상임고문에 오도철 교정원장, 고문에 수위단중앙단원(김성효, 김경일), 중앙교의회의장(김창규)이 당연직이며, 실무부서는 정책연구소가 담당한다. 
 

추진방향과 위원구성
설계추진방향은 교단 재가출가 구성원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며, 수립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현실성없는 사업과 성과위주에서 벗어나, 교단 실행력에 맞는 의제선정과 평가도구 개발 그리고 정책모니터링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핵심과제마다 정책시나리오를 작성해 상황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정책 타당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려 한다.

위원구성은 7~8개 분과로 구분해 분과별 10인 내외 인원으로 구성된다.(교화·훈련분과/ 교육분과/ 문화·사회분과/ 공익·복지분과/ 재정·산업분과/ 총무·법제분과/ 2~3개분과 추가예정) 특별위원회 실무는 정책연구소가 맡되 ‘의제기획연구팀’과 ‘평가연구팀’으로 구분해 가동되며, 교단 제3대 평가는 교정원 기획실에서 별도 추진하게 된다. 
 

최종보고
원기108년 11월 총단회와 중앙교의회 최종보고 및 정기수위단에 상정할 예정이다. 

[2021년 2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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