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은 3년에 한 번씩 전 교도를 대상으로 공부 단계를 점검하는 법위사정을 실시한다. 3년이면 유의미한 인격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 까닭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친제한 제1 경전인 『정전』의 마지막 내용이 법위등급인 것을 보아도 그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보통급, 특신급, 법마상전급, 법강항마위, 출가위, 여래위의 3급 3위로 나뉜 법위등급은 원불교 교리 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서 대산종사는 ‘천지가 생긴 이후 처음 나온 법’이라고까지 의미를 부여했다. 교단은 지금 새롭게 강화된 기준을 적용해 법위사정을 진행하느라 예년보다 더 많은 공력을 들이고 있다. 

대산종사는 법위등급의 중요성에 대해 ‘법위는 교단의 생명이요 자산으로 대종사께서 법위등급을 내놓으신 까닭은 우리 공부의 정도를 법계(法階)로 알게 함이시니라. 그러므로 법위등급은 우리의 서원과 신앙심과 수행력을 측정하는 기준이요, 개교의 동기를 구현하기 위한 인격의 표준이며, 일원 세계를 건설하는 설계도이자 교리를 실천하는 이정표요, 여래위까지 올라가는 안내도이자 천여래 만보살을 배출할 교본’이라고 설했다. 법위사정에 즈음해서 이 법문을 표준삼아 각자의 공부를 되돌아보도록 하자.

첫째, 자신의 공부 정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어떤 분야든지 단계가 있기 마련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이 있는 것과 같다. 범부가 부처의 인격을 이루어가는 데도 단계가 있다. 이 법의 계단을 차근차근 제대로 밟아나가야 한다. 줄 맞은 공부는 바로 각자의 공부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서원과 신앙심과 수행력을 스스로 측정하고 때때로 지도인의 감정을 받아야 한다. 

둘째, 여래위를 향한 서원을 굳게 세워야 한다. 대산종사는 ‘교도는 입교를 하면서부터 여래가 되고 여래행을 해야 할 의무와 권리가 부여’된다고 했다. 목표를 명확히 하고 거기에 맞는 공부를 쉬지 않도록 발심과 서원을 새롭게 하자. 셋째, 개교의 동기를 삶 속에서 구현하려는 포부를 가져야 한다. 파란고해의 일체중생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면 신앙과 수행으로 그만한 마음의 힘과 인격을 갖춰야 한다. 자신의 인격 완성 정도를 늘 평가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유이다. 

법위사정의 큰 목적은 공부를 진작시키는 데 있다. 법위사정을 계기로 법위등급에 따라 공부표준을 삼아 정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법위는 각자의 마음공부에 달렸고 개교동기 실현 정도에 달렸다. ‘공부위주 교화종, 교화위주 사업종’이라는 대산종사의 당부를 되새기며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자. 원불교 출현의 목적을 실현하려면 거기에 걸맞은 공부인들이 배출돼야 한다. 바깥세상이 아무리 어수선해도 이 일이 제일 급한 일이다. 자신과 교단과 세상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2021년 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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