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수 교무
정은수 교무

[원불교신문=정은수 교무] 3년 전 감찰원사무처로 발령을 받았을 때 감찰원은 무서운 곳, 힘이 가장 센 곳, 어려운 곳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아무래도 전국의 많은 기관을 다니며 살림을 살펴 생활과 사업을 잘 진행하고 이끌어가는지 잘한 부분은 칭찬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을 짚어 마음을 어지럽히는 일이 대두되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은 이런 시선과 말들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업무파악과 총부생활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적응하기 바빠 감찰원의 이미지를 고취하기보다는 전해 듣기만 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감찰원’하면 부정적인 의미를 많이 느끼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래서 낮은 자세로 임하려 노력한다. 교단의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일조한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어려운 역할인데 애쓴다는 선배들의 응원에 힘이 나기도 한다.

필자는 총부에서 근무하며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느낀다. 교당에서 근무할 때도 근무자가 함께 의견을 나누고 교화를 위해 정보를 교환하며 공부한 바를 나눠야 생활을 원만히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총부는 행정업무를 보는 곳이기에 직무를 맡은 바 부서의 특성대로 일정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며 주어진 업무를 서로 뒷받침하지 않아 불통이 되면, 연계된 일에 손이 빠지거나 일이 틀어지고 어려움이 닥치면서 목표달성은 물론이거니와 일로 인한 사람과의 관계까지 틀어질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교무님이 함께 생활하고 근무하는 총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의견이나 의사가 잘 통하는 ‘소통’과 알고 있는 지식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 들은 말을 제3자에게 있는 그대로 뜻을 전하는 ‘전달’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재미있게 들은 말을 잘 전달하기엔 재미가 부족하고, 알고 있는 지식을 이야기하는데 장황한 설명이 부족하다.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말을 할지 생각하고 정리해서 용건만 간단하게 말하려고 노력하지만, 내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본의를 놓치거나 전달하는 뜻에 오류가 생기기도 하고 말이 길어져서 용건을 말하지 못하거나 중요한 내용이 중요하지 않게 들리기도 하는 것 같다. 가끔은 말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입을 꾹 닫고 온종일 대답만 할 때도 있다.

감찰원은 교단의 감찰기관으로서 연구와 소통할 부분이 많아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다. 고민한 바를 말로 풀어 말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내용 이상의 시간을 들여 더 연구하고 바꿔 생각하고 말해보는 시간이 필요한데 내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잘하는 선배 교무를 보면 멋있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필자는 잘하지 못했던 대화의 방법과 필요성을 배우고 통상적으로 해오던 인사나 출고반면 등의 중요성을 느끼며 일상 속 알게 된 점이나 회의의 중요한 내용을 나누는 것이 소통이고 질서임을 배우는 중이다.

총부의 생활은 일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삶을 배우고,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다른 사람에게 물어 이겨낼 수 있고, 위안받을 수 있는 고마운 분들이 곳곳에 있기에 감사하다. 잘하지 못하고 아직도 어렵고 모르는 것이 많아 근근이 느끼는 때가 있지만, 필자에게 주어진 휴식이 있고 법담을 나누는 시간과 스승님을 찾아뵐 수 있는 소중한 시간 등이 있다. 중앙총부에서 너무 격식을 갖추진 않더라도 서로 예의를 지키고 법이 있는 이야기로 동남풍이 불어 따뜻한 기운이 모두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감찰원 사무처

[2021년 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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