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은 원불교의 대표 기관지이다. 창간 반세기를 넘겼고 지령은 2019호에 이르고 있다. 독자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성원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성과다. 앞으로도 교단 발전에 따른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지만 급변하는 언론환경과 교단 기관지로서의 한계, 교단의 보수적인 언론 정책 등을 감안할 때 앞날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원불교신문의 정체성과 교단 내 언론 기관간의 적절한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 중 첫째는 종이 매체의 퇴조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의 등장은 실시간 정보 제공의 시대를 열었고 독자들은 더 이상 오프라인 인쇄물에 기록된 낡은 뉴스를 볼 이유가 없어졌다. 디지털미디어로 대세가 넘어간 상황에서 아날로그미디어가 어떻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할지는 매체 관련자들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개인미디어의 출현 역시 기존의 공급자 중심 미디어 환경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이제는 누구나 1인 미디어의 주인공이 되어 정보 생산자가 될 수 있다. 반면 기존 언론들은 어떤가. 크게 개선된 언론자유 환경과 모순되게도 자본의 힘에 휘둘리고 정파적 진영 논리에 갇혀 언론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있다. 새로운 대안 언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거대 종단들은 종교방송과 기관지 발행에 더해 일반 신문을 발행해 사회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원불교신문의 현실은 어떤가. 교도들의 구독료와 주로 교단내 기관과 교도 기업체의 광고 수입으로 현상 유지를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미래지향적인 적극적 투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원불교신문을 구독하지 않는 교단 기관이 수백 곳이나 되었으니 기관지라는 명칭이 무색하다. 더구나 교구 소속 소식지와 역할이 중첩되어 교단적 자원 낭비까지 발생하고 있다. 교구 소식지의 경계를 넘어선 취재와 광고 수주는 교단 매체간의 갈등요소가 되기도 한다. 각 매체의 정체성과 협력 관계를 위한 교단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불교신문사는 한국신문협회에 등록을 못하는 소규모의 비법인체 언론사에 머물고 있다. 내실 있는 성장을 해나가면서도 일반 언론사를 출범시켜 일반 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타종단의 언론 정책을 적극 참고해서 교단 언론의 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해야 할 때다. 기존 언론 환경이 급격히 해체되고 대안 언론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원불교신문의 분발은 물론 교단의 대표 기관지라는 위상에 상응한 교단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원불교신문의 미래를 위한 교단적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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