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나 기자를 일컬어 흔히 ‘무관의 제왕’, ‘사회의 목탁’이라고 한다. 무관의 제왕은 왕관이 없는 임금이라는 뜻으로 언론인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언론인들에게 역사를 담당하는 사관들처럼 영광스러운 별칭을 부여한 것은 춘추필법(春秋筆法)으로 글을 쓰라는 것이다. ‘사회의 목탁’은 언론인이 사회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늘 한발 앞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바른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종교신문도 통용되는 것이다. <원불교신문>은 진리의 힘으로 나를, 교단을, 세상을 새롭게 만드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종교신문의 사명은 크고 무겁다. 종교신문은 진리의 등대이기 때문이다.

창간50주년을 넘어선 원불교신문은 원불교 대표신문이자 기관지로서 교단의 움직임이나 소식을 전해 교화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교단의 면모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사료를 생산해내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또한 원불교신문의 태동과 역사를 보면 단순히 소식지나 선전지에 머물지 않고 언론지이자 종교지의 임무를 수행하고자 부단히 노력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 머무를 수는 없다. 변화하는 환경 아래 원불교신문도 미래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 왔다.

종이신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발행 부수는 줄어들고 신문광고비는 감소하고 있다. 한국ABC협회는 10년 동안 전국 일간지 발행 부수는 31%, 유료 부수는 12%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제는 하락세가 진정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종이신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고연령층 증가와 함께 종이신문의 수요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측한다는 분석도 있다.

인터넷이 탄생했을 때 종이 신문은 소멸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기존 신문들을 위협했다. 물론 종이신문의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지만, 신문은 아직도 발행되고 있다. 오히려 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 신문 발행 부수가 늘고 있는 사실은 신문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원불교신문은 끊임없이 어떻게 하면 교도들에게 잘 다가설 수 있을까 연마해야 한다. 독자에 대한 철저한 서비스 정신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겠다. 중요한 사안이 발생하면 독자들에게 의견을 물어야 한다.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사하고, 지면평가위원회를 두어 편집 방향, 기사 내용 등은 물론이고 교단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려고 한다. 

같은 종이신문인 <한울안신문>과는 소통하고 협업을 할 시기가 왔다. 교단발전을 위한 언론기관 공동 발전 전략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으면 한다. 직면한 현실에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2021년 3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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