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규 교도
이종규 교도

[원불교신문=이종규 교도] 필자는 보험설계사이다. 일과는 평범한 직장인들처럼 남들과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한다. 8시까지 사무실에 도착해 경제신문을 읽고 회의를 마친 후 일일 평균 5개 정도의 미팅을 진행한다. 저녁 일정까지 있다면 일정을 나가고, 별다른 일이 없다면 사무실에 남아 공부하거나 독서를 하고, 다음날 출근해서 할 일을 다이어리에 쓰며 하루를 마감한다. 퇴근해 집에 도착하면 새벽 2시. 일기를 쓰고 잠자리에 들면 대개 새벽 3시 정도에 잠자리에 든다.

독특한 것이 있다면 매주 월요일마다 보험금청구를 1주 평균 50~60건 정도 진행을 한다. 필자가 관리하는 다수의 금융소비자는 대부분 여러 회사의 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므로 수술이나 입원 관련 청구를 진행하다 보면 한 번에 3~4개의 보험금청구서를 작성하게 된다. 대부분 바로 지급이 되지만, 수술이냐 시술이냐를 놓고 싸우는 그레이존(Gray Zone)에 있는 건들은 대개 기간을 두고 지급 여부를 두고 다투기에 그 안에서 설계사 또는 담당자로서 최선을 다해 받게 도와주는 일상의 반복이다.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하게 정리된 나의 일상을 만들기까지 필자에게 도움을 준 것은 다름이 아닌 교리였다. 말씀 그대로 ‘신과 분과 의와 성으로써, 불신과 탐욕과 나와 우를 제거’하는 필자 나름의 방법을 찾고 일상에 대입하자 변화된 삶이었다.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이라는 간단하지만,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말처럼, 늘 공부하고 배우던 교리에서 무언가를 찾아내 내 삶에 담고자 하는 일은 언뜻 간단하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가장 간단한 실천방법은 일기였다. 클라이언트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도 분명 필요하지만,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업에 있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도록 매일 일기를 쓰고 그날을 대조하며, 정신(正信)은 나의 것으로 미신(迷信)은 배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일기에 작성된 부족한 부분을 하루 두 시간 이상씩 연마함으로써,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실천방법이었다.

어느 사람이나 그러하듯 시작부터 세상에서 완벽한 사람은 없다. 다만 끊임없는 노력과 연마로 스스로 단련해 완성에 가까워지는 것일 뿐. 내 업에서도 그러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었기에 늘 더 나은 판단, 더 나은 방법, 더 나은 프로세스를 제시하기 위해 대법원 판례·금융분쟁 조정사례 등  평소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경제학이나 의학, 공학에서도 점차 공부를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 부족함을 내가 느낀 순간 그 부분을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가이다.

교구 청년회장을 맡게 된 이후,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훌륭한 청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한명 한명 모두 본인의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필자도 청년들의 이야기 속에서 배울 점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게 되는데, 그 완성도 높은 계획에서도 뭔가 부족함이 있고, 이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를 청년들 역시 고민하고 있다. 그럴 때 이야기하는 부분이 “신·분·의·성을 마음공부에 들이대면 삼학공부에 성공하고 사농공상에 들이대면 직업에 성공하나니라”이다.

교리를 실천에 옮기면서 깨달은 부분이 하나 있다면 신·분·의·성은 결코 떨어뜨릴 수 없는 관계에 있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삶을 사는 것도 의미있고 재미있다. 필자는 신·분·의·성에서 찾았지만, 필자보다 훌륭한 다른 청년들이 교리를 삶에 투영시킨 사례를 <원불교신문>을 통해 공유되길 바란다.

/전주교당ㆍ전북교구청년회장

[2021년 3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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