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도 유린보은동산 이사장

연산 김원도 종사. 원기97년 대호법 수훈, 원기100년 종사 수훈, 현 (주)와이즈비젼 회장, 현 유린보은동산 이사장.
연산 김원도 종사. 원기97년 대호법 수훈, 원기100년 종사 수훈, 현 (주)와이즈비젼 회장, 현 유린보은동산 이사장.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사회복지법인 유린보은동산이 서울시에서 실시한 ‘사회복지시설 운영법인 인증제’를 통과했다. 인증제는 2018년부터 서울시가 필수이행과 역량인증 2개 분야, 4대 영역(안정성·투명성·전문성·책임성)에서 총 20개 세부지표(74항목)를 검증해, 시민에게 복지시설에 대한 신뢰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제도다. 지난해 12월 인증서와 인증 현판을 전달받은 김원도 이사장(淵山 金元道·개봉교당). 그를 만나 사회복지법인 제반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교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긴 제언도 빼놓지 않았다.


사회복지는 선택 아닌 필수
원불교 사회복지법인으로서는 최초로 인증제에 통과한 유린보은동산은 1937년 의당 한철호 선생과 혜타원 윤치덕 대호법이 세운 개성유린관과 개성보육원이 그 첫 시작이다. 한국전쟁을 거쳐 1955년 마포구 창전동에 국내 최초로 탁아소를 운영하고, 1986년 개성유린관을 원불교에 희사했으며, 1990년 재단법인 유린보은동산 설립까지 8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지금은 15개 산하시설을 운영하며 10개 기관을 직영하는 국내 유수의 복지법인이다. 

김 이사장은 “사회복지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린보은동산은 한국보육역사의 시작으로 그 역사가 깊다. 설립자의 좌우명인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의 창립정신을 계승하며 원불교 삼동윤리 정신에 따라 교화·교육·자선을 사회복지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구의 주 법인으로 그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지자본위’ 경영철학이다. 이사장 취임식에서 그는 “조직은 사람이 우선이다. 실력과 인성을 갖춘 지자본위 정신으로 급변하는 외부 변화에 대응하는 동반성장의 길을 개척해가겠다”고 선언했다. 조직 구성원들을 전문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시켜 합리적인 시설 운영을 주도하고, 윤리경영으로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복지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 

온갖 경쟁과 시련에 도전하고 정신·육신·물질 삼방면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유린보은동산은 그를 중심으로 전 구성원들이 지역사회, 장애인, 영·유아, 노인, 지역자활 등 다양한 복지 분야에서 무아봉공의 역사를 써오고 있다.

“유린의 ‘유’자를 둘러싸고 있는 둥근 원은 원불교의 일원의 진리를 의미한다. 전 인류가 한 집안 한 식구로 함께 살아가는 한울안의 모습이다”고 전한 그는 지금도 틈틈이 정부의 사회복지시설 관리 지침을 공부한다.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내고 조직의 가치를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일이 곧 유린보은동산의 공도 정신과 원불교의 삼동윤리 정신을 이어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어떻게 여기에 와 있는가를 안다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도 답이 나온다. 
누가 이 교단을 책임질 것인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교단 비전과 교화를 위한 제언
그가 창업한 ㈜와이드비젼은 원창 수익기관으로 교단 재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교단에 대한 각별한 애정만큼 그는 교단의 비전과 교화를 위한 제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리 교단의 교헌 개정이 원기84년 제5차 개정으로 지금까지 왔다. 22년이나 경과됐다. 원기98년 임시수위단회 의결로 시도는 했지만 결국 끝을 맺지 못했다”며 교단의 법제정비 추진과정을 반추케 했다. 

교단 3대말, 그가 제언하는 각론 중 하나는 교조의 호칭이다. ‘대종사’는 불교 각파들이 쓰고 있는 법위로, 현존하는 인물도 있을 뿐 아니라 그 숫자 또한 상당수에 달하고, 불교 조계종에서는 종의회 의원이 되는 자격이기도 하다. 때문에 ‘소태산 대종사’라고 약칭하는 것은 맞지 않고, ‘원각성존 소태산대종사’라고 명확하게 호칭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신성과 멸사봉공,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교단의 법과 정신의 축을 세운 구인선진의 법위 추존(제214회 임시수위단회 승인) 또한 그 중심에서 대중의 여론을 이끈 이도 그다. 


재가출가 함께 하는 교단
그는 ‘재가출가 교도가 함께 하는 교단’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재가와 출가는 구별하지 아니하고 공부와 사업의 실적에 따라 자격과 대우를 정한다’고 명시돼있는 교헌 제2장 제15조를 예시하며 “재가출가가 다 같이 주인되는 교법정신이 실현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전무출신과 거진출진의 역할 분담으로 합리적으로 교단을 운영하는 일, 재가교도들의 참여 확대로 교단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주인정신을 높여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그다. 

교단에 대한 그의 간절한 마음을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제언은 ‘인재양성’이다. 그는 무엇보다 인재양성을 교단의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종교 성직자들이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교단의 교역자 지원 숫자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는 그는 “교역자를 책임져야 하는 교단의 비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며 출가교역자 후생복지, 소득격차 극복 등 극복해야 할 교단 현안들을 속 깊게 고민해 왔다. 교단의 어려움이 있을 때 마다 제일 우선 순에 두고 해결해온 그의 마음 또한 깊게 헤아려진다.


사심 없이 정진적공
‘침착해서 자기를 이겨라, 생각해서 길로 나가라, 근면해서 보은하라.’ 대산종사의 삼학법문이 적힌 메모지를 그는 늘 지갑에 넣고 다닌다. 삶의 좌표가 된 스승의 법문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사심을 놓고 공심으로 정진적공’할 것을 오늘도 서원한다. 인터뷰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있어 그의 자서전 『텃밭에 뿌린 씨앗들』을 펼친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어떻게 여기에 와 있는가를 안다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도 답이 나온다. 누가 이 교단을 책임질 것인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2021년 3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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