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근 교무
송원근 교무

[원불교신문=송원근 교무] 지난 늦은 가을 한 교도님이 시골에서 보내온 사과를 가져왔다. 주시면서도 ‘볼품’은 없어도 건강에는 좋은 ‘유기농’인 것을 재차 강조한다. 요즘 마트에 가서 달걀을 살 때 친환경이나 동물복지 인증이 있는지를 먼저 살핀다. 조금 비싸도 친환경 또는 유기농을 사서 먹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몸에 좋기 때문이다. 

언젠가 기사를 보니 ‘유기농 전기’라는 표현을 쓴다. 전기가 무슨 유기농이 있을까? 지금 세상은 전기가 없으면 살아가기 힘든다. 모든 에너지원 중에 가장 으뜸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전기’이다. 하지만 전기는 자연발생이 아닌 인위적인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말하자면 전기를 만들 때 자연을 훼손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전기는 수력이나 화력 또는 원자력 등을 이용하여 만들어지게 된다. 그중 요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화력발전소이다. 화력발전소는 석탄이나 기름·가스등을 태워 전기를 만든다. 석탄 등을 태우면서 나오는 탄소배출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은 기후위기의 최대 주범이다.

현재 우리나라 전기생산의 3분의 1이 화력발전에서 나온다. 한국은 OECD국가 중 20년간 탄소 배출 1위다. 세계적으로는 7위다. 세계는 지금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7% 정도 밖에 안된다. 유럽 같은 경우는 40% 가까이 되기도 한다. 

재생에너지는 지속적으로 재생하여 쓸 수 있는 에너지를 말하는데 대표적으로 태양광·풍력·조력·지열 등이 있다. 이러한 에너지들은 오염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에너지라고도 한다. 그래서 이것을 비유하여 ‘유기농 전기’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마트의 물건처럼 전기는 태양열로 만든 전기인지, 화력발전으로 만든 전기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점차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 가야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유기농 전기’를 쓰지 않으면 세금을 내야될 세상이 올 수도 있다. 무슨 말이냐면, 유럽 등 국가에서는 탄소배출을 하는 전기를 사용하여 만든 제품에 대해서 세금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탄소세’이다. 이런 추세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기업들입니다. 소위 글로벌기업이라고 하는 애플, 구글 등에서는 RE100(Renewable Energy100%)선언을 실천하고 있다. RE100은 제품을 만들 때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는 선언이다. 말하자면 유기농 전기를 100% 쓰겠다는 선언과 같다.

원불교 사요 중에 자력양성이 있다. 교당에 태양광발전소를 올릴 수 있는 곳에는 모두 올려서 전기자립을 해야 된다. 그것이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원불교 RE100’이다. 우리 원불교는 모두 유기농 전기로 자립하겠다는 선언이요, 천지보은 선언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발전소를 올릴 수 없는 곳이 많다. 이런 곳에선 에너지 절약과 함께 ‘에너지 타자녀교육’을 해야 한다.

‘에너지 타자녀교육’이란 재생에너지를 하고 있는 단체나 조합에 힘을 합하고 투자도 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잘하는 것을 기뻐하는 수희공덕처럼 에너지 절약을 하는 사람들을 칭찬하고 널리 알리는 ‘에너지 수희공덕’도 해야된다.

올해 전산종법사께서 처처불상 사사불공을 말씀해 주셨는데 ‘에너지불공’으로 천지보은을 실천하는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송도교당,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2021년 3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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