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의 재앙은 끈질기게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아직까지는 예방 백신만이 유일한 희망인 듯하다. 백신 접종에 관한 미신적이거나 정파적인 태도를 배격하고 정부 방침에 합력해 하루 빨리 일상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가 세상에 끼친 영향은 너무나 커서 아직 그 크기와 종류를 가늠할 수 없다. 교단이 받은 충격도 매우 컸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크게 위축됐던 교화현장에 새롭고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어 고무적이다. 작지만 의미 있는 긍정적 변화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교단 발전의 싹들을 살펴보자. 

첫째, 온라인 교화가 크고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일요법회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법회의 공백을 온라인 교화가 보완 대체하고 있다. 평상시라면 시도조차 하기 힘들었을 큰 교화 실험이 교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뜻있는 출가·재가 개인은 물론 교당과 교구, 교정원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교화자들이 시작한 영어 동영상 콘텐츠의 등장 또한 미국원불교의 등장과 더불어 눈길을 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매체에 익숙한 젊은 교화자들의 창의적 도전이 교단의 미래를 밝게 만들고 있다.

둘째, 상시훈련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됐다. 법당이나 훈련원 같은 특정 장소에서 규정된 시간에 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신앙과 수행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전쟁 때도 겪어보지 못한 대면법회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당혹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오히려 우리 교법의 장점이 새롭게 조명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고 있다. 

혁신종교로서 불법의 시대화 생활화 대중화를 지향하는 원불교는 원래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생활 속 신앙과 수행을 특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면법회가 어려워지면서 각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함께 심고 올리고 염불하고 좌선하는 모습이 흔해졌다. 상시일기 앱도 여러 종류가 개발됐다. 취임 이후 줄곧 상시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전산종법사의 가르침 역시 코로나19의 상황에서 큰 공부길이 되고 있다.

셋째, 교단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필요한 지혜를 얻고 있다. 우리는 전례 없는 큰 경계에 응하여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공부를 하고 있다. 기존의 틀에 갇혔던 교화가 유연해지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교단 운영에 대한 고정관념들도 깨지고 있다. 변화에 따르는 시행착오는 감수해야겠지만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가운데 교화와 교단 운영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길 기대한다. 

경계를 대할 때마다 공부할 때가 돌아온 것을 염두에 잊지 말라고 하신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실천할 때이다.

[2021년 3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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