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기자
이은선 기자

얼마 전 한 식당을 찾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손님으로 북적이다 못해 자리가 없어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참 신기했다. 비슷한 경험은 여러 번 이어졌다. 맛있었다는 예전 기억이 떠올라 다시 찾은 또 다른 식당 역시 테이블이 만석이었다. 그렇다. 역시 잘 되는 집은 잘 된다.

기자는 종교가 음식과 결을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음식이 육신의 양식이라면 종교는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대면 사회를 맞아 각 종교들이 교화의 어려움을 맞았다. 우리 교단도 피해갈 수 없었을 것이다. 다만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에도 어려운 곳은 어려웠다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교화를 제약하는 요인은 지역민의 성향, 지리적 위치,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설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잘 되는 음식점은 좋은 식재료, 입맛을 사로잡는 요리사, 친절하게 음식을 전달하는 종업원 등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기본은 식자재와 요리사라 생각한다. 기자는 도시 외곽에 위치하든지 혹은 시설이 불편하거나 종업원이 불친절하든지에 크게 상관없이 음식이 맛있으면 사람이 모인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배웠다.

각 교당을 음식점에 비유해 보겠다. 우리에겐 그 자체로도 진미인 대종사의 교법이 있다. 또 그 재료의 진가를 한 층 더 끌어 올리는 요리사처럼 적공하며 교법을 따르는 재가출가 교도들도 적지 않다. 훌륭한 재료와 요리사, 맛집의 주요 요건은 다 갖췄다. 대체 무엇이 빠졌을까.

많은 이들이 TV예능프로그램에 소개돼 치즈돈가스로 유명세를 탔던 식당을 기억할 것이다. 출연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러한 사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이 식당은 소위 대박이 났다. 즉, 교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당들이 ‘소문난’ 맛집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교단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원불교를 알려야 한다. 예컨대 기자는 입교 당시 ‘원불교를 더 오래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팔고 있어도 알려지지 않으면 사람들은 못 간다. 즉 좋은 법이 있어 그 법을 잘 전하고 있는 곳이 있더라도 소식을 접할 수 있어야 찾아갈 수 있다. 맛있고 입소문이 나면 찾아가기 힘든 한적한 시골 동네 식당일지라도 인파로 북적이듯 우리가 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선 ‘소문난’ 맛집이 돼야 한다. 대종사는 ‘사람은 만물의 주인’이라 했다. 따라서 종교의 주인도 법이 아니라 사람이기에 더 이상 새 교도가 찾지 않는 종교의 미래는 어떨까. 주인을 잃은 집은 거미줄이 끼고 망가지게 돼 있듯 암담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방방곡곡, 교단 소식을 전하고 있는 원불교신문사의 일원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2021년 3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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