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대표익스프레스 대표
박성현 대표익스프레스 대표

[원불교신문=권원준 기자] “전북에서 이삿짐 하면 ‘대표익스프레스’입니다.” 이 한마디보다 이 일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성을 나타내는 말이 또 있을까? 전북 제일의 이삿짐 회사라 자부하는 ‘대표익스프레스’ 박성현 대표(법명 명은·서신교당)를 만났다. 30년의 경력, 무사고, 입소문에 기반 둔 영업시스템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일을 천직이라 여기고 살아가는 그이기에 ‘대표익스프레스’란 명칭이 그와 딱 들어 맡는다. 


내 인생의 가치는 ‘보람’
“이사 일을 하다 보니 힘이 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힘든 만큼 보람도 큰 직업입니다.” 일을 맡겨 주는 것 자체가 보람이라는 그는 몇 년 전 이사했던 한 집을 떠올렸다. “작업을 갔는데 중학생 정도 되는 여학생과 중증장애가 있는 부모님만이 살고 있었어요. 계약 기간이 끝나 이사를 해야 하는데 막상 돈이 없다는 겁니다. 남의 일 같지 않아 돈을 받지 않고 이사를 하기로 했죠. 그리고 함께 갔던 직원들도 하루 일당을 받지 않고 동참하겠다고 해서 일을 마친 기억이 있습니다. 돈을 벌었던 날보다 그날의 보람이 더 커 기억이 오래 남습니다.” 그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이 일만 봐도 짐작이 간다.


원불교는 나의 안식처
4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가 어려운 이웃을 남 같지 않게 여기는 이유가 있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동생들과 어려운 시절을 보냈기에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더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그는 30여 년 전 대한통운에 입사해 택배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배달 간 원광한의원에서 공명근 교무와 만나며 원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교무님께서 제가 가면 마음에 위안을 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한번은 저를 총부 일요예회에 데리고 가셨는데 그 편안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렇게 자신을 알뜰히 챙기는 모습에 원불교를 의지처로 삼게 됐고 남중교당에서 입교해 15년을 다녔다. 

이후 신축을 앞두고 새로운 바람이 필요했던 문화교당으로의 이동 제안을 받고 흔쾌히 교당을 옮겨 정착했다. 이때 택배배달과 이사 일을 하며 모은 천만 원을 문화교당 신축 불사에 쾌척했다. “김경일 교무님이 계실 때였어요. 정성스럽게 어머니 천도재를 지내주셨죠. 그때 심정은 교당이 이상 없이 잘 지어져 많은 사람이 저처럼 위안을 얻는 곳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습니다”라고 당시의 심경을 회상했다.


베테랑 이사꾼이 되다
1996년 택배 일을 그만두고 인연이 됐던 익산 중앙익스프레스 사장의 소개로 이사 일을 시작했다. “3년 동안은 허드렛일만 시켰습니다. 장비 하나 손을 못 대게 했죠. 그렇게 3년을 함께 근무하니깐 차 열쇠를 주더군요. 신기하게도 3년을 하고 나니 모든 일이 자동으로 터득이 됐고, 또 3년을 더 일하니 이사 관련 일들을 완벽히 익히게 됐습니다.” 

이사에 대한 자력이 세워지자 모은 돈을 투자해 1톤 트럭을 장만했다. 그리고 일터를 군산으로 옮겨 개인 용달사업을 시작했고 5년 동안 성황이었다. 하지만 지역경제 사정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하루가 다르게 어려움을 겪었다. 그 시련도 잠시, 평상시 그의 성실함을 알았던 주변 인연들이 전주에서 함께 일할 것을 권유했고 이를 받아들여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렇게 현대익스프레스 반장으로 3년을 일하며 이사관련한 업무를 익혀 전문성을 키웠다. 이후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하기 위해 주변의 이삿짐 회사를 인수해 지금의 ‘대표익스프레스’의 대표가 됐다.
 

지금까지 민원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한 시간이 늦더라도 원칙은 생명처럼 지킵니다


서신교당과의 인연
전주 생활을 시작하며 교당을 다니지 못해 늘 마음 한곳이 허전했다는 그는 그 마음을 늘 품고 살아서였을까 회사를 운영하고 얼마 되지 않아 귀한 인연을 만나게 된다. “이사를 하는데 고객께서 저를 자꾸 유심히 보는 겁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제가 너무 정성스럽게 일해 뭔가 달라 보였다고 했죠. 일이 다 끝나니깐 ‘종교가 있는지’ 물었어요. 원불교를 다녔는데 지금은 쉬고 있다고 답하니 ‘그럼 저와 같이 교당에 가자’고 하셨죠. 알고 보니 서신교당 교도(당시 최귀원 교도 부회장)였습니다.” 그렇게 교도 고객의 안내로 마음의 안식처였던 교당과의 인연을 다시 잇고 마음의 무거운 짐을 덜게 됐다. 
 

‘대표익스프레스’의 운영원칙 
박 대표는 수십 년간 쌓은 경험에 바탕해 자신만의 특별한 원칙을 세우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첫째, 무조건 원칙을 지킨다. “지금까지 민원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한 시간이 늦더라도 원칙은 생명처럼 지킵니다. 이제는 직원들까지 원칙을 지켰을 때의 뿌듯함을 알기에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실행하고 있습니다.” 둘째, 사람의 안전이 제일이다. “사람의 안전만큼 중요한게 없죠. 단 한 번도 대형사고가 없었습니다. 또 사고 한 번이면 하루아침에 노숙자가 됩니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안전이 지켜지지 않으면 일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셋째, 모두가 가족이다. “직원은 물론이고 모든 고객이 가족입니다. 내 가족 일이라 생각하면 어떤 일도 대충할 수가 없습니다.” 넷째, 모든 홍보는 입소문으로 해결한다. “요즘은 모든 것이 인터넷 정보로 해결되는 시대인데 저희는 인터넷 홍보 한번 하지 않고 오로지 이사 만족도를 통해 소개로만 운영합니다.” 

이렇듯 고집스럽게 운영원칙을 지키며 일해왔기에 그는 안과 밖으로 인정을 받아 이사협회 협회장 추천을 받는 등 전주 내 150여 개 이사업체 중에 손가락으로 꼽히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사실 디지털 시대에 홈페이지 없이 운영 돼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원칙과 정성과 신뢰를 바탕해 운영했기에 현재 ‘대표익스프레스’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교법을 조금이나마 실천하고자 하는 바람과 처음 일을 배울 때부터 기본기를 탄탄히 다진 덕분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변치 않는 회사 운영원칙을 고수해 고객과의 신뢰를 지켜가겠다”고 다짐했다. 

택배배달을 시작해 이사업체 대표가 되기까지 30여 년의 세월, 수많은 시험이 그의 앞에 있었다. 하지만 오로지 전문성을 겸비한 정성과 성실로 이겨냈고 지금 이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이제 교당에 다니며 속 깊은 마음공부를 하고 교도들의 이사를 안전하게 책임지는 일이 아직 남아있다 말한다. 

사람 냄새나는 일꾼 박성현 대표. 그 바람대로 멀지 않아 마음공부의 대표와 원불교의 대표 이삿짐회사가 되길 함께 염원한다.

[2021년 3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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