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산종사 불교정전 의해義解 11

염관진 교무
염관진 교무

[원불교신문=염관진 교무] 일원은 언어도단의 입정처, 유무초월의 생사문, 천지·부모·동포·법률의 본원, 제불·조사·범부·중생의 성품이다. 분별을 단절한 입정의 경지에서 회복할 수 있는 성품이 일원이며 이 성품은 유·무와 생·사의 대대적(待對的) 상대를 초월한 절대며 무한이다. 초월·절대·무한성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닌 마음 자체다.

성품은 생성·운동·변화·소멸하는 우주만물을 생성하고 순환시키는 생명의 원천이다. 상주불멸하는 유상(有常)한 성품이 생성·변화·운동하는 무상(無常)한 우주만물을 생겨나게 한다. 정산종사는 이를 “진리의 양면관(兩面觀)”이라고 했다. “사람 하나를 보더라도 앞 뒤를 다 보아야 그 사람을 다 보았다 할 것이며, 손 하나를 보는데도 양쪽을 다 보아야 그 손을 다 보았다 하는 것과 같나니라. 그와 같이 진리도 양면관이 있으니 유상으로 보면 상주불멸로 여여자연해서 우주만물이 항상 그대로 있으며, 우리의 심령(心靈)도 무형하여 생(生)도 없고 사(死)도 없나니 곧 육신은 생사가 있을지언정 심령은 생멸이 없나니라.” 

“제불·조사·범부·중생의 성품으로 능이성유상(能以成有常)하고 능이성무상(能以成無常)하여”에서 ‘써 이’(以)는 ‘그것으로써’의 의미로 앞에 나온 내용을 받는 용법으로 사용된다. ‘以’는 일원의 4가지 정의, 입정처·생사문·본원·성품을 받는다. 성품으로써 유상·무상을 이루는 것인데, 『법어』 예도편 9장에 따르면 “영지(靈知)”가 유상·무상을 주재한다.

우주만유의 본원은 일원의 체(體), 그 체 가운데에 한 기운이 순환해 천변만화를 행하는 것은 일원의 용(用)이다. 그 체·용 가운데에 허령불매(虛靈不昧)한 영지가 체·용을 주재한다. 체·용·영지는 한 가지 일원의 진리가 된다. 그래서 우리들의 육체·기운·마음도 일원의 한 분자로 서로 통해 둘이 아닐 수 있다. 공적영지의 광명이 언어명상이 돈공한 자리인 ‘진공’과 언어명상이 완연하여 시방삼계가 장중의 한 구슬같이 드러난 ‘묘유’를 매개한다.

진리의 양면관은 천도의 원리다. “본연 청정한 성품 자리는 한 이름도 없고, 한 형상도 없고, 가고 오는 것도 없고, 죽고 나는 것도 없고, 부처와 중생도 없고, 허무와 적멸도 없고, 없다하는 말도 또한 없는 것이며, 유도 아니며 무도 아닌 그것”이 성품의 유상성(有常性)이다. 

이 성품 중에서 “그 있는 것이 무위이화 자동적으로 생겨나, 우주는 성·주·괴·공으로 변화하고 만물은 생·로·병·사를 따라 육도와 사생으로 변화하고 일월은 왕래하여 주야를 변화”시킨다(『대종경』 천도품 5장). 성품이 무상한 우주만물과 일월의 변화를 생겨나게 하는 본원이다. 무정한 식물도 기운이 통하듯,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성품을 회복한 자의 경계 없는 일심은 무형한 마음이 돼 무형한 세계의 열반인의 영을 상대할 수 있다. 이것이 곧 일원의 융통한 진리다.

 /원광대학교

[2021년 3월 26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