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도 교무
박정도 교무

[원불교신문=박정도 교무] 필자에게 총부생활은 교무생활을 하면서 지낸 시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곳이기도 하고, 인생의 3분의 1을 함께한 곳이기도 하다. 시간이 이만큼 지나면서도 생각지 못했던 총부생활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더욱 감회가 새롭다. 총부생활을 시작할 때에는 많은 어른이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대종사님의 얼이 깃들고 모든 재가출가 교도들의 마음의 고향인  총부에서 산다는 것은 큰 복이다. 종법사님을 모시면서 마음을 연하여 살 수 있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행복이다. 총부에서 살면서 교단사의 대의를 잡고 견해를 넓힐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다”라는 말씀이 주를 이뤘다.

생각해보면 많은 인연이 지나갔고 지금도 많은 인연이 총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 많은 인연이 소중한 것은 같은 서원으로 함께 의지하고 함께 기대며 산다는 것이다.
교단의 역사와 함께하는 총부에서 많은 기운을 받으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새삼 느껴지게 된다. 총부는 이름 그 자체로 많은 이들에게 포근함과 더불어 안식처이기도 하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찾아갈 수 있는 마음의 고향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공부인으로서 정말 큰 복이라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총부가 그립고 언제나 오고 싶은 곳이라 하지만 나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불평도 있고 불만도 있는 곳이다. 일에 치이며 살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한 곳이 총부이기 때문이다.

3년 전 법인사무국에 처음 발령을 받고 왔을 때는 이곳은 마치 가장 바쁜 시간대의 동사무소를 연상케 하는 곳이었다. 정말 많은 사람이 찾아주고 서비스를 받아 가는 곳이 이곳 법인사무국이다. 법인사무국은 많은 분이 민원을 요청하는 곳으로 교단과 사회의 다리 역할을 해 주는 곳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는 곳이 법인사무국이다.

교단의 모든 일이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겠지만, 법인사무국에서 맡은 법인 행정이라고 하는 것은 교중의 살림이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한다. 교산관리부터 법인세무를 비롯한 각종 세금관련 업무, 법인 예·결산, 각종 인·허가, 이사회 등등 정말 보이면서 보이지 않게 일하는 곳이 법인사무국이다.

법인사무국에서는 여러 사람을 상대하는 곳으로 많은 일도 일어나고 책임감도 따르는 곳이다.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법인사무국 구성원 모두는 사람을 위한 행정으로 공의에 바탕을 둬 현장 교화에 도움을 주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무실에 앉아 행정 업무를 보고 있지만, 이 일이 조금이나마 현장 교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사는 사람들이 총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맡은 바 일에 성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여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고 생활한다면 내가 하는 이 일이 교단에 보탬이 될 것이며 나도 또한 진급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총부에서 근무를 하고 산다는 것은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주인정신 없이 남의 일을 해 주는 것처럼 산다면 그 시간 동안은 남는 것이 없는 삶이 될 것이다. 필자는 다짐한다. 총부에서 주인정신을 갖고 산다면 많은 부분을 배우게 되고 진정한 교단의 주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전무출신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법인사무국

[2021년 3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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