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인 총장 /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김복인 총장 /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정체성, 혼과 맥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이하 미주선대)에서는 2008년부터 약1년 동안 이사회를 중심으로 미주선대의 정체성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소태산 대종사의 교육관인 “마음공부에 바탕해 모든 학술과 기술을 활용하는 병진·통합의 교육관”을 재조명하고, 교육철학을 재수립했다. 원불교정신에 바탕한 도학과 과학의 병진·통합이라는 교육철학은 미주선대의 이념이요, 혼이다. 소태산의 개교이념과 침구·한의사 양성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원불교 교무 양성 이라는 본래 취지보다는 침구·한약학 과정을 위한 투자와 캠퍼스의 확장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교도들의 비판과 우려가 있다.

미주선대는 원불교 교무뿐만이 아니라 원불교 재가지도자, 침구사, 한의사 모두가 원불교 교법에 바탕해 자신의 전공분야에 탁월한 실력을 갖춘 전문인으로서 제생의세에 동참하고 있다. 미주선대의 혼과 이념은 미주선대의 7대 핵심가치인 수양·반조·통찰·탁월·상생·합력·봉사라는 덕목의 실천으로 그 맥이 흐른다.

인연들의 일화 ① 김묘정 이사장
주타원 김묘정 대호법(이하 ‘주타원’)은 여고시절 부산에서 스스로 원불교를 찾았다. 1967년 소아과의사로 미국으로 이민했고, 뉴욕교당 교도회장으로서 당시 미주동부교구장이었던 정연석 교무를 혈심으로 보좌했다. 미주동부교구가 현재의 교구체제를 갖추게 된 데에는 정연석교무와 주타원의 공덕을 빼놓을 수 없다. 정년퇴임을 하고 LA로 이사하는 주타원에게 미주선대와 교단에서는 미주선대 이사장을 맡아주기를 간청했다. 당시 심장에 이상 증상이 발견되어 건강상 이사장의 임무를 맡기 힘든 상황이었던 주타원은 결혼 초기에 세웠던 서원을 떠올렸다.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아이들의 아빠를 회생하도록 해주십사 간절히 기도올리며, 법신불께 그 은혜를 잊지않고 보은하겠다고 맹세했던 것이다. 주타원은 법신불께 올렸던 맹세를 실현하는 심경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사장의 임무를 맡았다. 원불교 출재가 학생들을 위한 세 개의 장학재단 중 하나인 국정장학회는 주타원이 부군인 고 최성국 교도와 자신의 이름 끝자를 따서 설립한 것이다. 

주타원의 이사장 취임 이래, 미주선대는 많은 발전을 해왔다.  2012년 70명이었던 학생은 현재 120명 이상으로 증가했고, 2012년 한약학수료과정 증설, 2018년에는 선응용학과를 상담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는 명상상담학과로의 전향을 이사회에서 결정해 추진 중이다. 2020년에는 침구학 박사프로그램을 증설했다. 또한 신규캠퍼스를 마련해금년 가을, 이안봉불식을 가질 예정이다.

“질적인 향상에 바탕한 성장”을 목표로, 특히 미들스테이트(중동부 고등교육기관협의회)와 에이캄(침구학인증협의회)으로부터 재인증평가를 위해 교직원들이 한마음으로 합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타원 이사장의 믿음과 격려가 항상 자리하고 있다.


인연들의 일화 ② 송상진 교무
송상진 교무는 2018년 가을에 모교인 미주선대의 원불교학과 교수로 임명됐고, 현재는 원불교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부친 송혜중 교도와 모친 강대진 교도는 캐나다 이민 1세로,  매년 휴가기간을 모아 1년에 한 번씩, 온가족이 대산종법사가 있는 곳에서 2~3주를 보냈다고 한다. 매 해 반복되는 한국 방문이 어린 두 딸 은전과 상진에게는 즐겁고 재미있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때에  스승의 법과 자비가 가랑비에 옷을 적시듯 이들의 마음에 깊이 심어졌지 않았나싶다.

스승인 대산종사를 향한 마음이 지극하던 송혜중에게 대산종사의 열반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지병이 깊어져가던 송혜중은, 대산종사의 유업으로 미주선대 설립이 추진된다는 소식을 병상에서 전해 듣고 자녀들에게, 특히 종교.정치학을  복수전공하는 둘째 딸 상진에게 미주선학대학원에서 공부하면 좋겠다는 자신의 소망을 이야기 했다.  부친을 여의고 생사대사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뇌하던 송 교무는 출가서원을 세우고, 당시 재학 중이던 토론토 대학을 졸업한 후 바로 미주선대에 와서 간사 1년, 예비과정 1년, 교무 1차검정고시, 석사과정 2년과 2차검정고시를 통과함으로써, 영어권 1호 교무가 됐다. 출가식 후 한국에서 12년을 살면서 서울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원광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마지막 5년 동안은 박사논문을 쓰면서 영산선학대학교의 교수로 학생지도와 강의를 맡으면서 원불교 창립정신을 몸으로 마음으로 체득했다. 

송 교무가 미주선대로 돌아와 학과장을 맡으면서, 원불교학과는 여러 면에서 활발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팬데믹에 발빠르게 대처해 미국의 여러 주와 해외에서 원불교학과의 온라인강좌를 등록해 수강자가 30여 명이 됐다. 또한 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무들을 강사로 초빙함으로써 다양한 강사진으로 영어권 교도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정산종사를 만난 후 원불교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놓았다는 일화처럼, 송상진교무는 미주 교화와 미주선대의 발전에 크게 공헌할 주역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응범·김법인 대호법의 공덕과 소망을 담은 미주선대 신규 캠퍼스 글로벌 다르마 빌딩(Global Dharma Building).
유응범·김법인 대호법의 공덕과 소망을 담은 미주선대 신규 캠퍼스 글로벌 다르마 빌딩(Global Dharma Building).

미주선대 신규캠퍼스의 결정, 천우신조
미주선대의 현 캠퍼스 삼성홀은 글랜사이드의 장기계획으로 인해 처음부터 제한된 조건 속에서 출범했다. 고문국 종사(초대총장) 재임 시부터 캠퍼스의 확장, 이전 과제를 고민하며 교단 백주년 사업으로 추진되길 바랬지만 이 과제는 교단 백주년이 지나도록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미주선대 신규캠퍼스로의 이전은 학교의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도시계획을 추진하려는 글렌사이드의 압박으로 더욱 긴급한 문제가 됐다. 건물의 매입은 가능하다 하나, 리모델링 비용은 더 큰 부담이었다. 비용이 마련되지 않은 이유 등으로 미주선대 캠퍼스 이전 문제는 교단으로부터 승인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신규캠퍼스의 위치와 도면을 여의도 교당의 양도승 교무를 통해 주산 유응범, 소타원 김법인 대호법(이하 ‘주산’, ‘소타원’)에게 전했다. 주산은 신규 캠퍼스 주위환경, 건물의 크기, 건물의 역사, 건물 실내의 사진 등 정보를 일일이 찾아 본 후, 소태산 대종사의 법을 전 세계에 전할 세계의 대학교로 미래의 확장까지를  보장할 수 있는 캠퍼스라고 하며, 이 건물 정도면 됐다고 미주선대 김복인 총장에게 연락했다. 

미국 원불교 교역자 교육에 특별한 서원을 가진 두 분을 미주선대로 인도해준 서부교구장 양윤성 교무에게 감사드린다. 새로 이전 하는 캠퍼스의 건물은 주산·소타원 대호법의 공덕과 소망을 담아 글로벌 다르마 빌딩(Global Dharma Building)이라 이름했다. 원불교 교법이 전세계인이 함께 수행하고 신앙할 수 있는 글로벌 다르마로 거듭나 피어나는 그 시작이 미주선대가 될 수 있도록  미주선대 교무와 전직원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주선대 이안봉불식은 원기106년 (2021) 9월 17일 오전 8시에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021년 4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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