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교무
남궁현 교무

[원불교신문=남궁현 교무] 봄바람이 불어오는 이 시기가 되면 항상 떠오르는 법문이 있다. 신성품 11장, “봄바람은 사(私)가 없이 평등하게 불어 주지마는 산 나무라야 그 기운을 받아 자라고, 성현들은 사가 없이 평등하게 법을 설하여 주지마는 신 있는 사람이라야 그 법을 오롯이 받아 갈 수 있다”는 말씀에 스스로의 신성을 뒤돌아보게 된다.

종법사가 내려준 신년법문 ‘집집마다 부처가 사는 세상’을 위해 가정에서나 교당에서 얼마나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려는 노력이 있었는지도 점검해 본다. “공부인의 신성을 먼저 보는 것은 신(信)이 곧 법을 담는 그릇이 되고, 모든 의무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되며, 모든 계율을 지키는 근본이 된다”고 한 도가의 말씀이 큰 화두로 다가온다. 

신성(信誠)이라는 글자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신은 사람인과 말씀언으로 돼있다. 성은 말씀언과 이룰 성으로 이뤄져있다. 결국 신성이란 사람(스승)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종법사가 총부 직원 총회에서 “신심이 있으면 법의 대의가 서게 되고, 진리와 스승과 맥이 통하게 된다”며 “신심이 있으면 나의 생각이 진리에 닿고 스승에 닿고 법에 닿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의가 세워지고 법과 통한다”고 했다. 이렇듯 스승님은 쉼 없이 법을 설하시고 각자가 교단의 주인으로 이 법을 오롯이 받아 가길 염원한다.

몹시 추운 날 솥을 걸라는 스승의 명을 받고 밤새도록 아홉 번이나 솥을 고쳐 걸고도 마음에 추호의 불평이 없었던 구정선사의 신성을 닮아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연륜이 쌓이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돼보니 구정선사의 신성도 중요하지만 정작 아홉 번이나 마음을 챙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신 스승님의 가르침에 마음이 울컥해진다.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고 범부가 깨쳐 부처가 되며, 제자가 배워 스승이 되는 것이니, 그대들도 어서어서 참다운 실력을 얻어 그대들 후진의 스승이 되라”한 대종사의 말씀이 봄바람과 함께 마음에 사무친다.

/원광대학교 대학교당

[2021년 4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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