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경 교도
주은경 교도

[원불교신문=주은경 교도] 지난해 5월 박중훈 교무님이 전북교구에서 진행하는 ‘3대가 함께하는 성지순례’ 행사를 공지했다. 남편은 우리 가족에게 좋은 기회라고 반가워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계획을 세워 우리 부부와 강남교당 소속 신혼부부인 큰딸 내외, 그리고 두 딸이 함께했다. 그중 큰딸이 태명 ‘똥똥이’를 임신한 지 8개월째가 돼 가족 3대가 함께하는 성지순례를 계획하게 됐다. 1박 2일 동안 익산·변산·영산성지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계획하고 원광선원을 방문해 원장님과 숙박을 결정했다. 

폭염주의보로 35도를 넘나드는 강렬한 햇빛 속에서, 업친데 덥친격 코로나19로 사람들과의 접촉이 두려웠던 시기였다. 하지만 우리는 마스크도 꼭 쓰고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진리를 믿고 여정을 시작했다. 

총부 익산성지를 방문할 때는 코로나로 인해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없었지만, 남편의 해설로 대종사님 성탑과 십상의 의미를 듣게 됐고, 이어서 정산종사님, 대산종사님 성탑을 참배하고 업적을 들었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온몸이 땀으로 뒤범벅이 된 사위의 모습에서, 사뭇 대종사님이 이 땅에 오셔서 무엇 때문에 우리 중생을 제도하려고 하셨는지 원불교를 잘 모르는 사위가 조금씩 알아가는 초석이 되기를 염원했다. 정산종사님은 “측량하는 사람이 기점을 잡음이 중요하듯이 제도의 기점을 자기에게 두어 자신제도에 힘쓰면서 제도사업을 하라” 하셨는데 사위와 손주를 제도하려니 지금보다 더 충실히 자신제도에 노력하겠노라 다짐을 했다. 

그날 오후 변산원광선원으로 이동한 후 대각전에서 ‘송성호 주은경 가족 성지순례 결제식’을 올리고, 저녁에는 봉래정사, 실상사 등 제법성지를 순례했다. 둘째날 새벽 5시 가족들이 목탁을 치며 함께한 ‘교강선포 100주년기념 50일특별기도식’은 이번 성지순례의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다. 다음 목적지인 영산성지로 출발했다. 도착한 곳은 대종사님의 대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만고일월 기념비였다. 바로 옆 일원상 상징탑에서 기념사진도 한 컷 남기고 대종사 탄생가로 발길을 돌리니 초록초록한 푸른 초원은 우리를 무한히 반겼다. 계속되는 강렬한 햇빛과 높은 습도가 임산부에게 무리를 주어 아쉽게도 남은 곳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함께 성지순례를 하며 평온함과 행복감을 느꼈다는 가족들의 감상에 감사함이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가족이라는 인연으로 만난 세 딸과 사위, 그리고 남편이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를 받고 있으니 이번 성지순례의 기운을 받아 보은 봉공하며 살겠습니다”라고 염원했다. 법신불 사은님의 가피가 아니면 이번 성지순례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장 궁금했던 사위의 소감을 들어 봤다. 원불교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무작정 참여하느라 고되기도 했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하니 교화의 첫걸음으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새로운 인연 똥똥이는 지난해 10월에 세상에 태어나 법경이라는 법명을 받았다. 원컨대 법경이는 탄탄한 모태신앙이 주춧돌 되어 마음의 자유를 얻는 사람이 되기를 법신불 사은님께 빌어 본다. 

성지순례를 계기로 가족교화의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지게 됐다고 느끼며 가족이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계속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 한해도 가족교화를 통해 함께 마음공부하는 일원가정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이를 통해 집집마다 부처가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나의 가족교화는 아직도 진행 중이며, 계속될 것이다. 원불교 교도들의 행복한 가족교화를 응원한다.

/정읍교당

[2021년 4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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