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명심 예비교무
원명심 예비교무

[원불교신문=원명심 예비교무] 반갑습니다. 영산선학대학교 원불교학과 4학년 원명심입니다. 저의 고향은 미얀마입니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인간의 추악한 욕심으로 인해서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 어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첫날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이 아직까지도 꿈 같습니다. 저는 한국이라는 선진국에 와 있어서 그런지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끔찍하고, 그 사람들의 앞길이 정말 무섭기도 합니다. 

1988년 저희 아버지 때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보 통신이 덜 발달돼 세계가 잘 몰랐습니다. 아버지께서 그때 이야기를 해주시면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생각만 했었는데, 우리 때 이런 일들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저는 현지에 있지 않지만 인터넷으로 현지 기사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걱정이 많이 됩니다. 사망한 분들과 유족들을 보면 그분들과 같이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맛있는 밥을 먹을 때마다 미얀마 사람들은 잘 먹고는 있을까 생각나고, 즐거운 일이 있을 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금 얼마나 불안할까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저는 현지에서 함께 시위를 못하지만 지금 제가 있는 자리에서 미얀마 국민으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늘 마음으로 함께 하고 매일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교무님들과 도반이 우리나라의 불안한 상황에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많은 종교인들과 국민들이 우리와 함께 슬퍼하고 도와주시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정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한국에서도 1980년 5월 18일에 우리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군부독재가 일어나자 학생들로부터 시작해 전국민들이 함께 이겨냈던 모습,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5.18 운동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많은 민주화 운동을 하셨고 그로 인해 민주주의를 이뤄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과 같이 미얀마도 민주주의가 곧 실현될 거라고 믿습니다. 

대산종사께서는 “앞으로 오는 시대는 밝은 시대요 천하가 한 집안되는 시대라 오직 원만하고 평등한 법이라야 전 인류가 다 응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는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미얀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잘못된 일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정의만 남아서 크게 발전하기 위해 이렇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족들 간의 다툼과 갈등도 이 일로 인해 없어져서 미얀마에 사는 모든 민족들이 한 가족으로 살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자유를 얻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시민들은 무더위 속 전쟁터에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못하고 낮에나 밤에나 불안 가운데에서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까지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수천명이 부상 당했고 실종됐습니다. 저도 가족들과 연락이 안 된지 한달이 넘어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군부 쿠데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도 세계의 평화와 대한민국의 안정과 원불교의 발전을 돕는 교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산선학대학교

[2021년 4월 16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