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최대 경절 대각개교절을 코로나19 4차 유행의 위기 속에서 맞이하게 되었다. 내년 대각개교절은 반드시 마스크를 벗고 함께 모여서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어려운 시기에도 법잔치·은혜잔치·놀이잔치로 다양하게 진행되는 경축행사가 원만하게 치러져 메마른 세상을 맑고 밝고 훈훈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소태산 대종사의 대각을 기념하는 대각개교절은 그 자체로 교도들 모두에게 깨달음을 향한 정진을 촉구한다. 소태산은 사람만 믿으라고 하지 않고 각자가 부단히 정진해 대각여래위에 오르라 가르쳤고 이를 위해 교리와 교단이라는 자비방편을 내어주었다. 출가 재가 모든 공부인들은 이러한 소태산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공부심을 다시 한 번 챙기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우리는 깨달음을 위한 적공과 더불어 소태산 대종사의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당장은 대각을 못했다 할지라도 성자의 가르침에 기대어 정각정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은 어떨까. 천만 경계에 응할 때마다 ‘소태산 대종사라면 어떻게 하실까’라고 자문해보는 것이다. 물론 그 답은 경전 속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일상생활의 수많은 경계에 그때그때 대처하기 위해서는 현실로 스승님을 소환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컨대, 우리 스승님이라면 아침 몇 시에 일어나실까. 아침 좌선은 어떻게 하실까. 식사는 어떻게 하실까. 출근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실까.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대하실까. 결정하기 힘들거나 처리하기 힘든 일을 당했을 땐 어떻게 하실까. 몸이 아플 땐 어떻게 하실까. 퇴근 후에는 무엇을 하시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잠자리에 드실까. 이렇게 일상에서 심신작용을 할 때마다 스승님을 마음으로 모시고 답을 구하면 대각여래위를 향한 심신작용처리건이 쌓이게 될 것 같다.

교당과 기관, 교단의 운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승님이라면 이런 경계에서 어떻게 취사하실까 생각해 보자. 지자본위의 인사 행정은 어떻게 하셨을까. 경제적으로 어려운 기관의 운영은 어떻게 풀어가셨을까. 현재의 공부 풍토를 보시고 무슨 말씀을 하실까. 현재의 법위사정을 보시고 무슨 말씀을 하실까. 모든 일들을 소태산의 관점으로 보고 소태산의 방식으로 추진하고 소태산의 평가기준으로 평가해보자. 

소태산은 먼저 자신의 대각을 위해 정진했지만 대각 이후에는 중생들의 대각을 위해 정진했다. 소태산의 심통제자라면 그가 제시한 길로 가야 한다. 일상의 삶 역시 소태산의 방식이어야 한다. 우리의 대각은 그 안에 있다. 상시훈련에 대한 전산종법사의 지속적 강조 역시 소태산의 삶의 방식을 실천하여 나날이 진급하자는 자비 경륜일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대각개교 경축 장엄은 대각을 향한 우리의 정진이 아닐까.

[2021년 4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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