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당 전 교도가 지난해 8월 제주교당에서 열린 교도정기훈련에 참석해 법의 훈증을 받았다.
제주교당 전 교도가 지난해 8월 제주교당에서 열린 교도정기훈련에 참석해 법의 훈증을 받았다.

[원불교신문=권원준 기자] 봄꽃 향기 가득한 대한민국의 최남단 제주. 그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은 언제나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네는 듯하다. 우리에게 제주는 평화의 섬이다. 대산종사가 이곳을 세계평화의 거점으로 삼고 세계평화를 기원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43년 전 이맘때 대산종사가 제주에 첫 순방을 나섰다. 그리고 이곳에서 ‘세계평화 국운무궁 기원식’과 세계평화와 국가발전, 교운융창을 위한 ‘대각개교절 대법회’를 열고 “제주가 국제교화의 중심이 돼 세계평화를 이룩하자”며 이곳에서 세계평화가 시작 되길 염원했다.


봉사활동이 맺은 인연
그 염원을 이루기 위해 선봉에서 교화를 펼치는 교당이 있다. 바로 제주교당(강혜선·황주원·김기현 교무)이다. 제주교화의 시작은 원기49년 원광대 원불교학과가 제주 봉사활동으로 처음 터를 닦으면서였다. 원기53년에 진규호 전주교당 교도가 한국자동차보험 제주지점장으로 부임해 제주시에 교당 설립의 뜻을 세우면서 교화의 싹을 틔웠다. 1년 뒤 진 교도 사무실에서 첫 법회를 열었고 교화사업회의 후원과 전주교당의 연원으로 전셋집을 마련해 제주선교소를 봉불했다. 원기56년 이세연 교도회장이 제주시 일도2동 1024-9번지를 (대지 292.56㎡, 건평109㎡)희사해 제주교당을 신축하며 제주교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원기79년 제주시 삼성로11길 3-16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교구청을 겸한 교당을 신축해 지금에 이르렀다. 

교당봉공회가 독거노인 반찬 나눔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에 원불교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당봉공회가 독거노인 반찬 나눔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에 원불교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당경제에 이바지하고자 교도들이 한라봉청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교당경제에 이바지하고자 교도들이 한라봉청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교당 동아리의 하나인 소태산 마음공부 개강식이 열리고 있다.
교당 동아리의 하나인 소태산 마음공부 개강식이 열리고 있다.

재가교도 중심의 교화
원불교가 처음 제주에 들어올 당시 제주는 1만 8천여 신들의 고향이라고 할 정도로 토속신앙이 크게 성했었다. 그런 와중에 신종교인 원불교가 제주에서 자리 잡은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교도들의 정성스러운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황주원 주임교무는 교당의 자랑으로 교도들의 활동을 꼽았다.

황 교무는 “지금 활동하고 있는 교도들은 대종사님께서 직접 손잡아 주신 인연인 듯하다”며 “교도들이 교당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교도들이 하자는 일만 뒷바라지 해도 교무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특별한 신심으로 활동하는 교도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렇듯 교도들은 코로나19 등의 어려운 여건에도 다양한 교화프로그램을 준비해 제주교당 교화의 비상을 이끌고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활동이 있다. 바로 동아리 활동이다. 교당 공간과 교도들의 역량이 어우러져 다양한 교화사업을 전개한다면 교화의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감으로 시작한 동아리 활동이 어느새 교당교화의 한몫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장권 교도회장은 즐거운 교당이 되도록 전교도 1인 1동아리 참여를 독려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제주교당은 교도들의 특성을 살려 여행, 문화, 한자풀이 경전봉독, 마음공부방, 탁구, 선정진, 염불, 웰빙 요가반의 운영으로 교화의 효과를 내고 있었다. 

또 원기106년에는 교화단 결속력을 강화해 교화단 위주의 활동이 되도록 독려한 것도 교화성장의 핵심동력이 됐다. 교화단 별 강연자를 선정해 법회 때 강연, 공부담을 진행케 하고 단별로 진행될 1박 2일 훈련의 교당스테이를 계획해 공부하는 교당이 되도록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매월 첫째 주 단장, 중앙 훈련을 시행해 교화단 구성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교도들은 교화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화단 법회만큼은 꼭 참석해 법정을 나눈다. 이와 함께 청소년 교화와 가족 합동법회를 꾸준히 진행해 일원가족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제주 해군기지와 한길학교(소년원) 종교행사를 개설해 특수교화에도 전념하는 등 곳곳에서 교화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교구청운회 주관으로 제주국제훈련원 야외작업이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구청운회 주관으로 제주국제훈련원 야외작업이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당 동아리인 한자풀이 교전봉독회가 줌을 활용해 공부를 진행하고 있다.
교당 동아리인 한자풀이 교전봉독회가 줌을 활용해 공부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사회 새로운 교화모델 제시
제주교당은 봉공회, 여성회, 청운회의 재가 단체 활동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교화에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봉공회는 인근 초등학교에 장학금 지급, 독거노인 반찬 나누기, 교도 장례시 화환 보내기, 각종 봉사활동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청운회는 스승의날 행사, 산천단 기도, 수능 수험생을 챙기기, 군 교화지 감귤 보내기 등을 진행하며 안과 밖으로 활동을 잇고 있다. 여성회는 교당 문화동아리 주관, 땡스맘 행사, 환경운동을 꾸준하게 펼쳐 나가고 있으며 오사카 주변 제주 1세대 동포에게 김치 나누기 사업, 제주 출신 1세대 독거할머니 지원사업을 전개하는 등 해외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제주교당 교도들은 이 모든 활동을 재가 단체 이름으로 함께 하며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로 10년째 진행 중인 원불교중국어문화아카데미(이하 원중아카데미)는 원불교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직·간접으로 교화의 성과를 거두며 교당교화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원중아카데미의 첫 시작은 원기97년 대각개교절을 맞아 시민들을 어떻게 하면 교당으로 인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첫해 74명을 시작으로 해마다 100~140여 명이 수강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천여 명의 지역민이 교육에 참여하는 성과를 냈다. 이에 힘입어 중국 주제주총영사관의 우호 단체 등록이 됐으며, 제주대학교 상무공자학원과의 업무지원협약을 체결하는 등 도내기관의 긴밀한 협력과 후원을 받으며 지역사회 교화를 위한 외연을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원기99년에는 동문회가 발족돼 크고 작은 교당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아카데미에서 인연이 된 신입교도들이 해마다 생겨나며 교화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원중아카데미 발음특강 후 제주교당 대각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중아카데미 발음특강 후 제주교당 대각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단장·중앙 워크숍에서 신입교도관리와 교화신장을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올해 초 열린 단장·중앙 워크숍에서 신입교도관리와 교화신장을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제주교당은 제주 교화의 장자
제주교당은 제주교당만의 활동에 그치지 않았다. 제주 교화의 첫 시작인 제주교당은 원기79년부터 제주교구청과 그 명맥을 같이하며 제주교화를 하나의 교화공동체라 여겼다. 김정심 제주교구 교의회의장은 “제주교당은 제주도의 관문교당, 장자교당이다”며 “제주교당을 중심으로 제주교화 전체를 토탈교화시스템으로 운영했고 이것이 지금 제주교화를 이끌어 온 힘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의 제주교당 교화의지는 어느 때 보다 열정적이다”며 “특히 교무님의 노력으로 소모임, 사랑방 문화가 생겨나 소통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현재의 분위기가 제주교당뿐만 아니라 제주 전역에 전해져 교화성장으로 이어지길 바랐다. 

또 하나의 바람을 전했다. 바로 국제훈련원 건축에 매진하는 것이다. 김 의장은 “대산종사가 제주를 각별히 생각하셨다”며 “국제훈련원을 봉불한 후 국제교화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고 하셨는데, 이제 훈련원을 새롭게 단장해 그 말씀을 실현할 때가 됐다”고 훈련원 재건에 의지를 다지며 교단에서도 많은 관심으로 함께하길 바랐다.

제주 교화 55년, 수많은 풍파와 함께했을 순간순간이 현재의 기적을 나투는 밑거름이 됐을 것이다. 황 교무는 “앞으로 더 많은 호법 동지와 불보살이 배출되도록 정성을 다해 제주교화가 성장하도록 하겠다”며 힘줘 말했다. 황 교무는 제주의 원불교 역사를 써 내려온 교도들의 노고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교화 비전을 공부에 중점을 두고 교도들이 진급할 수 있도록 알뜰하게 챙기고 있었다. 이것이 교무가 교도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앞으로의 나날이 더 기대되는 곳이다.
 

교화단, 동아리 활동으로 공부하는 즐거움이 가득한 제주교당.
교화단, 동아리 활동으로 공부하는 즐거움이 가득한 제주교당.

[2021년 4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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