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이슬람은 언어적으로 ‘평화’와 ‘복종’을 의미하는 ‘이슬람’ 그 자체로 종교의 이름을 부른다. 이미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이슬람,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에서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을 만났다. 이웃종교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다름을 포용하기 위한 본사 기획 ‘이웃 종교인’ 두 번째 순서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

이슬람의 기본교리와 경전인 『꾸란』에 대한 소개
유일신교인 이슬람은 하나님을 믿는 종교이다. 사람들은 흔히 이슬람을 일컬어 5행 6신(五行六信)의 종교라고 한다. 이슬람 교리는 크게 5가지 의무 실천 규정(신앙고백, 예배, 단식, 희사, 성지순례)과 6가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슬림들은 6가지 믿음을 바탕으로 일상의 삶인 5가지 실천의식을 충실히 지킴으로써 무슬림으로서의 올바른 삶을 영위하며, 그 삶의 결과는 천국의 구원임을 확신한다. 

‘너를 창조하여 주신 주님의 이름으로 읽어라’로 시작된 『꾸란』은 23년 동안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계시된 구절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한 이슬람 경전이다. 『꾸란』은 한 언어(아랍어)로 한 사람(무함마드)에게 한 지역(메카와 메디나)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23년)동안 계시돼 기록되었기 때문에 한 글자의 첨삭도 없이 1400여 년 동안 유지 보존돼 그대로 오늘날까지 전해질 수 있었다. 오늘날 세계 18억 무슬림들이 삶의 지표로 삼아 읽고 있는 경전이고, 일부 국가들은 헌법을 대신해 『꾸란』을 적용하고 있다. 


이슬람이 종교로서 한국에 전교된 때는 언제인가
이슬람이 종교로서 한국 사회에 전교되고 이슬람 공동체가 출범하게 된 것은 1950년대 중반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유엔 평화 유지군의 일원으로 파견된 터키군에 의해 이슬람이 한국에 소개됐다. 1955년 ‘한국 이슬람협회’가 설립되고 뒤이어 ‘한국 이슬람교 중앙연합회’를 거쳐 지금의 서울성원을 관리하는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로 이어지게 된다. 

전쟁 후 한국의 이슬람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1970~80년대 한국기업과 근로자들의 중동 진출에 편승해 정부는 산유국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남동에 1976년 서울중앙성원을 지었다. 이후 아랍 이슬람 국가들의 재정 지원으로 이슬람 선교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60여 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 이슬람 공동체는 현재 약 4만 명의 한국 무슬림과 20만 명의 외국인 무슬림이 있다.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25개의 이슬람 성원과 150여 개의 임시 예배소가 운영되고 있다. 
 

무슬림에게 라마단 달의 단식이 의무화된 중요한 의미는
라마단 달의 단식을 통해 내적으로는 소홀했던 자신의 본모습을 되찾고 신앙을 재정립하는 기회를 갖는다. 단식 기간 중 무슬림은 예배에 보다 충실해야 하고, 『꾸란』을 읽는 시간을 늘려 하나님의 가르침을 상기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한 달간 지속되는 단식은 신앙인의 자질과 인내심을 키우는 수련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식은 자신의 육체적 능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다. 결코 짧지 않은 한 달 동안 단식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육체적 한계를 체험해 자신이 누리고 있는 축복과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보다 중요한 것은 단식은 공유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배고픈 이웃들의 고통과 힘듬을 공유함으로써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고 재산을 환원하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무슬림에게 라마단 달의 단식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사랑이고 용서이며 구원이다. 
 

『꾸란』이라는 하나의 통일된 원칙을 지키며 
개인의 특성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것이 이슬람의 가르침이다.


무슬림에게 의무헌금 실천은 어떤 책임과 의무인가
이슬람의 헌금 규정은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 누구를 막론하고 잉여 재산이 발생했을 때 의무로 부과된다. 이슬람의 의무 헌금 제도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일반적 의미의 의무 헌금은 수입이 있는 모든 무슬림이 1년을 단위로 자신의 수입을 정산해 순수 저축금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드시 사회에 환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부채가 있거나 가족을 부양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부채상환과 가족부양의 의무가 우선된다. 또한 최소 저축금이 금(金) 85g(약 500만 원)에 달하지 못한 경우에도 헌금의 의무가 면제된다. 

또 다른 의무 헌금에는 축제 헌금이 있다. 라마단 단식월이 끝나고 새 달(Sawal)을 맞이하는 축제 예배가 끝나기 전까지 모든 무슬림은 자신의 가족 수만큼 주변의 필요한 사람들에게 한 끼의 식사를 제공하도록 하는 헌금제도다. 이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공동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축제의 기쁨을 함께 공유하도록 가르치는 의무 헌금이다.


이슬람문화에 대한 편견과 오해 등 부정적인 정서를 극복하기 위한 교단의 노력이 있다면
오늘날 우리는 서로 다른 다양한 국가와 민족, 그리고 문화와 종교가 어우러진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이곳 한국이슬람 중앙성원에서는 이슬람 문화와 아랍어 교육, 교리강좌를 통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꾸준하게 안내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남성과 여성, 민족과 부족들을 다르게 창조하셨는데, 창조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서로가 서로를 알게 하기 위함이다. 공존과 공영이 함께 있는 것이다. 모두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슬람은 『꾸란』이라는 하나의 통일된 원칙을 지키며 개개인의 특성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것이 『꾸란』의 가르침이다. 21세기 새로운 대안으로 이슬람의 가르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고자 한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무슬림들은 서로 만나면 “앗쌀라무 알라이쿰(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길 기원합니다)”, “와알라이쿠뭇 쌀람(당신에게도 평화가 깃들길 기원합니다)”이라고 인사를 나눈다. 서로에게 하나님(Allah)의 진정한 평화를 바라는 기도이며, 모든 사람에게 사랑과 평화가 충만하길 기원하는 이슬람 교리의 근본을 실천하는 인사말이다. 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앗쌀라무 알라이쿰.
 

[2021년 5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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