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웅 교도
조세웅 교도

[원불교신문=조세웅 교도] 원기106년 공동생일날을 맞아 교당으로부터 개정증보로 발간된 새 교전책을 선물 받았다. 마치 예전 초등학생 시절, 한 학년 올라가면 받았던 새 교과서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마음이 생겨서인지 설레기도 하고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인 원불교. 초등학생 시절엔 아무런 생각 없이 교당을 다녔던 기억이 있다. 제대로 교전책을 접했던 것은 대학교에 다닐 때 원심회 동아리에 가입하면서부터다. 독서모임에서 UR(종교연합운동)로 동아리의 목적이 바뀌면서 모임이 재창립 되다 보니 우리 교법을 우선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었다. 학교에 일찍 등교한 뒤 동아리방에서 지도 교무님, 법우들과 함께 공부했는데 바로 그 때 비로소 교전책을 만나게 됐다.

그리고 직장·사회 생활을 하면서 막혔던 경계를 해결하기 위해 교당에서 설법과 단회를 통해 법 공부를 했으며 특히, 법인회 공부방에서 여러 교무님들, 교도님들과 함께 일기를 쓰면서 정전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인생의 참 진리를 만나게 되는 큰 전환점이 됐다. 또 이 법과 진리를 몸소 느꼈고 스승님과 회상이 왜 하나인지 조금은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나는 다행히 내 인생을 밝고 원만구족하게 살 수 있는 이 법과 진리를 만났지 않았는가?’. 그리고 ‘성인이 나시기 전에 그 진리와 법이 천지에 갊아있고 성인이 나신 뒤에는 성인에게 있고, 그 성인이 가신 뒤에는 그 경전에 진리와 법이 담겨 있다’고 한 말씀도 떠올려 본다. 

필자는 잠깐 글을 쓰는 일도 마음이 쓰이는데, 만생령들에게 진리와 법을 전해 주기 위해 우리 대종사께서 하신 모든 정황을 생각해 봤더니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그동안 마음공부도 하고 많은 설법을 듣고 하니 뭔가 아는 것 같이 이야기를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것은 그 시간 동감하고 있는 것일 뿐 돌아서면 잊어버리곤 한다. 그러니 법이 활용이 안 될 때가 많았다. 

또한 방향만 조금 달리 질문을 해도 스스로 답변을 못 한다는 것은 확실하게 안 것이 아니다. 때문에 ‘실제 생활에서 스스로 확인이 돼야 진정 공부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법을 만난 기쁨, 이 스승을 만난 기쁨, 이 회상을 만난 기쁨, 이 진리를 찾는 기쁨이 은혜생활로 이어지길 다짐하며 기도한다.

어느 날 스스로 마음공부의 위력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골목길을 세차게 달려온 어떤 차가 필자의 차 앞에서 부딪치려는 찰나 힘차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순간, 화가 일어나기보다 멈춤에서 느꼈던 희열과 법열은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원기28년(1943) 1월에 대종사 새로 정한 교리도를 발표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내 교법의 진수가 모두 여기에 들어 있건마는 나의 참뜻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꼬. 지금 대중 가운데 이 뜻은 온전히 받아 갈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니, 그 원인, 첫째는 그 정신이 재와 색으로 흐르고, 둘째는 명예와 허식으로 흘러서 일심 집중이 안되는 연고다. 그대들이 그럴진대 차라리 이것을 놓고 저것을 구하든지, 저것을 놓고 이것을 구하든지 좌우간 큰 결정을 세워서 외길로 나아가야 성공이 있으리라.” 

새 교전책을 선물 받은 지금, 스스로 새로운 마음을 새기는 부촉품 7장 말씀으로 서원을 다짐 해본다.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경계에서 혹은 공부를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생각을 하거나 신앙을 하거나 오직 정성스럽게 이 공부 이 사업에 정진할 뿐이다.

/북일교당

[2021년 5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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