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올해로 35회째를 맞은 ‘솜리 어린이 민속 큰 잔치’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코로나19로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도 위축된 가운데 각 가정에서는 이번 솜리 어린이 민속 큰 잔치가 큰 대안이 됐다. 특정 장소를 가지 않고도, 이른바 ‘집콕’을 하면서 온 가족이 함께 어린이날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송출된 영상에는 여러 민속놀이 유래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출연자들이 공기놀이와 제기차기, 연날리기, 팽이놀이 등과 같은 놀이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영상 속 교무들의 노련하고 친절한 진행은 시청자와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비대면 시대, 솜리 어린이 민속 큰 잔치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또 교도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우리만의 잔치가 아닌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민들과 함께했다는 데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기자도 10대 시절 어린이날을 맞아 온 가족이 원광대학교에서 열리는 솜리 어린이 민속 큰 잔치에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민속놀이인 투호를 처음 접해보며 느낀 즐거움은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미 오래전부터 솜리 어린이 민속 큰 잔치는 지역의 대표 어린이 행사로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또 있다. 이 같은 일은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익산시와 중앙총부, 원광대학교 등 70여 곳의 후원기관과 단체들을 비롯해 행사 진행자들의 애정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터. 

올해는 특히 솜리 어린이 민속 큰 잔치를 향한 후원의 손길이 앞서 진행된 34회(원기104년)보다 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 이뤄진 나눔의 실천이기에 더욱 감사하다.

끝으로 이 잔치를 준비한 실무자들의 세심한 배려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현 사회 상황을 반영한 일명 ‘집콕 민솔놀이’라는 특별한 어린이날 선물을 마련하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이 없었겠는가. 접수 첫날 당초 계획한 온라인 참가 신청자 1000명 접수가 오전에 완료되는 등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게 나타나자 추가로 1200명을 늘려 참가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어린이들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또 외각 지역에 거주하거나 집안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해 5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오프라인 접수방법도 별도로 마련해 익산시에 거주하는 어린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최선을 다했다.

솜리 어린이 민속 큰잔치에 참여해 한바탕 큰 웃음을 머금고 간 2700명의 어린이들. 행사 관계자들을 대신해 이 어린이들에게 한 가지 귀한 바람을 전해 본다.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은혜를 베풀 수 있는 어른으로 건강하게 자라다오.”

[2021년 5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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