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광 교무
이도광 교무

[원불교신문=이도광 교무] ‘하늘의 가장 높은 힘’ 대한민국 공군의 최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공군사관학교!

대한민국 젊은 인재들은 하늘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4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한다. 이렇게 최고 엘리트들이 모여 ‘조국 수호와 세계 평화’라는 큰 포부를 가슴에 품고 어려운 학업과 힘든 훈련과정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최정예 공군 장교로 거듭나게 된다. 

4년 동안 원만한 생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교 모든 관계자들의 정성스런 훈육지도와 정신전력 강화에 도움 되는 종교활동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다. 이곳 공군사관학교에는 공군 유일의 원불교 ‘성무교당’이 자리하고 있다. 십 수 년 전 원불교 교당이 없는 이곳에 교화의 씨앗을 심고자 선배 교무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정성으로 원불교 예회를 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고, 이것을 시작으로 교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10여 년 동안 빈 강의실이나 휴게실을 돌며 매주 정성스럽게 원불교 예회를 거행했었다. 이 같은 정성의 결과 사은님의 큰 은덕과 공군사관학교의 배려로 원불교 교당 설립인가가 승인됐고, 원기99년 3월, 충북교구, 군종교구, 그 외 모든 재가출가 교도님들의 정성스런 후원과 관심으로 공군사관학교에 공군 최초의 원불교 성무교당이 설립됐다. 

필자는 원기101년 이곳 공군사관학교 성무교당에 발령을 받아 6년째 군교화를 해오고 있다. 부임 초반 부족한 교화경험으로 인해 공군사관학교 교화를 혼자 감당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잘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청소, 운전 등 간단한 업무들이 더 편했을 시기였으나, 이곳에 부임하고 보니 생도교화, 청소, 운전 같은 업무는 기본으로 해야 했다. 또 3성 장군인 학교장 이하 여러 간부, 이웃종교 군종장교들을 만나며 관계를 맺고 원불교를 알리는 업무까지 해야 했다. 공군에서는 원불교가 생소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뛰어야 했으나 지위가 높은 분들을 찾아가 인사를 하며 원불교를 소개한다는 것이 필자에게는 여간 불편하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이 일을 안 할 수는 없기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원불교가 하는 것이다’는 선배교무의 말씀을 귀감으로 삼아 개인적 어려움을 교화적 분발심으로 돌려 순교의 발걸음을 한발 한발 내딛으며 교화의 폭을 넓혀 나가게 됐다. 

이와 반대로 어렵지 않은 일도 있었다. 매주 수요일, 생소한 원불교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생도들을 만나는 것이었다. 쉴 틈 없이 빡빡한 학교 일정으로 몸과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생도들에게 필자의 온정이 담긴 대종사님의 말씀을 전해주는 것과, 맛있는 간식을 주는 일은 무지 행복한 일이었다. 필자는 생도들을 원불교에 입교를 시켜 교도로 만드는 것에 애쓰는 것보다 이들이 생활 속에서 대종사님의 말씀에 필요함을 느껴 교당에 찾아오게 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했었다. 그 결과 비록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원불교에 입교하고 졸업한 40여 명의 공군장교가 하늘과 땅에서 열심히 나라를 지키며 뜻있는 삶을 살고 있고, 이들을 뒤따르는 후배 생도들이 성무교당에서 줄을 서고 있다. 이렇게 불편함과 행복함이 함께 공존하는 교화터전인 공군사관학교. 필자는 이곳을 사랑한다. 교화자에게 사랑할 수 있는 교화터전을 만난다는 것은 큰 선물이고 큰 축복이다. 이러한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사랑과 감사를 전한다.      

/성무교당(공군사관학교)

[2021년 5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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