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교당은 원기104년 교도 정기훈련을 하섬해상훈련원에서 진행했다.
박근영 교무가 1기 동아리방 참가자들에게 법명이 새겨진 기념품과 수료증을 수여했다.

[원불교신문=권원준 기자]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코로나 덕분입니다.” 공부소득을 나누는 교도들의 얼굴에 법열이 가득하다. 화곡교당을 찾은 16일 법회 날, 3개월 동안 진행된 동아리 공부방의 수료식이 한창이다. 코로나로 인해 교화가 침체 됐단 말이 무색한 곳, 장밋빛 미래를 열어가는 화곡교당(박근영, 안지영 교무)을 찾았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화곡교당
올해 교당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화곡교당. 화곡의 시작은 원기54년, 당시 신촌교당 교무인 박은국 종사로부터 비롯됐다. 원기55년 5월 신촌교당이 연원이 돼 선교소 인가를 받았고 박덕수 초대 교무가 부임했다. 화곡교당의 초창기 교화 특징은 교도의 특성에 맞춰 단체를 조직하고 이를 뿌리 삼아 교화의 터전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엔 교당 역사와 함께하며 서울교구 봉공회의 시초가 된 ‘교당 봉공회’와 교당 초창기 교화를 위해 부부교도를 대상으로 결성한 ‘한둥글’이 있다. 또 교당의 원로교도들의 모임인 ‘화수회’, 교당 주무역할을 한 ‘여여회’, ‘청운회’ 등의 단체가 화곡교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50년의 세월 속에 일찍부터 자리 잡은 교도들의 공부심과 남다른 교화 열정이 수없이 많은 교단 일을 해내게 했다. 특히 공항, 목동, 오정, 김포 등의 연원교당을 내며 수도권교화를 일구는 일등 공신이 됐다.

이제 화곡교당은 교당 선진들이 일궈온 교화기반을 기틀 삼아 새로운 반 백년을 꾸려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언택트 교화, 세대별 교화, 지역사회 교화와 지구교당으로서 지구 합동교화를 진행하며 반 백년의 시작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기·상시훈련의 장, 동아리 공부방
지난해 11월 화곡교당은 IT 분과를 활성화하며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언택트 교화를 시작했다. 밴드 라이브와 줌을 활용해 정기법회, 교화협의회, 단장·중앙 모임, 반백일 기도, 동아리방 운영, 지구 재가교역자 회의 등 교당의 대소사를 언택트로 진행하고 있다. 그중 동아리방은 언택트 교화의 핵심동력이었다. 2월에 시작한 1기 언택트 동아리방은 3개월 동안 기초교리방, 의식집례방, 경전사경방, 경전봉독방, 어디서나선방, 감사일기방 총 6개로 나눠 진행됐다. 평균 100명인 법회 출석교도 중 43명이 참석하며 화곡교당의 공부와 교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16일 화곡교당에서 ‘마음을 바라보다, 마음을 공부하다’를 주제로 열린 1기 동아리방 수료식이 진행됐다. 
3개월 동안 언택트로 진행된 어디나 선방(동아리방) 참석자들이 서울교구청 원탑 옥상에서 대면 선방을 진행하고 있다.

감사일기방에 참가한 신준재 교도회장은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교감님께 문답감정받으며 마음의 힘을 얻었다”고 감사일기방을 통해 얻은 소득을 전했다. 또 “교사를 봉독하며 선진님에 대한 감사를 느꼈다”는 기초교리방 이윤성 교도, “집에서도 의식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의식집례방 김정진 교도, “핸드폰보다 교전을 더 가까이하게 됐다”는 경전사경반 김성안 교도, “코로나 덕분에 줌으로 좌선도 하게 됐다”는 어디서나선방 이명화 교도의 감상에서 이번 동아리방이 얼마나 알차고 소중한 시간이 됐는지 알 수 있다.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공부가 쉬워졌다”, “꾸준히 이어 가겠다”는 교도들의 소감을 들은 박 교무는 “전산종법사께서 사오백년 결복은 훈련의 힘으로 가야 한다고 하셨는데, 동아리 공부방으로 훈련의 힘을 얻어 정기·상시훈련의 문화가 조성됐다”고 기쁨을 표하며 교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상시훈련 기간에도 꾸준히 공부를 이어나가 자신성업봉찬을 이루는 공부인 되길 바란다”고 격려와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사실 모든 것이 처음인 상황에 교당 자체적으로 6개의 언택트 동아리방을 3개월 동안 쉬지 않고 운영하기란 쉽지는 않았을 터, 이는 교도들의 굳은 의지와 공부에 대한 열정 그리고 박근영 교무, 안지영 교무, 동아리방 방장들의 쉼 없는 정성과 수고로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세대별 교화와 지구공동 교화
화곡교당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하는 강점을 살려 미래교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도 잇고 있다. 원로교도들을 공도자 숭배의 정신으로 받들며 그들의 뒤를 이을 50·60세대와 30·40세대를 위한 맞춤 교화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교구 교당 연합활동 공모사업에 지구 30·40세대 교화를 위한 ‘동행, 일원가족 챌린지’가 선정되며 30·40세대를 주축 한 가족교화와 청소년교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강화·공항·구로·목동·화곡교당의 12가정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만남을 통해 법정을 나누며 교당의 주인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박 교무는 “긴 안목에서 시작한 30· 40세대 지구 공동교화가 원만하게 진행돼 교당과 교단의 장래를 밝게 열었으면 한다”는 바람과 함께 “앞으로 더 많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청소년교화를 담당하는 안지영 교무는 교당 어린이 교도들을 위해 손수 교화키트를 만들어 법회를 운영하는 등 교당의 미래교화를 위해 발맞추고 있다. 
 

박근영 교무가 언택트로 진행된 지구 재가교역자 훈련에서 ‘청정챌린지’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또 하나의 프로그램이 교화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화곡지구 9개 교당이 공동으로 실천하는 ‘청정챌린지’다. 화곡지구 지구장인 박 교무는 “지구 교무들과 함께 코로나 시대 교화방법을 연구하다 자신과 세상을 위한 ‘청정챌린지’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며 “청정챌린지는 마음과 기운을 맑고 깨끗하게 정화하자는 의미인 원불교 주문 ‘청정주’에서 착안했다”고 청정챌린지의 기획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청정챌린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매일매일 기도 정성으로 청정주를 독송하고, ‘몸을 건강하게, 마음을 청정하게, 세상을 아름답게’를 표준으로 유무념 공부를 해 개인과 세상을 청정하게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2월에 시작한 청정챌린지는 벌써 100일을 향하고 있다. 

4월부터 청정챌린지에 동참했다는 한정원 교도는 “청정챌린지 덕에 운동을 시작했고 한 달 여 만에 4kg을 감량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청정주 독송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있다”고 감상을 전했다.
 

안지영 교무가 손수 제작한 어린이 교도용 교화키트이다.
신준재 교도회장이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작성한 감사일기 19권이다.
양원도 교도가 청정챌린지 유무념을 100일간 정성스럽게 실천하며 점검한 점검표이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은혜나눔
교화의 포커스는 교당교화에만 향하지 않았다. 박 교무는 “화곡교당의 또 하나의 존재이유는 지역사회에 은혜를 전하기 위함이다”며 “특히 이 지역은 한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이 많이 사는 곳인데 이들에게 은혜가 두루 미칠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당 봉공회가 주축이 돼 진행하는 은혜나눔은 매년 화곡본동의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2가정)에 각 100만 원의 장학금을 법회 시간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또 매달 6가정에 쌀 10kg을 후원하고,  매년 4월에는 은혜나눔 행사를 열어 화곡본동의 소외계층에게 김치 40상자와 쌀 100포를 나누며 온정을 베풀고 있다. 

“화곡교당의 교화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 같다”는 박 교무는 “코로나 덕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이 시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시기지만 그 시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긴 쉽지 않다. 화곡교당은 위기를 기회 삼아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 교당 창립 반 백년의 역사를 알차게 써온 화곡교당. 앞으로의 반 백년에 담길 이야기가 기대되는 곳이다.
 

화곡교당은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을 매달 펼치고 있다.
화곡교당은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을 매달 펼치고 있다.

[2021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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