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친구
정다운 친구

[원불교신문=권원준 기자] 원불교 어린이 노래집 『정다운친구』가 36년 만에 새단장을 시작했다. 교화훈련부 청소년국은 원기70년(1985) 10월 30일 초판 발행된 『정다운친구』에 실린 어린이 성가를 편곡하는 것과 함께 개정판 발행을 준비 중이다. 본지는 청소년국과 공동으로 『정다운친구』가 걸어온 시간을 되짚어보고 동시에 미래 방향로를 탐색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여정은 『정다운친구』의 첫 발간부터 함께 해온 이선조 영광교구장(이하 이)과 담당 부서 실무자인 안성오 청소년국 교무(이하 안), 앞으로 작곡·편곡을 맡을 이진희 대전교당 교도(이하 진), 온성근 기흥교당 교도(이하 온)와 함께한다.

교학과 시절부터 15년 동안 손질하며 모은 것이
어린이 노래집 『정다운친구』 120곡이다

 

어린이 성가를 만들게 된 배경
안=어린이 노래집 『정다운친구』가 만들어지고 불려온 지 30여 년이 흘렀다. 이제는 개정판 발행과 편곡, 교당 어린이들의 녹음과 애니메이션 콘텐츠 제작까지, 종합적 콘텐츠로 발전될 장기계획이 꾸려졌다. 과거,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그려보며 우리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전해 줄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이=원기56년(1971) 원불교학과 1학년 여름방학 때 장수교당으로 훈련 실습을 나갔다. 훈련을 할 때 군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모였고, 어린이들과 연습한 대종사 십상 성극을 공연했다. 그때는 마땅히 부를 노래가 많지 않았다. 기존에 있는 곡에 가사를 붙여서 공연했고, 어린이 성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 동기들과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졸업 후 교화부에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곡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했다. 훈련 때마다 프로그램으로 노래 만들기를 진행했고, 글을 쓰는 사람만 있으면 가사를 부탁했다. 교학과 시절부터 시작해 15년 동안 손질하며 모은 것이 어린이 노래집 『정다운친구』 120곡이다. 그냥 만들겠다 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곡 중 작사자가 밝혀진 것은 백일장에서 당선된 사람이다. 공동작업이라도 90% 정도 했다고 하면 그 사람 이름을 밝혀줬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서 작자 미상이 아니라 공동작이다. 예비교역자 공동작이라고 해야 할 거다.
 

안성오 교화훈련부 청소년국 교무
 

『정다운친구』 작업은 그동안 쭉 해오던 일이며,

마음은 갖고 있었지만 혼자는 할 수 없었다. 이제 때가 됐다.

정다운친구에 대한 어린 시절 기억
온=어릴 때부터 함께 교당을 다녔던 청년들과 예전 얘기를 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게 『정다운친구』 이야기다. 어렸을 때 많은 기억이 『정다운친구』와 관련돼 있다.

진=저는 교당에서 배운 것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정다운친구』 공부를 같이 해주셨다. 성지순례를 가면 옥녀봉은 알아도 방언공사는 잘 몰랐다. 다 알려주셨다. 그래서 어른과 함께 배워야 한다고 생각을 했고 가장 재미있었던 기억은 어린이 교리퀴즈대회를 하면 교당마다 제비뽑기를 해서 성가 100여 곡을 불러야 했다. 준비하는 2달 동안 교무님께서 그 곡을 알려주시는데 교무님이 다 공부를 해서 알려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공부를 하다 보니, 또 규모가 작은 교당이라 반주자가 따로 없어서 교리퀴즈대회를 하면 내가 반주를 하게 됐었다. 그래서인지 『정다운친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는 것 같다.

이=어린이 교화도 일반 교화랑 통한다. ‘어린이가 될 때, 어린이 마음으로 늙을 때가 인격이 가장 높을 때다’라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있다. 아무리 고상하게 설교를 해도 천진함을 잃어버렸다면 그것은 인격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어린이 노래를 많이 부르면서 어른들도 천진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어린이들도 어린이 때 천진한 노래를 배운 것을 커서까지 가지고 다녀야 깨끗한 인품으로 일생을 사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온=청년회에서 자율활동으로 직접 곡을 만들었다. 음악전공인 제가 작곡을 하고 같이 가사를 붙이는 식으로 했다. 『정다운친구』 기억이 없었다면 이런 활동도 없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교무님의 정성, 우리를 보살펴 줬던 따듯한 마음들과 놀이나 활동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선조 영광교구장
이선조 영광교구장

그냥 만들어진 노래는 몇 번 부르고 나면 안 불린다. 혼이 들어간 것만 불린다.

지금 현재 필요한 것
안=지금의 작업이 하루아침에 하자고 해서 나온 것이 아니다. 『정다운친구』 교재를 재발간하는 데 있어서, 어린이들이 재밌어하고 좋아할 책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편곡작업 또한 계획을 세워 진행 중이다. 현재 편곡이 완료된 18곡은 교당 어린이들의 목소리로 녹음됐으며,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아기상어처럼 곡마다 캐릭터를 만들어 애니메이션 작업을 해서 온라인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유튜브 원불교 청소년국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편곡작업을 해보니 작곡가 역시 한 사람으로는 안 된다. 여러 사람에게 요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좌담을 기점으로 교단 내적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가 생기면 좋겠다.

온=직접 발로 뛰고 백일장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으로 완성됐다는 걸 알게 됐다. 결과물로 접했을 때 ‘이렇게 멜로디도 좋고 진솔하고 원불교다운 곡이 있을까?’ 생각해봤다. 우리가 열정으로 해야겠다.

이=어린이 성가대회, 창작 성가 작곡발표회 등을 진행해줘야 새로 하는 사람들도 의미가 있다. 비대면이라고 해도 줌 성가 부르기 대회 등이 필요하다. 일상에서 스며들게 하지 않으면 다시 사장된다. 

편곡을 바라보는 시각
안=이번에 편곡작업 된 『정다운친구』를 직접 들어보니 어떤가? 

온=먼저 재편곡이 된다는 사실에 기뻤다. 음악을 전공한 입장에서 항상 성가의 새로운 모습을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편곡된 정다운 친구는 신나고 리드미컬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앞으로 신나는 분위기와 함께 조금 더 다양한 장르의 편곡이 시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저는 곡들의 통일감이 좋았다. 일레트로닉 등 나름 다양성 시도는 했다. 그런데 한 분이 하다 보니까 통일감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단조롭고 변화가 없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한 것치고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었다. 아까 『정다운친구』 콘텐츠가 세분화되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요즘 어린이 콘텐츠에서 가장 유행을 하는 게 인성 동화다. 동물 소리, ABCD, 수학 놀이 등 다 나왔다. 
그러다 보니 인성 동화, 인성 동요에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다. 『정다운친구』 안에 있는 가사 내용을 보면 ‘대종사께서 어떻게 깨달음을 얻었고, 어떻게 교단의 사업이 진행됐는가’ 등의 교사 부분이 있고 ‘힘센 사람’ 처럼 인성 가사가 있다. 그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새 곡은 인성 가사 쪽에 맞춰진 곡을 쓰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온=곡이 만들어져도 어떻게 활용될지에 대한 방안이 먼저 나오는 게 중요하다.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예를 들어서 지금은 인터넷상에 참고곡이 많다. 이를 테면 ‘이런 스타일 비슷하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나왔을 때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것인가’, 그게 내·외부적으로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흘러가야 할지가 정해진 다음 성가 제작을 시작하면 훨씬 더 콘셉트가 정확해질 것 같다. 통일감이 중요한 활동 방향으로 정해지면 그런 식으로 만들면 되는 거다. 안타까웠던 것은 교당에서 어린이 법회를 진행해보고 했지만 ‘성가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나 ‘반주 트랙은 어떻게 할 것인지’, ‘법회 식순에서 중요도가 어떻게 돼 있는지’ 등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 먼저 우리가 자주 부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는 것이 우선이지 아닐까 한다.

이=학생 때 방언공사 노래가 안 나오더라. 그래서 ‘방언공사 노래를 왜 안 만들까?’ 궁금해하다가 내가 만들어 보기로 했다. 오페라를 연상해 봤다. 한 편의 오페라를 연출하면서 가사와 무용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내가 오페라를 좋아하는데 그것을 생각하며 가사를 만드는 거다. 오페라를 연출하면서 노래 가사를 만들면, 노래를 부르면서 ‘나는 어떻게 나를 개척하는가’와 같은 꿈이 들어간다. 그 꿈을 연출하면서 노래도 그렇게 만들고 가르칠 때도 그렇게 하면 우리가 얼마나 원대한 방언공사 후예들이 되겠는가. 그냥 만들어진 노래는 몇 번 부르고 나면 안 불린다. 혼이 들어간 것만 불린다. 이렇게 하나씩 만들어야지 어떻게 1년 안에 다 만들겠는가.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는 것에 박수를 치고 싶다.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으로 
성가 콘텐츠를 만들고,  놀이화 되면 좋겠다

 

이진희 대전교당 교도

신규 작곡을 하겠다는 건 굉장히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지금 나와 있는 멜로디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정다운친구』 미래에 대한 제언
진=지금까지 원불교를 위해 쓴 곡이 25곡 정도 된다. 콘텐츠 공모전 2곡, 원불교 100년 새 음원 중 20곡 등이다. 시스템 기반이 잘 갖춰지지 않다 보니 전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원기103년 신년법문 노래를 작곡했는데, 아무래도 신년법문 노래이다 보니 홍보가 잘 돼 비교적 많이 알려지고 불린 거로 알고 있다. 그 노래처럼 홍보를 통해 나머지 곡도 대중들에게 알려지기를 희망하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성의껏 만든 그 곡들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신규 작곡을 하겠다는 건 굉장히 좋은 생각이다. 그러나 지금 나와 있는 멜로디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도 든다. 기존 곡을 편곡하되 시스템 같은 경우, 즉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이를 테면 그림에 펜으로 터치를 하면 강아지 소리나 단어 관련 소리가 나는 제품이 있다. 이런 유형의 제품을 보급하는 등 전체적인 홍보와 활용에 대한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앞서 어린이 법회 식순을 말씀하셨는데 제가 어렸을 때 교당 교무님이 성가를 많이 좋아했다. 그래서 성가를 부르는 시간이 아니라 성가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4마디 끊고 배우고 또 4마디 끊고 배우는 등 1, 2절을 부르는 데만 10~15분 정도 걸렸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해야 신규 어린이 교도 등 아이들이 그나마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가를 다 같이 함께 배우면 처음 배우는 어린이들의 위화감도 줄어들지 않겠는가.

온=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각기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내부적인 부분을 짚어보겠다. 아예 어린이 법회 식순 자체에 성가 배우는 시간을 의무적으로 넣는다든가, 어른 법회에서도 음악에 대한 중요성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고양하기엔 음악이 좋은 방법이다. 제가 대중음악 반주를 하다 보니 교회에 가서도 반주를 하기도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여기는 식순 자체에 음악이 끊이지 않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식순 넘어갈 때의 윤활유가 음악이더라. 설교시간에도 기승전결을 나눠서 전부터 슬슬 음악이 먼저 들어오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행되는데 무작정 좋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좀 더 감정적이게 되고 흥이 느껴지는 것 같다. 성가 부르는 시간이니까 부르고 훅 지나가기보다는 중간에 음악을 넣을 방향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한다. 

외부적으론 유튜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활용해 보면 좋겠다. 기업들의 경우 유명한 유튜버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많이 하는데 우리도 인성 쪽으로 이름이 알려진 유튜버와 콜라보레이션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한다. 시리즈를 기획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곳에 쓰일 노래가 필요하게 된다. 이미 방문을 많이 하는 접근성이 좋은 유튜브 콘텐츠와 콜라보레이션을 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


『정다운친구』 제작 참여 방향
온=CCM 하면 교회가 떠오르듯 『정다운친구』 하면 원불교가 떠오르게 밖에서도 인식이 됐으면 한다. CCM이 좋아서 교역자가 되는 사람도 많고, 그것 때문에 그 종교에 다니는 사람도 많은데 우리도 『정다운친구』를 잘 만들어서 이것을 원불교의 대명사로 만들고 싶다.

진=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어린이 음악이 바뀐 지가 굉장히 오래됐다. 랩도 나온다. 그러므로 좀 더 다양하게 접근을 하고 싶다. 여러 장르를 보여 줄 수 있고 다양한 악기를 보여 줄 수 있게 편곡을 하고 싶다.

온=‘옛날 동화들이 결국 어린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른을 위한 이야기다’라는 말이 있다. 다가오는 시대를 대비하고 싶다. 『정다운친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원불교 음악을 봤을 때 이 시대에 맞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멜로디나 가사를 만들어 내고 싶다.
 

온성근 기흥교당 교도
온성근 기흥교당 교도

어린이 법회 식순 자체에 성가 배우는 시간을 의무적으로 넣는다든가, 어른 법회에서도 음악에 대한 중요성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청소년교화에 필요한 콘텐츠
진=전국 혹은 지역별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훈련이 강화됐으면 한다. 그래야 청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했을 때에도 교당을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콘텐츠가 있으면 계속 꼬리를 물어야 한다고 본다. 유튜버와 협업을 해서 원불교를 알리는데 거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할 수 있다’까지 이어져야 한다. 종교색을 조금 낮춰서라도 선·다도 한 달 프로그램 등 일반인도 많이 참여할 수 있는 교당 프로그램이 많이 기획됐으면 좋겠다.

안=각 교구별로도 어린이 성가 콘텐츠 개발과 보급에 정성을 쏟고 있다. 서울교구는 교당별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경인교구는 얼마 전 온라인 어린이 성가 UCC 경연대회를 진행해 보급에 힘을 줬다.

이=유머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한가지 예로 재미있는 콩트를 영상이나 이미지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원불교가 무엇을 믿는지 알게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시대 풍자를 할 수 있고 아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것들로 성가 콘텐츠를 만들고 그게 놀이화되면 좋겠다. 또 작곡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현장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극을 받아야 한다. 부교무 등 일단 교화자들이 목이 말라야 한다. 조금만 배우면 아이들의 사고를 넘어서는, 미래적 사고를 열어줄 수 있는 그런 내가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안=대산종사는 ‘공심’은 결국 주인이 되면 나온다. 주인이 내는 마음이 ‘공심’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린 시절에 『정다운친구』를 부르며 성장했듯이 앞으로의 원불교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어린이 성가 『정다운친구』가 되도록 작업을 해나가겠다. 빨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혼자는 할 수 없었다. 이제 때가 된 거 같다. 함께 해볼 기회와 인연들이 모이고 있다.

정리=이은선 기자 les@wonnews.co.kr

[2021년 5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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