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교당 저녁 수행정진 시간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외는 늘 주의하고
방심하지 않아야 유무념도 잘 할 수 있다.

 

하루의 일과가 마무리돼가는 시각 오후 9시. 서면교당 교도들은 설거지나 청소와 같은 집안일을 하거나 혹은 다른 일에 집중하다가도 이때는 일제히 ‘저녁 수행정진 시간(이하 수행정진)’을 갖는다. 법회 출석 인원 70여 명 중 온라인 접속이 어렵거나 늦게까지 일 하는 경우 등을 제외한 50여 명의 교도들이 주 6일 컴퓨터 모니터 앞으로 모여 원불교서면교당밴드에 접속한다. 

지난해 8월 초 김덕수 서면교당 교무의 제안으로 시작된 수행정진에 대한 교도들의 호응도가 처음부터 높은 건 아니었다. 취지를 설명할 때만 하더라도 단 18명 교도만이 좋다는 의견을 줬다. 하지만 상당수가 ‘하기는 해야 하는데…’라는 마음을 품고 있었기에 첫 달 30여 명에 이어 현재의 수준에 이르렀다.

법어합독, 영주, 입정, 상시일기 등으로 이어지는 수행정진에 참여하며 교도들은 각자 하루의 생활을 점검한다. 특히 상시응용주의사항 1조·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는 유무념, ‘안쓰는 전기 플러그 뽑기’, ‘늘 심고 모시기’와 같은 교당 유무념, 개인 유무념 등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상시일기 작성을 지도하는 김 교무의 모습에서 교도들에 대한 정성이 느껴진다.

김 교무는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외는 늘 주의하고 방심하지 않아야 유무념도 잘 할 수 있고 모든 시간과 항목을 기재할 수 있다”며 수행정진을 함께 하는 이들을 공부심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는 교도들이라고 소개했다.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다”, “요즘은 매일 유무념으로 자신을 챙기고 있다”, “무료했는데 모든 것을 공부로 돌리니 생활의 활력이 된다” 등 교도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하지만 이러한 소감 뒤엔 ‘함께 그리고 꾸준한 실천’이 있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는 이성호 교도는 “저녁 8시 50분이 되면 교무님이 밴드 라이브를 시작한다. 그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제일 먼저 출석 한다”면서 “계속하다보니 완전히 몸에 습관이 됐는데 그런 점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도 교무의 애정과 그를 신뢰하는 교도들의 성실함이 만들어 낸 서면교당 저녁 수행정진 시간. 위기라 불리던 비대면 문화를 기회로 만들어낸 이들의 다음 목표는 소박하지만 견고하다. 이미 몸에 밴 수행정진을 쉬지 않고 끝까지 쭉 유지하고자 하는 것. 그들의 바람은 이미 현재 진행 중이다.

 

[2021. 4. 30. 마음공부24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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