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오전 사드기지 물품 반입 충돌
평화기도식·평화순례 묵언기도

5월 25일 성주성지 소성리에서 열린 평화기도회에 참석한 90여 명의 순례객이 진밭교에서 사드 기지 입구까지 평화를 기원하는 행진을 했다.
5월 25일 성주성지 소성리에서 열린 평화기도회에 참석한 90여 명의 순례객이 진밭교에서 사드 기지 입구까지 평화를 기원하는 행진을 했다.

[원불교신문=윤관명] 5월 25일 오후 1시 30분 성주성지 대각전 앞에 90여 명의 평화기도 순례자들이 모였다. 지난 4월 28일 원불교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 새벽에 국방부는 경찰 1200여 명을 앞세워 70명의 시민활동가들과 종교의식을 진행 중인 김선명 교무를 강제해산 시키며 충돌을 빚었다. 이에 대해 경찰과 국방부는 사과도 없이 매주 2차례 물품 반입으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당일 새벽에도 무리한 강제해산으로 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원불교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의 탄생지인 성주성지에서 종교의식을 진행 중인 성직자를 끌어내고, 불전도구를 압수한 경찰과 국방부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으며, 성지수호를 위한 평화의 기도회를 시작하게 됐다. 

김선명 교무의 사회로 2시부터 시작된 평화기도식에는 전국에서 출가 54명, 재가 26명에 지역활동가 등 90여 명이 동참했다. 기도식은 이선조 영광교구장의 경종 10타로 시작해 평화기도문 낭독, 독경, 법어봉독, 성가 순으로 이어졌다.
 

박형선 교무(왜관교당)는 소성리 주민과 평화 지킴이 역할을 인정받아 제7회 박영숙 살림이상 평화부분 개인상을 수상했다.
박형선 교무(왜관교당)는 소성리 주민과 평화 지킴이 역할을 인정받아 제7회 박영숙 살림이상 평화부분 개인상을 수상했다.

경과보고에는 소성리 성지수호 활동보고와 박형선 교무의 제7회 박영숙 살림이상 시상 축하가 있었다. 이날 김성근 교무는 대종사 당대에 일본 순사들이 총부 숙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을 때 이에 분노하는 제자들에게 대종사께서 하신 말씀을 대중들에게 전했다. 김성근 교무는 “대종사께서는 ‘알고 보면 그들도 남이 아니다. 작은 머슴들 곧 간다. 광난의 무리가 세상을 뒤집고 가면 큰 머슴 온다’고 말씀 하셨다. 그 머슴이 주인을 뒤로 하고 지금까지 이 나라 이 땅을 관리하고 있다”며 “대종사께서 ‘저 큰 머슴으로부터 주권을 회복하고 보면 좋은 세상 온다. 이 한반도가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으로의 위상을 회복한다’고 말씀하셨는데 큰 머슴으로부터 주권을 회복해야 하는 시대적 과업과 책임이 우리에게 운명처럼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김 교무는 “우리가 합력하는 일은 이 분들이 마련한 이 기도장소와 기도시간에 함께해서 우리 안에 있는 천의(天意)를 감동시킬 요소를 위력으로 나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석주 소성리 마을 이장의 연대의 말과 사무여한단 선언문 낭독이 있었다. 기도식 후에는 사드 미군기지 앞까지 묵언기도를 올리며 평화순례가 이어졌다.

행사를 준비한 김선명 교무는 “정산종사가 기도한 달마산 기도터를 2017년 3월 1일 산상기도 이후 철조망에 가로막혀 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한 싸움에 지쳐가는 주민들과 지킴이들, 뜸해져가는 연대자의 발걸음이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소성리 주민들을 위로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모두가 새롭게 심신을 재계하고 기운을 일으키고자 한다”며 평화기도회의 의미를 밝혔다. 소성리 진밭평화교당에서는 매일 저녁 9시 밴드 라이브를 통해서 평화기도를 올리고 있다. 그리고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사회개벽교무단은 매월 1회 평화기도와 순례를 이어갈 계획이며, 종교환경회의에서도 6월에 5대종단 합동기도회를 소성리에서 열기로 예정돼 있다. 
 

[2021년 6월 4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