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권 교도
윤성권 교도

[원불교신문=윤성권 교도] 내가 경험한 안암교당 청년회는 촘촘하게 연결된 것 같다. 나는 스스로 찾아간 사례였다. 교당 입구에 들어가면 청년들이 환하게 맞이해주고, 간단한 프로필(정보) 카드를 작성한다.

그 정보는 교무님을 비롯해 회장단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전달한다. 만약 누군가 소개를 받고 갔다면 정보가 조금 더 빨리 공유된다. 교화부는 신입교도가 첫날 교당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교무님과 상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교화단까지 안내해준다. 신입교도가 법회 후 단회에 참석했다면 교화단의 단장 중앙은 그날을 기점으로 살뜰한 연결이 시작된다. 그리고 단 카톡방을 소개하며 자연스레 안암교당 생활에 안착을 돕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안암교당 신입교도는 교화단과 별개로 마치 동아리에 가입하듯이 사업부서를 선택할 수 있다. 사업부서는 교당 내 행사, 교화, 공연, 영상, 타이핑 등을 맡아서 진행한다. 신입교도를 포함해 모든 교도는 기본적으로 사업부서의 차장을 맡으며 교당의 교화 시스템뿐만 아니라 사업 시스템도 지켜보며 익히게 된다.

즉 신입교도는 교무, 교화단 뿐만 아니라 사업부와도 연결된다. 여기서 정기훈련이나 엠티, 공연 등 행사를 경험하며 다른 교도들과도 연결된다. 시간이 지나서 그 신입교도는 신입 딱지를 떼고, 사업부 수석차장, 부장, 교화부 단장, 중앙도 하며 본인이 경험한 프로세스를 다른 신입교도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다.

기본적으로 청년교화의 방향은 이러한 연결을 떼어놓고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다. 청년은 매우 다양해졌다. 과거에 직장인이었을 나이의 청년이 지금 직장인이 아니고, 과거에 결혼했었을 나이의 청년이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으레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거나 취업을 하거나 이후 결혼하리라 생각하던 패턴이 과거보다 현저히 늦어지거나 맞지 않게 된 것이다. 청년은 매우 불안해졌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구직활동 과정에서 불안, 무기력, 우울감 등이 생기며 위치가 흔들리며 약해지고 있다.

어떤 책에 따르면 오늘날 청년세대는 끝 모를 불황의 터널 입구에서 터널을 좀 더 편하게 지나갈 수 있는 열차의 자리 몇 개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과거보다 더 다양해지고, 더 불안해진 청년세대는 분명 교화에도 어려운 점으로 작용한다. 그럴수록 더욱 연결이 필요하다. 대학생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는 와중에도 사람들과 만나고, 연결되고 싶다. 어떤 경우에는 이야기만 잘 들어주어도 큰 위로가 된다.” 그것이 지금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교화의 방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청년 세대에서는 파이어족(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이 유행이라고 한다. 기성세대처럼 직장에서 삶의 가치를 찾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모습과 달리 조기 은퇴하고 원하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그래서 주식이니 부동산이니 재테크를 넘어서 지출을 최대한 절약하는 짠테크란 말도 나오고 있다. 재테크 얘기하니 누군가 최고의 남는 장사는 독서라고 한다. 누군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탐구하여 정리한 내용을 빠르면 하루 만에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말을 바꾸어서 원불교 마음공부가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 될 수는 없을까?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행복해지기 위해 고민하고, 탐구한 것을 집대성해놓은 게 원불교 마음공부인데, 우리는 이것을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니 얼마나 경제적인가. 이렇게 마음공부가 최고로 남는 장사이고,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안암교당

[2021년 6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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