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전서』 개정 증보에 따른 시비가 분분하다. 어떤 일을 하든지 실수와 잘못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과오를 범하지 않는 조직이나 개인은 없다. 누구나 완벽을 꿈꾸지만 과오와 흠결이 생기곤 한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극복하는 인간의 노력이다. 어찌 보면 인류의 역사도 숱한 과오를 겪으면서 한 발씩 나아갔다. 자신의 한계를 딛고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들의 분투야말로 역사를 이끄는 힘이다.

과거에 집착할수록 새로운 대안은 나오지 않는다. 경계에 주착하지 말고 경계에 응하는 우리들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주의해야 한다. 진정한 실력은 경계에 응할 때 드러나고, 숱한 경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실력이 자라난다. ‘경계를 대할 때마다 공부할 때가 돌아온 것을 염두에 잊지 말’라던 소태산 대종사의 말씀을 유념할 때다. 
 
자동차회사의 제품에 문제가 생겨서 약10만대 정도의 자동차를 리콜(recall)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문제를 숨기고 축소하다가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다음에야 리콜을 실행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작은 결함도 크게 인식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기 전에 미리 자진해서 리콜을 결단하는 회사도 있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세계적 기업이 하루아침에 망하기도 하고, 반대로 승승장구하는 기업으로 재도약하기도 한다.

초기 대응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마지못해 환불조치 정도로 대응하는 회사는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어렵다. 자사의 제품을 믿고 구입한 고객을 위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보상과 진심어린 서비스를 제공할 때 무너진 신뢰가 회복된다. 대응을 잘하는 회사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고객의 불만과 의견을 경청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신속하게 결함의 원인을 파악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 고객들에게 신속히 안내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적절한 인사조치와 책임자 문책으로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잘못된 관행을 폐기하여 침체된 사내 분위기를 바꿔준다. 나아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기술적 문제, 조직문화, 기업구조 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때는 중장기적인 혁신 작업을 추진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것이다.  

교단이 마주한 이번 경계를 자동차 회사의 경우에 빗대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계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엄청난 결과의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관건은 사안을 얼마만큼의 무게로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마음 귀를 열고 민심부터 경청해야 한다. 차분히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상응한 합리적이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평소에 공부한 실력을 발휘하라고 큰 경계가 우리를 타진하고 있다. 함께 삼대력을 발휘하자. 그래서 큰 경계를 큰 은혜로 돌리자. 

[2021년 6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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