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엽 교무
추도엽 교무

[원불교신문=추도엽 교무] 지난 5월 25일, 성주성지 소성리 진밭교 평화교당에서는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주관으로 재가출가 교도와 평화 활동가, 마을 주민 등 100여 명이 모여 평화기도를 올렸다. 6년 전 처음 불법적으로 사드가 밀고 들어올 때 그 길을 막으려 맨바닥에 주저앉아 독경하며 평화를 노래하던 그 자리에 천막으로 지은 교당이 바로 진밭교 평화교당이다.

그 후 진밭교 평화교당에서는 매일 평화 기도가 이어진다. 원불교 기도식, 천주교 미사, 기독교 예배가 같은 자리에서 이뤄지며 모두 한마음으로 평화를 위한 기도를 한다. 

우리가 평화를 원하는 기도를 하는 것은 이곳이 평화롭지 않기 때문이다. 평화를 달라고 외치는 주민들을 막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경찰이다. 주민들을 둘러싼 경찰 벽 너머로 유유자적 웃으며 지나가는 것은 미군들이다. 

즉 미군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우리 경찰이 주민을 막아서며 미군을 보호하고 있다. 소성리의 평화로운 일상에 전쟁 무기 사드를 앞세워 들어온 미군!

미군과 한국 국방부는, 사드 기지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는 핑계를 대며 사드 기지 건설을 강행해 왔다. 그러나 사드 기지가 들어온 후 이에 반발한 것은 중국이었고 우리는 중국의 경제보복을 당하며 어디에 하소연도 못했다.

사드 기지 건설은 미국의 대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판명됐다. 또한 사드 기지 건설은 한국의 법체계를 무시하며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결국 한국이라는 나라 위에 미국이 존재함을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도 사드 반입이 강행됐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 정부마저도 한마디 의사 표현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사드 반입이 계속됐고, 그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주민들과 평화 활동가들이 식민지 국민들처럼 경찰 방패에 진압되어야 했다. 한국의 행정 권력이 누구에게 있든지 상관없이 미국의 의사대로 사드 반입과 미군기지 공사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미국은 주한미군 주둔비를 13.9%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집행될 수 있는 작년의 주둔비도 협상 불발로 국회의 비준이 없었음에도 집행됐다. 남아 있는 잔여 주둔비가 몇천억이 있음에도 다시 몇조원의 세금을 바치라고 강요하고 있는 이 상황은 우리의 평화를 해치는 주범이 누구인가를 명확이 알려 준다.

사드 기지를 반대하는 것은 미국의 전쟁 야욕에 대한 반대이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물며 우리나라를 위한 전쟁도 아니고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전쟁유발 무기 사드 기지는, 이 땅 어디에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의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사드를 뽑아내자고 외치는 것이다. 종교를 초월하여 모두 모여 함께 미사 올리고 예배하고 법회를 보며 이 땅에 평화가 오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지금은 평화야 오라고 기도하지만 더 이상 평화를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화를 부르지 않아도 평화롭던 예전의 소성리로 돌아가 진밭교 아래 계곡에서 참외도 먹고 물장구도 치고 싶다. 정산종사 구도길을 가로막고 있는 철조망을 걷어내고 스승님이 걷던 길을 걸어보고 싶다.

/노은교당

[2021년 6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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