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길동 지음 / 원불교출판사·값 15,000원
유길동 지음 / 원불교출판사·값 15,000원

[원불교신문=이은선 기자] 자연과 벗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유길동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예리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그려낸 자전적 수필이다.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은 1945년 이듬해 태어난 저자는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기쁨을 안고 태어났지만 혼란의 시기, 헐벗고 굶주리는 생활을 감당해야 했다. 또 6·25 한국전쟁을 겪은 데 이어 월남전에 파병이 되는 등 그의 굴곡진 인생사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책 속에서 유 작가는 “내가 5살 되던 해 여름 어느 날인가 밖에 나가셨다가 돌아오신 아부지께서 ‘난리가 났다. 북선(북조선 인문군)에서 밀고 내려왔다. 세상이 바뀌었다’하시며 식구들에게 함부로 밖에 다니지 못하게 하셨다”고 회상했다. 책은 모두 2부로 나뉜다. 제1부 ‘그때 그 일들’은 ‘어린시절’과 ‘학교생활’, ‘논농사’, ‘詩.귀향(歸鄕)’으로 구성됐다. 제2부는 ‘수색대 정글 수색전, 월남전 전투일기’로 ‘투이안 V.C 소탕작전’과 ‘독수리 ㅇㅇ-1호 작전’, ‘모지오(mogio)산 수색작전’, ‘호랑이 작전’, ‘돌풍 작전’이 실렸다.

국립국어원의 어문 규정을 따른 이 책은 저자가 평소 사용한 언어와 어린 시절 보고 듣고 배운 사투리와 말투는 그대로 살렸다. 다만 꽝아리(광주리)와 지푸락(볏집), 구녁(구멍), 푸성가리(푸성귀), 벅작(부엌) 등 의미가 불분명한 단어는 괄호 안에 설명을 붙여 이해를 도왔다. “우리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민감한 부분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모두 겪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이를 악물고 안감힘을 쓰셨던 부모 세대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우리도 그 주역의 일익을 담당했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고 밝혔다. ‘우리에게 언제 그런 힘들었던 세월이 있었던가’ 하고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면 혹은 갖가지 모진 풍파를 견뎌내야 했던 우리네 부모들의 옛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유길동 작가의 기억 속으로 함께 들어가보자.

[2021년 6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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