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명 편집국장
윤관명 편집국장

‘수위단회는 교단 최고결의기관이며 정수위단은 최상위 교화단이다.’ 이것은 교헌 제42조 내용이다. 그리고 수위단은 교단의 얼이라 불린다. 수위단회의 구성은 단장인 종법사와 정수위단원 남녀 각 9인과 호법수위단원 및 봉도수위단원 남녀 각 4인으로 총 35인으로 구성된다. 정수위단원은 전무출신과 중앙교의회 재가의원이 직접 선출하며, 호법수위단원 및 봉도수위단원은 선출된 정수위단원들이 선출한다.

정수위단원은 대부분 교구장직과 교단 주요 기관의 기관장 역할을 겸하고 있다. 교구장직을 맡은 정수위단원은 교구의 교당과 기관들을 총괄하고 교구교당의 교감 교무로서의 역할이며, 교단 내외 각종 위원회의 임원직을 맡아 수행해야 한다. 보통의 법력과 체력이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자리다. 쉽게 말해 고달프고 외로운 자리다. 교단 주요 기관장 역할을 맡은 정수위단원과 호법수위단과 봉도수위단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위단원의 자리는 교단의 중책이다. 교단의 주법인 종법사 선출과 교서 편정과 교헌 교규의 제정 및 개폐, 교리의 최종해석, 중요인사 임명 등 교단사에 결정적인 의사결정이 수위단회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입법기관인 동시에 행정 최고결의 기관인 것이다. 수위단원의 권한이 그 만큼 크기에 책임 역시 무거운 것이다. 

‘교단의 얼’이라 불리는 수위단이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하고 있는지 대중들이 지금 묻고 있다. 그리고 대중의 뜻을 수렴하면서 교단의 중요 의사결정을 했는지 묻고 있다. 수위단원 개개인의 책임으로 묻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크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면 그 문제를 입법 또는 논의의 주제로 삼아 해결하는 것도 수위단원의 역할일 것이다. 그래서 차기 수위단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은 현 수위단원의 임무다.

이미 오래전부터 수위단회 정체성과 역할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었다. 수위단원 추천과 선거의 신뢰성 문제, 수위단회의 역할과 책임 문제, 수위단원의 겸임 문제 그리고 회의 정보공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매번 차기 수위단회에 공을 떠넘기며 지나쳐 왔다. 대중 역시 무관심했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그렇게 오랫동안 곪은 염증이 ‘새 교전 오류사태’로 이제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터진 것이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다.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수위단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고쳐 수위단이 진정한 교단의 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중이 어리석고 무책임해 보일 수 있으나 그들이 이 교단의 주인이며, 세상의 큰 변화들은 민중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것이다. 교단의 지도자는 하늘보다 땅을 보며 길을 걸어가야 한다.

[2021년 6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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