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수 교도
강인수 교도

[원불교신문=강인수 교도] “상시훈련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공부(교화)를 하자.” 양원석 교구장이 부임해 세운 강원교구 교화 목표다. 이틀의 정기훈련 한 번을 나려 해도 얼마나 별러서 참석하는데 강원교구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도 수도 적고 법회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맙고 감사해하는데 거기에 매일 훈련이라니. 훈련이란 단어가 강원도에서는 군부대로 인해서인지 선입관이 썩 좋은 단어는 아니었다. 하지만 교구장은 “원불교가 다시 살아나고 강원도처럼 교도 수가 적은 교당에서부터 상시훈련이 일상에 정착돼야 한다”며 유무념 사항을 제시했다. 

강원교구가 상시훈련을 일상에 정착시키기 위해 함께 하는 유무념은 다음과 같다. 아침에는 아침심고, 단전주선, 의두성리 연마, 유사시는 경계마다 미리연마, 온전, 생각, 감사불공, 저녁에는 경전연습, 일기(상시·감사), 저녁심고를 일과에 편입시켜 생활한다. 여래위를 표준으로 무사시에는 일심을 양성하고 유사시에는 응용무념의 덕을 나투는 것, 분별주착이 없는 성품을 찾아 마음에 자유를 얻고 경계마다 은혜의 소종래를 발견해 감사불공으로 정토극락을 이뤄가기. 또 인과응보에 따라 감사불공 해 삶을 변화시키는 것을 강원교구의 핵심 교화 정책으로 삼아 전 교도가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감사·상시일기를 월별로 작성할 수 있게 제작한 노트이다. 교도들이 이를 가져다 감사일기를 작성, 제출케 해 감사일기 내용을 회보에 싣고 있다. 그저 생활 속에서 감사한 것을 찾아 간단히 기록만 한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은혜를 알게 되고 감사하게 됐다. 또 은혜에 보답하는 심신작용 처리건과 감각감상이 일어나며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평소 그냥 관념적으로 알고 있던 유무념 조목들에서도 변화가 왔다. 의무적으로 올리던 조석심고가 나의 주견과 고집을 내려놓는 고백의 시간으로 변했다. 하루를 은혜와 감사로 시작하고 저녁은 참회와 반성, 감사하는 마음으로 심고를 올리고 있는 변화된 모습을 갖게 됐다. 감사일기를 통해서 그냥 막연히 감사생활 하던 것을 일상생활에서 한 번씩 되짚어 보는 습관이 생기면서 조금씩 훈습돼 감을 느낀다.

매일 아침 4시 55분 그리고 저녁 8시 55분, 강원교구 내 전 교무님과 교도들이 줌에 접속해 아침 심고와 좌선을 통해 일과를 함께 시작하고, 상시일기 점검 및 감사일기 발표 등으로 하루를 함께 마무리한다. 상시훈련이 막연히 힘들고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시간에 맞춰 함께 참석하고 보니 하루하루 설렘을 갖고 생활할 수가 있었다. 특히 마음이 일어날 때 ‘알아차린 나’가 마음의 일어남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일 속에서 순간순간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다. 아직 자성자리도 못 찾고 있지만 회광반조 하는 것을 유무념으로 정하고 알아차린 나를 놓은 후의 마음의 일어남을 확인하는 데 정성을 다하고 있다. 아직 잘 안 되고 있지만 된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으니 차분히 생활에 스며들 때까지 반복 단련해보려 한다. 정성을 다해 반복 실천해 기질을 변화시키고 상시훈련이 일과에 정착돼 원불교를 제대로 신앙하고 수행하는 교당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려 한다.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생활에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본다. 원기104년~106년 강원교구 교화중점 정책 “상시훈련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공부(교화)를 하자”고 한 목표가 6개월 남았다. 3년간을 평가하고 심화과정을 둬 일시적 정책으로 끝나지 않고, 원불교의 핵심 공부법이 모든 교도의 일과에 편입 정착될 때까지 지속되길 기대한다.

/춘천교당

[2021년 6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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