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원광신협 유영희 이사장.
광주원광신협 유영희 이사장.

[원불교신문=김세진 기자] 우공이산이라는 말이 있다. 쉬지 않고 꾸준하게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마침내 큰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요즘 세상의 분위기를 보면 한 번에 큰 이익을 얻으려는 풍조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꾸준히 공을 쌓아가는 이소성대의 원리에 있을 것이다. 광주에서 이소성대의 정신으로 44년간 꾸준히 공을 쌓아온 기관이 있다. 바로 광주원광신협이다.

경영 1등급 신협
“어느 날 광주 시장님이 찾아오셨어요. 40년이 넘도록 흑자를 낸 것을 축하한다며 이건 한국은행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이죠.” 유영희(법명 성경) 광주원광신용협동조합 이사장이 담담하게 말했다. 

광주원광신협은 1977년 광주교당 원우회에서 발족해 창설됐다. 저축조합 정신을 이어받아 협동조합으로서 시작한 광주원광신협은 광주교당이 자리하고 있는 궁동에서 시작했다. 조용히 공을 쌓은 광주원광신협은 IMF시기에도 흔들림 없이 성과를 나타냈다. 광주원광신협은 2006년에 금호지점을 개점하고 2010년에는 풍암지점을 개점했다. 2018년에는 신협중앙회 종합경영평가 최우수상을 받은 경영 1등급 신협으로 자산 4,000억원(현 자산 3,957억)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교당과 닮은 광주원광신협
광주원광신협의 첫 이미지는 따뜻함이다. 직원들이 다정하게 맞이해주는 모습에선 은은한 감동이 밀려온다. 소중한 인연을 반기는 표정에서 이미 이곳의 성공비결이 나타났다. 실내장식 하나하나에도 관심과 정성이 들어있다. 이사장과 임원진의 여성 비율이 높아서일까. 교무님이 정성껏 꾸민 교당과 같은 느낌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는 유영희 이사장의 철학이 녹아있다. 금융인으로서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금융감독원장상을 받은 유 이사장은 이미 지역사회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광주전남교구 여성회장을 14년 동안 역임했던 유 이사장 (사)한울안운동 사업을 추진했고, 이주여성과 이모되기 운동, 장애인 결혼식 등 매년 나눔운동에 헌신적으로 임해왔다. 또한 광주지방검찰청 청소년선도 여성분과 위원장을 30여 년 맡아왔고, 광주시청 시민감사관, 광주시 여성발전 위원회, 행안부 옴부즈맨 등 국가사업 부분에서도 활약해 왔다. 이러한 활동의 저변에는 대종사의 교법을 실천하고 사회·국가·세계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신심이 자리하고 있다.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구성원
광주원광신협은 지점 3개(금호, 풍암, 궁동지점)에 임원 9명, 직원 24명으로 총자산 3,957억과 조합원 수 24,423명이 거래 중이다. 광주전남 90여 개 신협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포함되는 규모 있는 신협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가장 큰 원동력은 직원들의 업무능력과 성실함이다. 광주원광신협의 첫 번째 자랑은 바로 직원들인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전 직원이 10년 넘게 진행해 오고 있는 독서토론은 개인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것은 물론 광주원광신협의 핵심동력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두 번째 자랑은 평가가 철저하고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제도를 투명하게 운영해 공정한 인사를 진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매년 평가기준을 공개해 모든 직원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도록 하며 인사평가의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자랑은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전 직원이 교도로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도로서 수십 년간 신협에서 보여준 솔선하는 자세와 정신은 마치 집안의 가풍을 계승하듯 자연스럽게 직원들에게 스며든 것이다.
 

지역민들을 위해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민들을 위해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
“광주원광신협은 자리이타 정신으로 성장에만 집착하지 않고 지역사회 발전과 조합원에게 환원해주는 사람 중심의 윤리적 가치를 중요시 합니다.” 광주원광신협은 금호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광주전남교구 봉공회·여성회·청운회·합창단을 20년 넘게 지속해서 후원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자영업자들과 협약해 대출 부분뿐만 아니라 사업장의 홍보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광주원광신협은 ‘어부바 멘토링’을 통한 금융경제 교육을 시행해 지역 어린이집과 복지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행복한 집 프로젝트’를 통해 저소득층 가정 주거환경 개선 및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온세상 나눔 캠페인 등의 활동과 조합원들을 위해 문화센터를 개설해 노래교실, 요가교실, 라인댄스,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44년간 흑자 유지
“이제 세상이 밝아져서 조합원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어느 은행이 어떻게 활동하고 어떤 도움을 주는지 다 비교하고 알고 있어요.” 광주원광신협은 조합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4년간 흑자를 유지하며 2020년 출자배당 3%, 추가로 이용 배당 0.6%를 더해 총 3.6%를 배당했다. 이러한 마음을 느꼈기 때문일까. 신협중앙회에서 실시한 대출 수기 공모전에서 광주원광신협을 이용하던 고객이 자신의 사연을 수기로 보낸 것이 대상을 타기도 했다. 전국 875개의 신협 중에서 상위 6%에 들고 2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유지하는 힘은 이러한 정성과 신뢰가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 발전하는 격이 있는 신협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지역민의 신뢰 속에 함께 발전하는 격이 있는 신협으로 인정받는 것이 소망입니다”라고 말하는 유 이사장. 그는 이소성대 정신으로 자기를 발전시키고 이웃을 돕고 지역이 함께 잘살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당과 참 닮은 점이 많은 광주원광신협. 따뜻하고 친절한 광주원광신협에 다시 가보고 싶다.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광주원광신협, 고급스러운 실내장식으로 분위기가 아늑하다.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광주원광신협, 고급스러운 실내장식으로 분위기가 아늑하다.

[2021년 6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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