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교단의 주요 의제는 매년 7월 임시수위단회에서 선정되고 9월 이후에 열리는 출가교역자 총단회와 중앙교의회 총회를 통해 공유되고 결의된다. 특히 올해의 7월 임시수위단회는 『원불교전서』 개정증보판 작업에서 나타난 문제들의 해결책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다.

7월 임시수위단회를 준비하는 교정원, 감찰원, 수위단회는 다음과 같은 논점에 초점을 맞춰 내실 있는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

하나, 수위단원들은 법신불전에 참회의 의례를 올릴 필요가 있다. 종법사와 총부 간부들은 4월 28일 대각개교절을 맞이해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원불교전서』 증보판 발간을 봉고했다. 아쉽게도 전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모른 채 진리 전에 봉헌했으니 마땅히 잘못을 고하고 바로잡을 것을 다짐해야 한다. 덧붙여 재가 출가 대중들이 이 일로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교단의 최고 지도자인 종법사의 직접적인 의사 표명도 필요하다고 본다.

둘, 감찰원은 본 건에 관한 경과보고와 감찰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관련 실무자들과 대중들이 직접적으로 시시비비를 하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

이런 때일수록 감찰원의 역할이 막중하다. 불필요한 갈등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하루빨리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위법한 부분이 없었는지 조사해서 엄정하게 시비를 가리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셋, 교정원장을 비롯한 모든 부서장들은 일괄 사퇴해야 한다. 존엄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거기에 걸맞은 희생이 있어야 한다. 수위단이 교단의 최고 결의기관이라면 교정원은 최고 집행기관이다. 교단 내의 어떠한 일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정도 사안이라면 교정원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교단적 재신임을 받더라도 일단 사의를 표하는 것이 책임 있는 모습이다.

넷, 전서 발간을 책임질 실무팀을 출범시켜야 한다. 초기 교단에서 교서발간을 주관했던 정화사의 맥을 잇고 현 사태를 실무적으로 책임질 조직 구성이 시급하다. 성급한 뒷수습으로 잘못을 반복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지난 4일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성폭력 사망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소위 ‘지휘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사건에 개입한 바도 없고 직접적인 관리책임도 없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책임을 진 것이다. 이런 절도 있는 취사로 인해 군의 기강이 바로 세워지고 있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 책임질 자리에서 책임지는 행위가 오히려 명예를 지켜준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책임 앞에 스스로 엄격해야 한다. 교단 만대를 위한 용단이 필요하다.

[2021년 6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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