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오 교무
강인오 교무

[원불교신문=강인오 교무]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의학자 혼조 다스쿠 교수는 결국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무엇을 알고 싶은가’인데, 아무리 테크놀로지가 발달해도 ‘무엇을 알고 싶은지에 대한 답은 기술이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언택트’ 문화일 것이다. 이는 우리의 일상을 가능하게 해주는 필수요소가 됐다. 회의 뿐 아니라 법회, 훈련 등 교화하는 방식까지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대면으로 청소년들을 만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게 된 온라인 교화, 우리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익혀가고 적응해가는 데 초점을 두었다. 

기술은 시간과 공력을 투자하면 숙달되기 마련이다. 반면 활용의 측면에서는 이 기술을 익히는 것이 청소년교화에서 왜 필요한지를 구체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경영 컨설턴트이자 작가 야마구치 슈, 구스노키 겐은 ‘일을 잘한다는 것’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대면 환경에서 일을 할 때 요구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기술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감각이다. 기술의 영역이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라면 감각은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설명하는 영역이다.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충분한 경험과 넓은 안목, 일들 안에 담긴 관계성을 파악해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청소년교화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가 다른 이유는 각자가 가진 감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낸 결과에 따라 교화의 기준과 방법이 달라진다. 누군가는 본질에, 누군가는 트렌드에, 누군가는 관계에, 누군가는 법회에 중점을 두는 것도 모두 각자의 과거 경험에 따라 정해진다. 

그럼 교화의 감각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교화자가 준비한 내용으로 식순에 맞춰 법회를 이끌어 간다면 물론 그 자체로 훌륭하다. 그러나 법회에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감동을 주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단지 일방적인 전달에 치우치기보다는 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교화에 반영되도록 흐름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교화자의 시선을 아이들에게 옮겨서 각각 개별적인 상황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곧, 교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교화 대상의 입장에서 다가갈 수 있는 교화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감각일 것이다. 만일 자신이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 열심히만 하는 것은 교화의 성과를 내기 어려울 뿐 아니라 무척 힘이 드는 일이다. 스스로 다양한 경험과 넓은 안목을 가지며, 청소년과의 관계를 통해 교화의 흐름을 만들어 가고, 결과를 직시해 피드백을 파악해가면서 각자의 재능, 감각, 강점 등을 드러내는 일이 매우 중요하겠다.

청소년교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염두 해야 한다. 먼저 청소년은 무엇을 원하며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 하나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화자로서 내가 법회에서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교화의 방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보고 그것을 실천하며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교화는 교화자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다양한 경험으로 자신만의 감각을 키워나가는 교화자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청소년국

[2021년 7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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