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르크 그로서 지음 / 불광출판사·값 16,500원
디르크 그로서 지음 / 불광출판사·값 16,500원

[원불교신문=이은선 기자] 『우리가 알고 싶은 삶의 모든 답은 한 마리 개 안에 있다』는 젊은 철학도와 떠돌이 개 보바가 함께 지낸 14년을 그린 이야기다. 네 발 달린 스승, 보바에게서 배운 삶의 비밀은 모든 것을 분석하는 철학도의 습관을 깨뜨렸다.

철학을 전공하고 여러 종교를 섭렵하면서도 삶에 대한 의문을 잔뜩 품고 있었던 이 책의 저자 디르크 그로서 앞에 어느 날 여러 보호자와 동물 보호소를 전전하던 보바가 나타난다.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등장한 보바는 생각이 너무 많아 온갖 문제를 일으키는 인간인 저자에게 그동안 놓치고 있던 삶의 놀라운 비밀을 알려준다. 어느 땐 나뭇가지로 머리를 후려치는 것으로, 어느 땐 바보짓을 하고 있는 저자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르침은 충분했다. 복잡하고 어렵고 힘들고 문제가 많은 인생을 관통하는 지혜였다.

디르크 그로서는 “어느 빼어났던 네 발 달린 스승에 대한 이야기다. 그 스승의 훌륭한 교수법에 관한 이야기고, 그 가르침에 의해 한 남자의 인생이 어떻게 완전히 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고 설명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다양한 철학적 질문과 불교, 여러 영성가들의 말을 보바와 함께 풀어간다. 공(空), 무아(無我), 사성제, 윤회, 도(道)와 선(禪) 등 머리로만 익히고 알았던 내용들을 보바의 행동을 통해 새롭게 경험하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은 한 명의 인간과 한 마리의 개가 나눈 깊은 교감에 있다. 생명을 가진 같은 존재라는 점에서 우리는 어떤 생명도 차별해서는 안 되며, 모든 생명은 먼지 같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서로가 연결돼 있음을 알고 사랑한다면 이 세계를 따듯하게 만들어갈 수 있음을, 그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임을 밝히고 있다. 

인생의 스승이 필요하다면 동물 보호소로 가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개를 키우기가 여의치 않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 보길 권한다.

[2021년 7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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