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은전 기자] 청소년 교화의 텃밭인 원불교대안교육 특성화 중·고등학교를 찾아 교육 철학과 현황에 대해 살펴보는 기획을 연재한다. 10개 교립 대안학교 중 첫 번째로 ‘경쟁하지 않을 자유, 멀리 가기 위해 함께 가는 평화 공동체’를 지향하는 합천평화고등학교에 대해 알아본다.

합천평화고등학교는 1998년 원불교 경남교구가 설립 주체가 되어 개교했다. 당시 교육부 인가를 받고 개교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안교육 특성화고등학교 6개 학교 중의 하나로 입시 위주 경쟁교육을 벗어나 체험을 통한 경험교육,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는 공동체교육을 기치로 내걸었다. 합천평화고등학교는 원래 원경고등학교로 출발했으나 개교 20주년을 맞아 학교 혁신의 한 방향으로 지난해 교명을 변경했다. 주변에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어 사계절 아름다운 산과 들을 만날 수 있는 경상남도 합천군 적중면에 위치한 합천평화고는 학급당 정원 15명에 6학급 총 90명이 정원인 작은 학교다. 
 

마음공부의 날, 1년에 2번 마음공부를 전일제로 하는 행사.
마음공부의 날, 1년에 2번 마음공부를 전일제로 하는 행사.
마음공부
마음공부


모든 공부의 근본, 마음공부
자기 마음을 바라보고 바르게 사용하는 힘을 기르는 마음공부는 내면의 성장뿐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갈등을 평화적으로 풀어내는 힘을 길러준다. 모든 공부의 근본인 마음공부를 위해 교육과정에 마음공부 수업을 편성해 마음공부 원리, 마음일기 쓰기, 마음일기 감정과 발표 시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한 학기에 한 번 마음공부의 날을 정해 마음공부를 더욱 깊이 체험하게 하고 있다. 

 

마음공부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공동체교육으로 관계의 평화를
생태환경교육으로 세상의 평화를


더불어 사는 삶, 공동체교육
공동체교육은 전원이 기숙사생활을 하는 학교의 특성을 살려서 경쟁교육을 넘어 협동교육을 추구하는 ‘공동체토론회’를 교과목으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 간의 평화적 하부구조를 형성할 ‘평화서클’도 매주 1시간씩 전교생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평화서클’은 새로운 학생 교육 방안으로 도입된 회복적 생활교육을 교과목으로 승인받아 신설해 평화적인 관계 맺기를 배우는 매우 중요한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공동체 평화교육.
공동체 평화교육.
공동체 평화교육.
공동체 평화교육.

꿈을 현실로, 문화예술교육
전체 이수 단위의 15% 이상을 문화예술교과목으로 편성 운영해 인문학적 감성을 함양하며 자신의 재능과 꿈을 발견하고 표현함으로써 인성적으로 성숙하고 창의성이 풍부한 학생을 기른다. 예술교육 활성화 운영학교로 지정되어 연극, 합창, 환경미술, 애니메이션, 목공예, 서각, 악기연주 등의 특성화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학교협동조합운영·비즈쿨 운영학교로도 지정돼 학교 카페와 친환경 장터인 느림장을 열어 학생들의 창업과 진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졸업생 전민정(동덕여대 방송연예과)씨는 “합천평화고는 학생들의 꿈을 찾아주고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시스템과 교사가 준비된 곳이다. 
연기와 뮤지컬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연습실을 개방해주고 실기 연습을 위해 교과수업을 조정해주는 등 내 꿈을 위한 적극적인 격려 덕분에 삶의 방향성이 뚜렷해졌다. 전국 유명 예술고 출신 학우들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 학교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비교가 되더라”라고 말했다. 
 

문화예술교육과정.
문화예술교육과정.
선택형 교육과정.
선택형 교육과정.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환경학교
피할 수 없는 기후위기 시대에 2015년부터 생태환경교육에 주목하여 학교 교육과정과 일상의 삶에서 생태적 전환을 모색해 왔다. 우포늪을 활용한 생태감수성 기르기, 생태환경실천주간 운영,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생태 숲밭 조성과 생태 탐방, 그리고 생태 캠프를 추진했고,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2019년 환경부로부터 제3기 꿈꾸는 환경학교로 지정받아 더욱 다양한 환경교육을 열어나갔다. 

2020년에는 환경 교사를 임용해 실질적인 환경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했으며, 올해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생태환경미래학교’로 지정되었고, 이어서 ‘탄소중립 모델학교’로 지정돼 생태환경교육이 학교의 중요한 교육 철학으로 자리잡았다.
 

환경학교 체험활동.
환경학교 체험활동.
환경학교 체험활동.
환경학교 체험활동.

공간혁신, 인식과 교육의 혁신으로!
공간혁신에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학교 급식소를 비롯하여 학교 도서관, 학생 작업장과 동아리 활동실, 학교 카페를 혁신해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공간, 그리고 공감’을 주제로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참여해 오래된 본관 건물을 공간혁신하기도 했다. 올해는 운동장 숲 조성 사업도 예정되어 있어 생태적이고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또한 체험을 통한 경험교육을 구현하기 위하여 다양한 이동학습도 운영한다. 평화세미나· 해외이동학습·지역탐방과 산악등반·주제별 현장학습 등의 교과목과 평화주간·진로체험주간·인문학 캠프·수요낭독회 등의 행사와 함께 86단위의 다양한 체험위주 특성화교과목을 운영해 학생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독서교육(도서관).
독서교육(도서관).
독서교육(도서관).
독서교육(도서관).

이미경 교감은 “합천평화고의 아이들은 3년 동안 내 삶을 내가 주인공이 되어 살아보는 체험, 좌충우돌하면서 내 속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고 도전해보는 기회를 가진다. 무엇이 될까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야 할지 삶의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나의 좋음이 세상의 옳음과 연결되기 위해 당당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라며 “고등학교는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해서가 아닌 그 자체가 매우 소중한 삶의 과정으로 3년 동안 마음의 힘을 기른 친구들은 세상 어디에 가든 올바른 철학으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리라 믿는다”고 교육소신을 전했다. 
 
사진제공 합천평화고 

[2021년 7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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