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성 교도
서은성 교도

[원불교신문=서은성 교도] 지난해에도 줌으로 진행된 훈련에 참석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했지만, 이렇게라도 훈련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러나 대면 훈련 때의 마음가짐과 기운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에 올해에는 꼭 대면으로 훈련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올해도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청년정기훈련이 결정돼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그 마음을 뒤로 한채 ‘청년심야선방’에 참석하게 됐다. 신청 후 설레는 마음으로 키트가 오기를 기다렸다. 키트에는 선복바지, 인센스스틱, 선택했던 싱잉볼, 그리고 지난해와 다르게 훈련 책자가 함께 왔다. 

7월 2일부터 7월 5일,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위해 퇴근 후 시간을 맞춰오는 건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다. 부랴부랴 와서 마음을 가다듬고 집에서 줌으로 진행한 2시간. 짧으면 짧고 길면 길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훈련 책자를 이용해 법문사경도 함께하고 단별로 상시일기와 정기일기를 기재하고 감정을 받으며 서로의 일기를 공유했다. 선 수행 후 선 수행 다이어리도 기재하고,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며 염불도 했다.

훈련 중 가장 마음속에 깊게 새겨진 것은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준 조건중 교무님의 인과를 믿어보라는 말씀이었다. 조 교무님은 우리에게 “인과를 믿으시나요? 인과를 얼마나 믿으시나요? 100% 믿으시나요?” 라는 물음을 던졌다.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고 내가 괜스레 손해 보는 느낌들 들고 하겠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한번 100% 믿고 행하여보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인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인과를 믿는다고는 생각했지만 항상 끝없는 의심과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은 인과를 100% 믿는다고는 자신 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었기 때문에 정기훈련이 끝나도 상시훈련으로 이어나가는 게 어렵지 않았었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해제식에서 윤대기 교무님은 책자의 첫 페이지를 함께 읽어보자고 했다. “‘오래오래 계속하면’ 진리를 일상생활 속에서 물을 마시고 숨을 쉬듯이 활용하는 법, 일상생활에서 훈련으로 평상심을 기르는 일, 때론 혼자서 애쓰는 것보다 동지들과 함께 법도 있는 생활 오래오래 계속하고 하다 보면 모르는 사이에 큰 힘이 쌓이게 되는법” 이 글을 읽으며 나를 믿는다는 마음이 들어가야 실행능력이 생기고 그것을 꾸준히 실행할 때 그 효력이 나오게 되는 것 같다는 감상을 얻었다. 

훈련이 끝나고 책을 덮는데 책 표지의 “훈련의 힘을 믿어볼까”라는 문장 뒤에 물음표로 시작했던 것이 끝나고 나서는 마침표로 바뀌어 있음을 발견했다. 훈련 책자에 상시·정기일기, 법문사경 등 기재 했던 칸에 3일 정도 더 기재 할 수 있도록 빈칸으로 남아 있어 채워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 집, 내 방에서 시간을 내어 정해진 훈련을 하다 보니 좀 더 쉽게 집에서 할 수 있는 마음과 믿음이 생기게 됐다. 

코로나로 인해 또는 교무님이 부족해, 청년이 부족해 법회가 사라지고 공부를 함께할 자리도 많이 줄었다.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함께 할 청년들이 있고, 만나지 않고 비대면을 통해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이 있다는 사실을 청년들에게 더 공유되고 이어지길 바란다. 

/기흥교당

[2021년 7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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