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프로젝트 ‘우리 마을의 불편한 점 개선하기’.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팀 프로젝트 ‘우리 마을의 불편한 점 개선하기’.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원불교신문=류현진 기자] 영광군 백수읍 길룡리에 자리 잡은 영산성지고등학교(교장 신호래). 이곳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1974년 원불교 영산선원 부설 영산고등공민학교(중·고등학교 과정)로 출발했다. 1982년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는 일반계 과정인 남녀 공학의 각종학교로 개편해 인가를 받아 영산성지학교로 운영되다 1998년 인성중심 특성화고등학교 제1호인 영산성지고등학교로 개교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영산성지고는 평화·생명·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내걸고 교육과정 안에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산성지고의 다양한 교육 활동은 전국 인성중심특성화학교의 훌륭한 모델이 되고 있으며 교육부로부터 자율학교 시범학교로 지정받아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2001년에는 덴마크와 일본, 노르웨이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8개 회원국이 2년에 걸친 실사에서 영산성지고의 교육활동이 각국 교육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아 교육분과위원회의 우수교육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양한 특성화 교과 운영 
영산성지고는 특성화 전문 교과목으로 산악등반(지리산 둘레길 걷기, 한라산 등반)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이 심신을 단련하고 협동심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통합기행(팀프로젝트) 교과목이 개설돼 진로, 역사, 다문화기행, 문화예술, 음악힐링, 지역기행, 민주주의 등 다양한 주제학습 현장 체험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매주 목요일에는 사진, 공예, 애니메이션, 도자기, 볼링, 실용음악 등이 편성돼 전인적 인성계발이라는 자율학교 운영과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특성화 교과.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애니메이션 특성화 교과.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교과 융합 수업·프로젝트 수업 활성화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인 창의력, 의사소통 능력, 협업 능력,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기 위해 영산성지고는 수업의 혁신을 꾀하고 있다. 교사들이 유기적인 교과 협의체 안에서 창의적인 수업 방법과 내용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하고, 이를 통해 교과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 융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매달 공통의 주제(생명, 평화, 환경, 행복 등)를 정해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수업의 다양한 변주가 이뤄지고 있는 ‘주제가 있는 수업’ 주간이 운영되고 있다. 수업 방법 또한 탐구, 토론, 프로젝트 수업 등으로 진행돼 학생들에게 단순한 지식의 전달을 넘어 깊이 있는 교육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개인별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내 맘대로 프로젝트’ 수업 시간이 교육과정에 편성돼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구상해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활동을 함으로써 지식과 경험을 종합적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스스로의 진로에 대해 깊이 있게 탐색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마음 사용법을 배우다
영산성지고의 특별한 인성교육 방법으로 마음공부와 마음일기 쓰기가 있다. 학생들은 종래 생활을 나열하는 일기쓰기를 넘어서 마음의 상태, 마음이 변하는 모습, 마음을 쓰는 내역을 일기로 기재한다. 이후 지도교사가 일기를 감정해 일상생활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찾고 원래 모든 사람이 갖추고 있는 훌륭하고 참된 자질을 찾아내어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학교법당 교무를 비롯해 근처에 있는 영산선학대 예비교무 등 관내 교무들이 마음공부 수업 및 학생 법회, 한국어교육 등을 직접 진행해 주고 있어 서원을 세우고 전무출신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실용음악 수업.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실용음악 수업.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방과후학교, 건전한 여가시간 활용
정규 교과 시간 이후에는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목에 대한 방과 후 수업이 개설돼 있다.  또 학생들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한 코딩, 3D프린팅, 바리스타, 또래상담, 실용미술, 실용음악, 식생활 연구 등의 방과 후 수업도 운영된다. 학습 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취미와 특기를 개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가족캠프와 학생·학부모·학교 토론회
학생들에게는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학부모에게는 학교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쌓기 위해 매년 가족캠프와 교육 3주체(학생, 학부모, 학교) 토론회를 실시하고 있다. 가족캠프는 학교 잔디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1박 2일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가족캠프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화합 그리고 다른 가족들과의 나눔과 소통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소통으로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자녀, 학부모, 학교가 존중하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교육 주체 토론회를 실시하고 있다.


사제동숙 기숙사 생활
영산성지고등학교 기숙사에는 ‘과’라는 것이 있다. 다른 말로는 ‘세대’라고 한다. 남자 기숙사에는 6개, 여자 기숙사에는 3개의 과가 있다. 한 세대(과)가 머무는 공간은 가운데에 열 명 정도가 모여 앉을 수 있는 거실과 4개의 방이 있다. 그중 한 곳은 담임교사가, 남은 곳은 방마다 4명 정도의 학생이 가정을 대신하는 형태로 담임교사 1인에 10명 안팎의 학생들이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영산성지고등학교 교사들은 ‘사제동숙’으로 24시간 상주한다. 학생들의 친구이자 선배로서 이끌어주고 가족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학교공동체를 이뤄가며 학생들과 정의적인 유대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가정을 대신하는 학교로 개교이래 현재까지 담임교사들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사제동숙하고 있다.


다양한 장학혜택, 작은 학교 지향 
입학생 전원에게는 100만 원의 장학금이 주어진다. 또 학교생활에 적극적인 학생에게는 법인장학금, 인재육성, 영광군향우회, 대성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혜택이 더해진다. 전남지역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기숙사비가 전액 면제이며 지역을 떠나 전교생에게 조식, 중식지원으로 석식비만 납부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배려대상자는 지역불문하고 기숙사비, 식비가 전액 면제된다. 영산성지고는 학년당 30명 정원으로, 학급당 정원 15명 이하의 작은 학교를 지향하며 개인차를 고려해 밀착된 수업지도를 하고 있다. ‘마음을 맑히자’, ‘마음을 밝히자’, ‘마음을 잘쓰자’란 교훈 아래 학생들은 환경과 인간을 생각하는 인성중심 열린 학교의 알차고 내실 있는 교육 속에 바른 꿈을 펼쳐가고 있다.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최수경 영산성지고 교감은 “학생 모두가 주인공인 학교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학업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소외되지 않도록, 자그마한 능력이라도 있으면 찾아주고 키워주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교감은 “일반 학교에서 학업에 집중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꿈 찾기가 필요한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에너지가 부족한 학생은 충전해 주고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은 관심 방향을 돌려 분산시키며 자신의 꿈을 찾아 열정을 가지고 새로운 미래를 가꾸어 갈 학생들을 위해 영산성지고는 항상 문을 활짝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 영산성지고등학교 

[2021년 8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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