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윤관명] 집단사고(Groupthink)는 1970년대 초 심리학자 어빙 재니스(Irving Janis)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집단사고는 응집력이 강한 집단에서 의견 일치를 지나치게 추구하면서 구성원의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생각과 의견이 수용되지 않는 집단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집단사고로 진행되는 의사결정은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지 않고 객관적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바보 같은 결정을 하게 된다.

집단사고의 예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이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파와 콜롬비아호 폭발 사고다. 1986년 1월28일 미국 NASA가 한차례 발사 연기를 했던 챌린저호는 발사 후 73초 만에 폭발해 7명의 우주인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원인은 고무 재질의 고체연료 로켓 오링이 추운 날씨에 탄성을 잃어 압력이 새어 나오면서 폭발한 것이다. 당시 오링 기술자는 불량 가능성을 인지하고, 발사 일정 조정을 요청했으나 고위 관리자들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발사를 허가했다. 전문가들은 28일 날씨가 너무 추워서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NASA는 더 미룰 수 없다며 진행했다. 결국 시간의 압박으로 비판적 의견을 무시하고 내린 결정, 즉 집단사고는 대참사를 불러 일으켰다. 이런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리더와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기 어렵고, 오히려 비합리적인 리더의 의견에 적극 옹호하는 행동을 보인다. 2003년 2월1일, 지구로 귀환하던 콜롬비아호가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폭발했다. 원인은 발사 당시 파편 충돌로 인해 왼쪽 날개에 생긴 작은 구멍이었다. 당시 엔지니어 중의 한 명이 작은 구멍이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NASA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의 주장은 관리자들에 의해 무시됐다. 참사의 진정한 원인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직되고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은 집단사고인 것이다. 

집단사고에는 두 가지 다른 원인이 있다. 하나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침묵이다.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불평분자로 보이지 않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둘은 앞의 원인과 반대되는데 스스로 어리석다고 생각해 상사와 동료의 의견을 지나치게 존중하는 것이다. 

집단주의가 극단적으로 흐를 때, 의사결정시 의견 일치를 유도하는 경향이 지나쳐 비판적 생각을 할 수 없는 상태가 집단사고다. 어빙 제니스는 “집단사고는 정신적 효율성, 현실검증, 도덕적 판단의 약화로 이어진다”고 했다. 결국 대표자의 결정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비합리적 결정도 집단의 이름으로 정당화 시키는 것이다. 건강한 조직은 개인의 자유로운 생각과 적극적인 표현을 장려해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혹은 대중의 지혜(The wisdom of crowds)를 발휘하게 한다. 
 

어빙 재니스의 집단사고 증상 8가지
1. 잘못불가의 환상 - 자신의 집단이 절대로 잘못될리 없다는 생각
2. 합리화의 환상 - 내외부의 경고를 무시하기 위해 자신들의 주장을 집단적으로 합리화하는 현상
3. 도덕성의 환상 -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보는 현상
4. 적에 대한 상동적인 태도 - 반대 집단에 대해 부정적 편견을 갖는 태도
5. 동조압력 - 집단과 다른 견해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고 매도하는 태도
6. 자기검열 - 아무도 시키지 않지만 집단이 싫어할까봐 알아서 자체 검열함
7. 만장일치의 착각 - 반대 의견이 있어도 모두가 동의했다는 착각하고 침묵함
8. 집단 초병 - 방어기재로 외부의 반대 정보를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태도

[2021년 8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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