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라 해운대교당은 8일 일요정례법회를 대면과 비대면(밴드라이브)으로 동시에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라 해운대교당은 8일 일요정례법회를 대면과 비대면(밴드라이브)으로 동시에 진행했다.

푸르른 바다와 드넓은 백사장 그리고 초고층 빌딩, 최근에 조성된 해리단길까지 해운대 곳곳이 명소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해리단길 초입 하얀색 돋보이는 건물 한 동이 기자를 반긴다. 해운대에서도 비교적 낮은 건물들이 있는 곳, 그 중 우뚝 솟은 일원상을 품은 해운대교당(김경은·류갑재 교무)이 오가는 이들에게 원불교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삶을 행복으로 채워준 행복대학
원기101년 교단의 정책교당으로 선정된 해운대교당, 제10대 주임교무로 김경은 교무가 부임했다. 발령 후 김 교무는 전임교무의 바통을 이어받아 기존의 교화와 아울러 노인교화, 청소년교화, 지역사회 교화 등을 녹여내며 교도들과 함께 새로운 교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그중 하나, 원기104년 3월 2년여를 준비한 행복대학을 개강하며 노인교화, 가족교화의 지평을 열었다. 김 교무는 “대구 근무 당시 행복대학을 진행한 경험을 살려 해운대에서도 열게 됐습니다. 전국 각 교당에 행복대학이 생겨 대 사회교화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이곳에 발령받으며 교도님들께 이 같은 취지를 이야기했고 전임회장단과 교도님들이 적극 힘을 실어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라며 행복대학의 취지를 설명했다. 행복대학 개설 첫해 78명이 등록했고 강의마다 45명 정도가 꾸준히 참석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대부분이 원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었기에 직간접의 교화 터전이 됐고, 교도들이 직접 강사로 활약하며 활동의 터전이 됐다.

탄력을 받을 즈음엔 ‘감로교화재단 교화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교무와 교도들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을 잇지 못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올해 9월 개강을 예정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행복대학을 기다리는 수강생들도 섭섭한 마음이 한가득하다. 교도들은 마스크, 구충제, 에티켓 수건, 사탕, 커피 등으로 정성 어린 키트를 마련해 수강생들에게 우편으로 전달하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김 교무는 “앞으로도 사업을 지속해 수강생들이 아름답고 품격있는 노후를 보내고, 자녀들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될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궁극적으로 가족교화와 웰다잉(Well-Dying)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라며 다시 열리는 그날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과정을 챙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라 김경은 교무는 8일 일요정례법회를 대면과 비대면으로 동시에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라 김경은 교무는 8일 일요정례법회를 대면과 비대면으로 동시에 진행했다.
원기104년 3월 2년여를 준비한 행복대학이 개강하며 노인교화, 가족교화의 지평을 열었다.
원기104년 3월 2년여를 준비한 행복대학이 개강하며 노인교화, 가족교화의 지평을 열었다.

해운대구 착한임대인 1호
해운대교당은 팬데믹의 위기도 기회로 만들며 지역사회 교화의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바로 해운대구의 착한 임대인 1호가 돼 원불교의 명성을 지역사회에 떨친 것이다. 교당 옆, 2층 규모의 교당 부속건물 한 채에 3곳의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 팬데믹으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았을 때, 이곳 역시 난관에 부딪혔다. 해운대교당은 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남 먼저 고민했고 그 결과 임차인들에게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다. 

지법해 교도회장은 “교무님의 발의로 회장단에서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죠. 종교인으로서 나누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이 일이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치며 크게 주목받는 계기가 됐습니다”라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해 3월엔 임대료 전체를 받지 않았고 4월엔 50%를 감면했다. 올해도 임대료 차감을 지속하고 있다. 이 일은 지역발전협의회를 통해 구청에 알려졌고 구청장이 직접 교당을 찾아 해운대교당을 해운대구의 ‘착한 임대인 1호’로 지정했다. 또한 ‘해운대구 40주년 고마운 40인’에 교당을 대표해 김 교무를 선정하는 등 해운대교당의 선한 영향력은 지역사회에 큰 보감이 됐다.
 

어린이교도들이 올해 부임한 류갑재 교무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있다.
어린이교도들이 올해 부임한 류갑재 교무를 반갑게 맞이해주고 있다.
지난해 3월 해운대교당이 해운대구 착한 임대인 1호로 지정되며 지역사회에 선한 영양력을 주며 크게 주목받았다.
지난해 3월 해운대교당이 해운대구 착한 임대인 1호로 지정되며 지역사회에 선한 영양력을 주며 크게 주목받았다.

지역사회를 위한 봉공활동
또 하나, 해운대교당의 봉공활동은 지역사회교화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정성연 교도 부회장은 “봉공회 활동을 지속하다 보니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나눔실천의 동기를 전했다. 그렇게 시작한 나눔은 1년에 각각 한 차례씩 김치와 보은장터에서 얻은 수익금 150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쾌척했다. 처음 30박스에서 시작한 김치나눔은 올해 팬데믹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양을 늘려 70박스를 나눴다. 또 처음 해운대교당에서 시작한 보은장터도 해마다 참여교당들이 늘어나며 더 많은 사람이 나눔 활동의 의미를 새길 수 있게 했다. 특히 대부분의 나눔 활동은 지자체와 연대해 진행함으로써 더 많은 이웃에게 유익을 줄 수 있게 했다. 이를 계기로 지자체와의 신뢰가 형성됐고 지자체의 지원 속에 행복대학 홍보, 특강, 취업준비생 지원사업 등의 사업도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해엔 구청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해운대교당의 미래교화 
해운대교당은 교단의 미래를 잇기 위해 미래세대 교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교무는 “우리 부교무님은 청소년들이 법회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기도문과 간식을 가지고 직접 집으로 갑니다”라며 정성 가득한 청소년교화 이야기의 물꼬를 텄다. 

올해 교당 청소년교화 담당자로 부임한 류갑재 교무. “제가 학생 때 교당에서 교무님, 친구들과 축구했던 생각이 났어요. 부임하자마자 교당잔디밭을 보니 옛 생각이 났고 축구 골대를 사서 아이들과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 따라 법회 출석 인원의 변동은 있으나 류 교무의 교화에 대한 열정과 정성에 법당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청소년교화는 교당에 국한되지 말고 지구, 교구 전체를 보아야 한다”는 김 교무의 가르침과 교도들의 물심양면 든든한 후원 속에 교구활동을 이으며 교구 청년분과장도 맡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의 대학생교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류 교무가 담당하고 있는 부산대학교 원불교 교우회를 부산지역 대학생교화의 본부로 만들어 대학생교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 부산울산교구의 청소년교화자들과 협력해 학교 인성교육을 담당하며, 인기 있는 교과과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다가올 9월 25일에는 부산시, 해운대구와 연대해 50명의 대학생, 취업준비생 지원사업을 예정하며 지역 내 청년들에게 희망의 끈을 잇는 일도 진행 중이다.

김 교무도 발령 첫해부터 교도 및 교도자녀가 아이를 낳으면 ‘4살 때까지 옷을 사주겠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에 5년 동안 17명의 아기 부처님과 인연을 맺으며 미래를 위한 불공을 잇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회장단을 필두로 교도 자녀 부부초청 행사도 계획하며 젊은 세대 교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원기70년 12월 건축된 현재의 해운대교당 전경.
원기70년 12월 건축된 현재의 해운대교당 전경.
해마다 대각개교절을 기념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김치나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대각개교절을 기념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김치나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도들은 봉공활동으로 홀로 계신 노인교도들께 매주 반찬을 나누고 있다.
교도들은 봉공활동으로 홀로 계신 노인교도들께 매주 반찬을 나누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부산지역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 됐다. 하지만 해운대교당은 크게 요동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교당을 내왕하지 못하는 원로교도들을 위해 찾아가는 교화를 했고 ‘밴드 라이브 법회’와 ‘온라인 저녁정진방’을 개설해 꾸준히 신앙수행을 이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위기상황에서도 늘 한발 앞서 준비하고 실행한 결과 오히려 한 단계 발전을 이뤄냈다. 새로움과의 동행을 불편해하지 않고 새로움을 기회로 만들어 진급하는 해운대교당이다.

[2021년 8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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