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기자
류현진 기자

[원불교신문=류현진 기자] 공정한 선거를 위해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시판의 여론이 뜨겁다. 아쉽게도 이번에 치러지는 수위단원 선거는 기존 방식대로 후보자의 근무이력 정도만 제공된다고 한다. 담당자는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짧은 준비 기간 안에 큰 개선을 이뤄내는 데 무리가 따른다는 고충을 밝혔다. 선거제도에 대한 연마가 지금부터 계속 이어져 3년 뒤에는 반드시 혁신된 선거가 이뤄지길 바란다.

후보자 검증 방안에 대한 기자의 생각을 정리해 봤다. 수위단회는 교리의 최종 해석, 교서 편정, 교헌 교규의 제정 및 개폐, 중요 정책, 중요인사 등을 의결하는 교단 최고 결의기관이다. 또한 정수위단은 최상위 교화단으로 교화단을 지도 관리하는 책임이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종 후보가 된 이들에 대해서만큼은 수위단원에게 주어지는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특히 후보자들이 교단의 주요 이슈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졌는지 알 필요가 있다. 공통 질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온라인으로 공개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이를테면 교구자치제, 인사제도, 교역자 복지문제, 여성교무 결혼제도, 예비교무 교육 및 교역자 역량 강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교화, 청소년 교화, 해외교화, 교단의 소통 및 의사결정 문화, 자신의 주요 관심사와 집중하고 싶은 분야 등. 또한 주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교법적 해석을 묻는 것, 일원상 진리를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등 신앙 수행에 대한 질문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모 교무가 제안했듯 이에 대한 주요 내용을 인터뷰 영상으로도 담아 제공하면 더 좋겠다. 사진과 글로만 보는 것 보다, 영상을 통해서 보면 그 사람의 말투, 음색, 표정 등을 통해서도 그 사람이 읽히기 때문이다. 

수위단원 후보가 된 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요구일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며 추후 맡게 될 일에 대해 사전 학습한다는 배움의 자세로 임한다면,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또한 공개된 자료를 보며 후진들 역시 내가 만약 수위단원이 된다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답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해 보며 사전학습이 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주요 이슈들에 대한 다양한 후보들의 견해를 보고 들으며 우리 교단의 집단지성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히 수위단원 선거가 선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도, 투표자도 교단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고 학습하는 장으로 거듭나면 좋지 않을까. 

‘카더라’에 의존한 귀동냥 투표, 묻지마 이미지 투표는 근절되어야 한다. 각자가 소신 있는 판단에 의해 소중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안팎으로 공정하고 당당한 선거제도를 이룩해 가길 기대한다.

[2021년 8월 3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