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철렁. 가슴이 내려앉는다. 
24일 원불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수위단원 선거일정 긴급 조정 요청’에 대한 공지. ‘각단에서 추천한 5배수와 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된 5배수 명단이 같지 않음을 최종 확인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현 상태로는 선거를 진행할 수 없어 ‘수위단회에 선거일정 조정을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새전서 사태 이후 이런저런 내상에 어지간히 담금질 된 가슴 속인데, 더는 감당이 안 되는 충격이다. 후보추천 과정 관련 의혹에 대해 ‘감찰원에 감찰을 요청하겠다’는 뒷부분 활자는 제대로 읽히지 않는다. 

불과 일주일 전, 각단에서 추천한 5배수 명단 ‘그대로’ 후보추천위에 전달됐다는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공지한 선관위다. ‘각단에서 올라온 5배수 명단은 전산으로 자동 집계돼 다득표 5배수가 선정됐다. 보완을 유지하기 위해 선관위에서 후보추천위에 전달됐고, 전산상 집계된 명단과 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된 명단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 후보추천위에서는 전달받은 5배수에서 3배수를 선정했고, 현장에 선관위원이 투표와 개표과정에 참여했다. 공정선거를 위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는 자제해달라.’ 후보추천과정 및 후보자 명단 공개 요청에 관한 선관위의 답변이 여전히 머릿속에 생생하다. 

‘탈법과 불법행위는 경중을 따라 법에 의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는 선거지침 안내로 ‘사실관계’에 한 번 더 못을 박았던 선관위. 그런데 추석 연휴 단 며칠 사이 ‘사실관계’는 ‘잘못된 사실’로 바뀌었고, 선거를 5일 앞둔 시점에서 ‘혼란을 야기한 책임을 통감’하며 ‘무거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선관위의 그 ‘무거운’ 공지가 심하게 속을 울렁이게 한다. 

그리고 알게 된 문서 하나. ‘추천위원회의 테이블에 올라온 5배수 명단에 득표수가 일일이 다 적혀 있다. 그런데 명단 맨 앞에 적혀 있는 수위단 7명이 득표수가 없다.’ 소위 ‘득표수 없는 7인’에 대한 믿기지 않는 메시지가 담긴 글이다. 글의 내용이 맞다면 명백한 ‘부정선거’고, 거짓이라면 ‘교단의 기강을 흐리는’ 허위사실유포로 사회법으로 형법상 처벌이 가능한 범법행위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글의 출처를 파악하고 진위를 알기 위해 직접 통화를 했다. 선 정진의 깊은 수행력이 담긴 몇 권의 저서를 집필한 취재원과의 팩트 체크, 구체적인 증거와 글에 대한 책임 또한 확고했다. 

지면을 통해 정중하게 질문한다. ‘대중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자 각단에 의뢰한 선관위와 ‘법과 규칙을 준수해 공정하게 추천결과를 반영’했다는 후보추천위의 5배수 명단이 어떻게 다를 수 있나. 왜 다른가. 대종사 정법회상, 감찰원이 명확하게 답해야 한다.

[2021년 9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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